▲ 볼보는 수익성 위기 속에서 신형 모델 라인업 확대와 동시에 새 리더십 체제를 예고했다 ⓒ Wikimedia Commons
볼보자동차가 새 선장을 정했다. 2026년 9월 20일(현지시간), 볼보 이사회는 차기 회장 겸 CEO로 클라우스 젤머(Klaus Zellmer) 현 스코다(Škoda) 최고경영자를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짐 로완(Jim Rowan)의 뒤를 이어 2025년 4월 임시 복귀했던 하칸 사무엘손(Håkan Samuelsson)이 물러나고, 그 자리를 폭스바겐그룹 출신의 '수익성 전문가'가 채우는 모양새다.
1. 볼보 이사회가 내린 결정 — "조직을 바꿔본 경험이 있는 사람"
볼보자동차 이사회 의장 에릭 리(Eric Li, 리수푸의 아들)는 젤머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자동차 산업에 대한 전문 지식과 폭넓은 국제 리더십 경험, 변화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조직을 변혁시킨 이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브랜드(포르쉐)와 대중 브랜드(스코다)를 모두 경험한 이력이 볼보가 처한 이중의 과제 — 프리미엄 이미지 유지와 원가 경쟁력 확보 — 에 부합한다는 판단이다.
📍 취임까지는 시간이 남아있다
젤머의 취임 시점은 "늦어도 2027년 10월 1일까지"로 못박혔다. 스코다 측과의 계약 정리, 사무엘손과의 인수인계 절차 등을 고려한 일정으로 풀이된다. 75세의 사무엘손은 내년 봄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으며, 그 이후에는 상근직으로 일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2. 클라우스 젤머는 누구인가 — 포르쉐·폭스바겐·스코다를 거친 '변화 관리자'
젤머는 자동차 업계에서 30년 넘게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폭스바겐그룹 내에서 20년 이상 몸담으며 여러 브랜드의 마진 개선과 조직 재편을 주도해왔다.
| 시기 | 직책·이력 |
|---|---|
| 포르쉐 | 독일·북미 사업부에서 다수 요직 수행, 포르쉐 북미법인 CEO 역임 |
| 폭스바겐 승용차 부문 | 브랜드 경영진으로 재직, 판매·마케팅 조직 재편에 관여 |
| 스코다(2022년 7월~) | 이사회 의장 겸 CEO — 유럽 3위권 자동차 브랜드로 성장시키며 2026년 상반기 영업이익률 8.5% 달성 |
▲ 젤머는 스코다에서 검증한 원가 관리 노하우를 볼보의 전기차·하이브리드 라인업에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 Wikimedia Commons
폭스바겐그룹이 공개한 젤머의 상세 이력은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다. 폭스바겐 뉴스룸에서 확인하기
3. 왜 지금 '마진 전문가'인가 — 볼보의 수익성 위기
볼보의 2025년 영업이익률은 3.5%에 그쳤다. 회사가 스스로 제시해온 중장기 목표치(8% 이상)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여기에 올해 주가는 연초 대비 약 40% 하락했다.
✅ 볼보를 짓누른 세 가지 악재
· 중국 판매 급감 — 사무엘손이 직접 "중국 시장이 급격히 무너지고 있으며 약 30% 감소했다"고 언급할 정도로 타격이 컸음
· 전동화 전환 지연 — 2030년까지 전 라인업을 순수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던 목표를 이미 철회한 상태
· 구조조정 부담 — 180억 스웨덴 크로나(약 16억 유로) 규모 비용 절감 계획과 3,000명 인력 감축을 이미 단행했음에도 이익률 개선이 더딤
📍 사무엘손의 '두 번째 임기' 성적표
사무엘손은 2012년부터 2022년까지 볼보를 이끌며 지리(Geely) 인수 이후 브랜드를 재건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짐 로완 사임 이후 2025년 4월 구원투수로 복귀해 비용 구조 개선에 착수했지만, 중국 시장 붕괴라는 외부 변수와 겹치며 이익률 반등에는 실패했다. 그의 뒤를 이어 '체질 개선'이라는 같은 과제를 넘겨받는 것이 젤머다.
▲ 내연기관·하이브리드 세단 라인업의 수익성 방어도 신임 CEO의 과제로 꼽힌다 ⓒ Wikimedia Commons
4. 앞으로 볼보는 어떻게 바뀔까 — 하이브리드 강화, 지역별 전략
볼보는 이미 '전기차 올인' 전략에서 한발 물러선 상태다. 2030년 완전 전동화 목표를 접은 대신, 2030년까지 서방 시장에 7종, 중국 시장에 6종의 신차를 투입하는 지역 맞춤형 라인업 확대를 예고했다.
| 항목 | 내용 |
|---|---|
| 신차 계획 | 2030년까지 서방 7종·중국 6종, 총 13개 모델 전동화 라인업 확대 |
| 파워트레인 | 순수 전기차 전환 목표 철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마일드 하이브리드 비중 확대 |
| 전기차 목표 | 전기차·PHEV 합산 판매 비중을 현재 1.7%에서 2배 수준으로 확대 추진 |
| 공급망 | 모기업 지리(Geely)와의 부품·플랫폼 공유 확대로 원가 절감 도모 |
▲ 순수 전기차 전환이 늦춰지면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비중은 오히려 커질 전망이다 ⓒ Wikimedia Commons
5. 완성차 업계의 '폭스바겐 인재 영입' 흐름
젤머의 이동은 단순한 개인 이직을 넘어, 완성차 업계 전반의 인재 흐름을 보여준다. 원가 관리와 플랫폼 통합에 강점을 가진 폭스바겐그룹 출신 경영진이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다른 완성차 업체로 옮기는 사례가 최근 잇따르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는 지키되 원가 구조는 대중 브랜드 수준으로 끌어내려야 하는 볼보의 과제가, 정확히 스코다에서 젤머가 증명한 역량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볼보 신임 CEO 선임 소식의 원문은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다. Bloomberg 기사 바로가기
6. 요약
볼보자동차는 2026년 9월 20일, 스코다 CEO 클라우스 젤머를 차기 회장 겸 CEO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젤머는 포르쉐·폭스바겐·스코다를 거치며 30년 넘게 자동차 업계에 몸담았고, 특히 스코다에서는 원가 개선을 통해 2026년 상반기 영업이익률 8.5%를 이끌어낸 인물이다.
배경에는 볼보의 뚜렷한 수익성 위기가 있다. 2025년 영업이익률은 3.5%에 그쳤고, 중국 판매는 약 30% 급감했다. 짐 로완에 이어 구원투수로 복귀했던 하칸 사무엘손도 비용 절감(180억 크로나·3,000명 감축)에 나섰지만 반등에는 이르지 못했다.
젤머는 늦어도 2027년 10월 1일까지 취임할 예정이며, 볼보는 이미 2030년 완전 전기차 전환 목표를 철회하고 하이브리드 비중 확대, 지역별 맞춤 신차 전략, 지리(Geely)와의 공급망 협력 강화로 방향을 틀고 있다. 새 CEO의 최우선 과제는 결국 '이익률 회복'으로 요약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