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에 위치한 현대차 유럽 생산공장 전경, 넓은 부지에 흰색 공장 건물과 주차된 완성차들이 늘어서 있는 모습

▲ 현대차·기아는 유럽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물량을 앞세워 올해도 유럽 시장 공략을 이어가고 있다 ⓒ Wikimedia Commons

현대차·기아가 2026년 1~8월 유럽에서 합산 68만3,165대를 팔았다. 전년 동기(67만9,742대 안팎) 대비 0.5% 늘어난 수치로, 완성차 업계가 9월 22일 집계해 발표했다. 언뜻 보면 소폭 성장으로 선방한 모양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두 회사의 표정은 정반대다. 기아는 판매를 끌어올리며 웃었지만, 현대차는 두 자릿수 감소를 겪으며 울상을 지었다.

1. 합산 68만3,165대 — 숫자만 보면 선방

현대차·기아의 올해 1~8월 유럽 누적 판매는 68만3,165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한 수치로, 유럽 완성차 시장 전반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서도 두 회사 합산으로는 플러스 성장을 지켜냈다.

현대차·기아 유럽 판매 실적 (2026년 1~8월 누적)
구분판매량전년 동기 대비
현대차·기아 합산68만3,165대+0.5%
현대차25만1,420대-10.8%
기아43만1,745대+8.5%

주목할 부분은 기아가 현대차보다 많이 팔았다는 점이다. 형제 브랜드이지만 유럽 시장에서는 이미 기아가 현대차를 앞지른 지 오래고, 그 격차는 올해 들어 더 벌어지는 모양새다.

2. 기아, 나 홀로 질주 — 전기차가 견인

기아의 상승세를 이끈 것은 전기차였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보도에 따르면 기아의 유럽 전기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6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EV3, EV6, 니로 EV 등 라인업이 다양해진 데다, 유럽 현지 소비자 사이에서 기아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와 신뢰도가 꾸준히 오른 결과로 풀이된다.

슬로바키아 질리나에 위치한 기아 유럽 생산공장 건물 외벽에 KIA MOTORS 로고가 크게 적혀 있고 앞마당에 완성차들이 주차된 모습

▲ 기아는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에서 유럽 판매 물량 상당수를 현지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 Wikimedia Commons

📍 스포티지가 효자 노릇

기아의 성장을 뒷받침한 핵심 모델은 단연 스포티지다. 올해 현대차·기아가 유럽에서 판매한 전 차종 가운데 판매량 1위를 기록했고, 독일 유력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 모토 운트 슈포트(Auto Motor und Sport)가 실시한 준중형 SUV 비교 평가에서도 종합 1위에 올랐다. 현재 추세라면 연말까지 9만 대 이상 판매가 예상된다.

3. 현대차는 왜 뒷걸음질쳤나 — 두 자릿수 감소

현대차는 25만1,420대로 전년 동기(28만1,860대)보다 10.8% 줄었다. 유럽 승용 시장 전체가 정체된 가운데 현대차만 유독 부진한 흐름을 보인 셈이다.

현대차 투싼 신형 모델이 콘크리트 벽 앞에 정면 45도 각도로 주차되어 있는 모습, 라디에이터 그릴 상단에 TUCSON 레터링이 보인다

▲ 투싼은 올해 현대차·기아 유럽 판매 차종 중 2위를 기록하며 현대차 부진을 그나마 방어했다 ⓒ 현대자동차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런 흐름 속에서도 친환경차 비중을 끌어올리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이브리드·플러그인하이브리드·전기차를 합친 친환경차 비중은 55.6%로 전년 동기(47.3%)보다 8.3%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전기차 판매 자체는 5만2,901대로 오히려 1.8% 줄어, 친환경차 비중 확대가 하이브리드·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종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대차는 이달 소형 전기 SUV 아이오닉3를 새로 투입하며 전기차 라인업 반등을 노리고 있다.

📍 투싼·코나가 그나마 버팀목

현대차 라인업 중에서는 투싼이 전체 판매 차종 순위에서 2위(6만9,747대)를 기록하며 전체 실적을 지탱했고, 코나 역시 하이브리드·전기차 비중이 높은 모델로 판매를 뒷받침했다. 다만 전체 판매 감소분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4. 유럽 완성차 순위 5위 — 폭스바겐·PSA·르노·GM 다음

8월 한 달 기준으로는 현대차·기아의 유럽 시장 점유율이 역대 최대인 6.6%를 기록했다. 완성차 그룹별 순위로는 폭스바겐그룹(점유율 28.2%), PSA(푸조·시트로엥, 11.3%), 르노(8.5%), GM(7.4%)에 이어 5위에 이름을 올렸다.

2026년 8월 유럽 완성차 그룹별 시장 점유율 순위
순위그룹점유율
1위폭스바겐그룹28.2%
2위PSA(푸조·시트로엥)11.3%
3위르노그룹8.5%
4위GM7.4%
5위현대차·기아6.6%

현대차·기아 유럽 판매 관련 상세 통계는 아래 기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데일리 기사 바로가기

5. 전기차 판매 35.1% 급증 — 유럽 전동화 대응 성과

양사 합산 전기차 판매는 15만1,503대로 전년 동기 대비 35.1% 증가했다. 상반기(1~6월) 기준 두 회사의 유럽 전기차 판매가 13만1,032대로 41.8% 늘었던 흐름이 하반기 들어서도 이어진 셈이다.

✅ 유럽 전동화 대응 현황 요약

· 친환경차(HEV+PHEV+EV) 비중: 55.6% — 전년 동기 47.3%에서 대폭 상승
· 전기차 판매: 15만1,503대, +35.1%
· 기아 전기차 판매: 전년 동기 대비 +69%로 급증세 주도
· 현대차 전기차 판매: 5만2,901대, -1.8%로 오히려 감소
· 유럽 배기가스 규제 강화 속에서 전동화 라인업 확대가 두 회사 실적 방어의 핵심 변수로 작용 중

기아 스포티지 신형 모델이 도로변에 측면으로 주차되어 있는 모습, 뒤로 철제 펜스와 나무가 늘어서 있다

▲ 스포티지는 올해 현대차·기아 유럽 판매 차종 중 1위를 기록하며 기아 실적을 견인했다 ⓒ Wikimedia Commons

6. 남은 하반기, 두 회사의 과제는 다르다

기아는 상승세를 연말까지 이어가는 것이 관건이다. 스포티지·EV3 등 주력 모델의 인기가 꺾이지 않는 한 8.5% 증가세를 유지하거나 더 끌어올릴 여지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현대차는 반등의 실마리를 찾아야 하는 처지다. 소형 전기차 확대, 코나·투싼의 친환경 라인업 강화 등으로 하락세를 방어하고 있지만, 10.8%라는 감소 폭을 4분기 안에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가 남은 과제로 꼽힌다.

7. 요약

현대차·기아는 2026년 1~8월 유럽에서 합산 68만3,165대를 팔아 전년 동기 대비 0.5% 늘었다. 하지만 이는 기아의 +8.5% 성장이 현대차의 -10.8% 감소를 상쇄한 결과로, 두 회사의 유럽 시장 성적표는 정반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차종별로는 기아 스포티지가 1위, 현대차 투싼이 2위를 차지하며 SUV가 판매를 견인했고, 전기차 판매는 35.1% 급증해 친환경차 비중이 55.6%까지 올라섰다. 8월 기준 현대차·기아의 유럽 점유율은 6.6%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완성차 그룹 순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두 회사가 앞으로 유럽에서 지금의 순위를 지키거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기아의 성장세 지속 여부와 현대차의 반등 속도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