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커의 중형 전기 SUV 지커 7X 전면 및 측면 외관

▲ 지커코리아가 국내 출시한 중형 전기 SUV 지커 7X. 5000만원대부터 시작하는 가격으로 벤츠 GLC, BMW iX3가 맞붙는 프리미엄 전기 SUV 시장에 뛰어들었다 ⓒ Zeekr

벤츠 일렉트릭 GLC와 BMW iX3가 9000만원대, 8000만원대 가격표를 놓고 프리미엄 전기 SUV 시장에서 맞붙는 사이, 중국 브랜드 지커가 5000만원대 가격으로 이 싸움에 끼어들었다. 지피코리아 보도에 따르면 지커코리아는 중형 전기 SUV 지커 7X를 국내에 출시하며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대비 크게 낮은 가격을 무기로 내세웠다.

1. 5000만원대 vs 8000만~9000만원대, 벌어진 가격표

지커 7X는 프로 5,299만원, 맥스 5,999만원, 울트라 6,999만원 세 트림으로 국내 출시됐다. 같은 체급의 경쟁 모델로 꼽히는 벤츠 일렉트릭 GLC는 300 4MATIC AMG 라인이 9,000만원, 상위 트림인 AMG 라인+가 9,480만원이다. BMW iX3는 SE 트림이 7,990만원, M 스포츠가 8,690만~8,710만원, 최상위 M 스포츠 프로가 9,190만원으로 책정됐다.

단순 비교하면 지커 7X 최상위 트림인 울트라(6,999만원)조차 BMW iX3 최하위 트림(7,990만원)보다 990만원 저렴하고, 벤츠 GLC 최하위 트림(9,000만원)과는 2,00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지커 7X의 진입 트림인 프로(5,299만원)를 기준으로 삼으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지커 7X 측면 외관, 전기 SUV 특유의 매끈한 루프라인과 도어 라인이 보인다

▲ 지커 7X 측면. 프로·맥스·울트라 세 트림 모두 5000만~6000만원대에 형성돼 있다 ⓒ Zeekr

2. 출력·주행거리·충전 속도 — 스펙으로 본 3파전

가격만 낮은 것은 아니다. 지피코리아 보도를 종합하면 세 모델은 출력과 배터리 시스템에서도 저마다 강점을 내세운다. 벤츠 일렉트릭 GLC는 310kW(421마력)의 출력에 WLTP 기준 최대 616km 주행거리, 10~80% 완속충전 약 22분을 제시한다. BMW iX3는 469마력·최대토크 65.8kg·m의 출력에 환경부 기준 상온 653km, 저온 606km의 주행거리, 10~80% 충전 약 21분을 갖췄다.

지커 7X는 트림별로 성격이 갈린다. 진입 트림 프로는 상온 375km·저온 315km, 중간 트림 맥스는 상온 483km·저온 411km의 주행거리를 낸다. 최상위 울트라는 듀얼모터 사륜구동 구성으로 최고출력 475kW(646마력)를 내면서도 상온 440km·저온 356km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벤츠·BMW보다 최대 주행거리 수치는 낮지만, 출력만 놓고 보면 울트라 트림이 두 경쟁 모델을 모두 웃돈다.

프리미엄 전기 SUV 3파전 — 가격·스펙 비교 (지피코리아 보도 기준)
모델가격(트림별)출력주행거리급속충전(10→80%)
지커 7X5,299만~6,999만원최고 475kW(646마력, 울트라)상온 375~483km프로 13분·맥스·울트라 16분
BMW iX37,990만~9,190만원469마력, 65.8kg·m상온 653km(환경부)약 21분
벤츠 일렉트릭 GLC9,000만~9,480만원310kW(421마력)최대 616km(WLTP)약 22분

세 모델 모두 800V 전기 시스템을 공통으로 탑재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800V 시스템은 급속충전 시간을 줄이는 핵심 기술로, 그동안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왔다. 지커 7X는 800V 시스템을 바탕으로 10~80% 급속충전에 프로 트림 최단 13분, 맥스·울트라 트림 16분이 걸리는 것으로 파악돼, 22분·21분이 걸리는 벤츠·BMW보다도 오히려 충전 속도가 빠르다. 지커가 절반 수준 가격대에 같은 시스템을 들고 나오면서, 가격 대비 스펙 경쟁 구도가 한층 뚜렷해졌다.

지커 전용 초급속 충전기 유닛 클로즈업, 800V 시스템을 지원하는 충전 설비

▲ 지커 7X는 800V 시스템을 바탕으로 프로 트림 기준 10~80% 급속충전에 13분이 걸린다 ⓒ Zeekr

3. 지커코리아의 국내 진입 전략

지커 국내 전시장 내부, 전시된 차량과 매장 인테리어가 보인다

▲ 지커코리아는 지난 6월 5일 지커 7X를 국내 출시하며 본격적인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섰다 ⓒ Zeekr

지커코리아는 지난 6월 5일 지커 7X를 국내에 출시했으며, 10월부터 순차 납입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피코리아에 따르면 사전예약 대수는 1,500대를 이미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출시 시점과 실제 인도 시점 사이 약 4개월의 간격을 두고, 초기 관심을 사전예약으로 흡수한 뒤 물량을 순차 공급하는 방식이다.

✅ 지커 7X 국내 출시 타임라인

· 6월 5일: 지커코리아, 지커 7X 국내 출시·사전예약 시작
· 약 1개월 후: 사전예약 1,000대 돌파
· 9월 7일 기준: 사전예약 1,500대 이상 확보
· 10월: 순차 납입(고객 인도) 시작 예정

사전예약 추이를 트림별로 보면 중간 트림인 맥스(RWD)가 59%로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였고, 최상위 트림 울트라(AWD)가 35%, 진입 트림 프로(RWD)가 6%로 뒤를 이었다. 소비자 대다수가 가격과 주행거리의 균형점인 맥스 트림에 몰린 셈이다. 지커코리아는 10월 순차 납입에 앞서 사전예약 고객을 대상으로 전국 전시장에서 프라이빗 프리뷰·시승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실구매 전환율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다만 전기차 국고보조금 지원 대상에서는 빠져 있어, 연내 전국 14개 판매거점과 11개 서비스센터 확충으로 사후관리 공백 우려를 얼마나 해소하느냐가 예약을 실제 계약으로 이어가는 관건으로 꼽힌다.

4. 관건은 '가격'이 아니라 '중국 브랜드 인지도'

BMW iX3 전면 외관

▲ BMW iX3. 지커 7X 최상위 트림보다 최하위 트림 가격이 990만원 더 비싸다 ⓒ BMW

업계 관계자는 지피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지커 7X는 독일차보다 크게 낮은 가격에 800V 시스템을 갖춘 만큼 국내 소비자의 중국 전기차 브랜드 인정도가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스펙과 가격 경쟁력만 놓고 보면 지커 7X가 벤츠·BMW를 상대로 뚜렷한 우위를 점하지만, 실제 구매로 이어지려면 중국산 완성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심리적 장벽을 넘어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 왜 '가격'만으로는 설명이 안 될까

프리미엄 전기 SUV 시장에서 벤츠·BMW는 브랜드 신뢰도와 서비스망, 중고차 잔존가치 같은 가격 외적 요소로도 경쟁력을 유지해왔다. 지커가 스펙과 가격에서 앞선다고 해도, 이런 비가격적 요소를 얼마나 빠르게 따라잡느냐가 국내 정착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BMW iX3 측면 외관, 프리미엄 전기 SUV의 매끈한 실루엣이 보인다

▲ BMW iX3 측면. 사전예약 개시 3일 만에 2,000대를 돌파하며 독일 브랜드 특유의 인지도를 재확인했다 ⓒ BMW

벤츠 일렉트릭 GLC 외관

▲ 벤츠 일렉트릭 GLC. 300 4MATIC AMG 라인 기준 9,000만원으로 세 모델 중 가장 비싸다 ⓒ Mercedes-Benz

5. 요약

벤츠 일렉트릭 GLC(9,000만~9,480만원)와 BMW iX3(7,990만~9,190만원)가 격돌하는 프리미엄 전기 SUV 시장에, 중국 지커가 지커 7X(5,299만~6,999만원)로 뛰어들었다. 세 모델 모두 800V 시스템을 공통 탑재했으며, 지커 울트라 트림은 646마력으로 두 경쟁 모델의 출력을 웃돈다.

지커코리아는 6월 5일 국내 출시 이후 9월 7일 기준 사전예약 1,500대 이상을 확보했고(맥스 59%·울트라 35%·프로 6%), 10월부터 순차 납입에 들어간다. 업계는 스펙과 가격보다 국내 소비자의 중국 전기차 브랜드 인정도, 그리고 연내 14개 판매거점·11개 서비스센터로 계획된 사후서비스망 확충 속도가 실제 판매를 가를 변수라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