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울산공장. 관세가 오르면 표적이 아닌 쪽이 더 크게 맞는 구조다
포드가 한국에서 만들어 미국으로 가는 자동차에 관세를 더 물려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표적은 분명합니다. GM입니다. GM은 부평·창원 공장에서 트랙스와 트레일블레이저를 만들어 미국에 팔고 있고, 포드는 그 가격 경쟁력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문제는 관세가 브랜드를 가리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세율이 오르면 지난해 97만 대를 실어 보낸 현대차그룹이 같은 조건에 놓입니다.
1. 포드가 화난 이유
이 갈등의 뿌리는 원가입니다.
GM은 부평과 창원 공장에서 쉐보레 트랙스와 트레일블레이저를 만듭니다. 소형·준중형 크로스오버이고, 미국에서 2만 달러대에 팔리는 가격 경쟁력을 갖췄습니다.
포드는 이 가격대에 맞설 카드가 마땅치 않습니다. 포드의 주력은 미국에서 만드는 픽업트럭과 대형 SUV인데, 미국 내 생산 원가가 한국보다 높습니다.
그래서 포드의 논리는 이렇게 됩니다. "미국 회사가 한국에서 싸게 만들어 미국에 파는 구조는 바람직하지 않다."
표면적으로는 국내 생산과 고용을 지키자는 명분이지만, 실질은 경쟁사의 원가 우위를 관세로 지우려는 시도에 가깝습니다.
2. 숫자로 보면 진짜 표적이 누구인가
무역 규모를 놓고 보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 구분 | 대수 | 비중 |
|---|---|---|
| 전체 | 136만1,000대 | 한국 전체 수출의 49.8% |
| 현대차그룹 | 97만2,158대 | 약 71% |
| GM 한국 | 38만8,280대 | 약 29% |
| (반대 방향) 미국 → 한국 | 4만9,000대 | — |
포드가 겨냥한 GM은 38만 대입니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97만 대로 두 배 반이 넘습니다.
즉 관세가 오르면 GM보다 현대차그룹이 훨씬 크게 맞습니다. 포드가 의도했든 아니든 결과는 그렇게 됩니다.
한 가지 더 눈여겨볼 숫자가 있습니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온 차는 4만9,000대입니다. 약 28배의 불균형입니다. 이 격차 자체가 통상 압박의 근거로 반복해서 동원돼 왔습니다.
▲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GM이 한국에서 만들어 미국에 파는 주력 모델이다
3. 관세는 브랜드를 가리지 않는다
이 사안의 핵심은 여기입니다. 관세는 원산지에 붙지, 제조사에 붙지 않습니다.
"GM이 한국에서 만든 차에만 세금을 더 물린다"는 방식은 국제 통상 규범상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특정 기업을 지목한 차별 과세는 분쟁 대상이 됩니다.
따라서 실현된다면 형태는 하나뿐입니다. "한국산 자동차 전체에 대한 관세율 인상"입니다.
그 순간 현대차·기아·제네시스·GM 한국·르노코리아·KGM이 모두 같은 세율을 맞습니다.
포드의 요구가 GM만 겨냥할 수 없는 구조적 이유입니다.
4. 현대차그룹이 받는 실질 타격
2026년 상반기 현대차그룹의 한국발 대미 수출은 약 51만~52만 대로 추정됩니다.
관세가 오르면 선택지는 셋뿐이고, 어느 쪽도 좋지 않습니다.
⚖️ 관세 인상 시 선택지
- ①가격에 전가 — 미국 판매가를 올림. 판매량 감소로 이어짐
- ②마진 축소 — 가격을 유지하고 수익성을 깎음
- ③생산 이전 —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을 늘림. 국내 고용과 투자에 직접 영향
③번이 가장 우려되는 시나리오입니다. 이미 완성차 업계 전반에서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수출이 국내 생산과 고용에 직결되는 구조라, 세율 몇 %p가 공장 단위의 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한국의 자동차 수출은 최근 월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그 안에서도 지역별 편차가 컸습니다.
▲ 포드의 주력은 미국에서 만드는 픽업과 대형 SUV다. 원가 구조가 다르다
5. 이 요구가 실제로 관철될까
현재로서는 포드의 요구 단계이고, 정책으로 확정된 것이 아닙니다. 몇 가지 변수가 있습니다.
①GM의 반발. GM도 미국 기업입니다. 한국 공장은 GM 글로벌 생산망의 일부이고, 관세 인상은 GM 자신에게도 손해입니다. 미국 자동차 업계 내부에서 의견이 갈립니다.
②미국 소비자 가격. 트랙스와 트레일블레이저는 미국에서 몇 안 남은 저가 신차입니다. 관세로 값이 오르면 진입 가격대가 사라집니다. 이미 미국에서는 1만5,000달러 이하 중고차가 1년 새 20% 줄어드는 등 저가 차량 공급이 위축되고 있습니다.
③통상 협상 구도. 자동차 관세는 단독으로 결정되지 않고 전체 무역 협상의 일부로 다뤄집니다.
▲ 포드의 주력인 픽업은 미국에서 만든다. 원가 구조가 다르다
즉 이 요구가 그대로 반영될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다만 한국산 자동차가 협상 테이블의 항목으로 계속 오르내린다는 사실 자체는 확인된 셈입니다.
6. 정리
포드가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인상을 요구했습니다. 표적은 부평·창원에서 트랙스와 트레일블레이저를 만드는 GM입니다.
그런데 숫자를 보면 표적이 아닌 쪽이 더 크게 맞습니다. 2025년 대미 수출 136만1,000대 중 현대차그룹이 97만2,158대, GM 한국이 38만8,280대입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관세는 브랜드가 아니라 원산지에 붙기 때문입니다. 특정 기업만 겨냥한 차별 과세는 통상 규범상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아직 정책으로 확정된 사안은 아닙니다. GM 자신의 반발, 미국 내 저가 신차 공급 위축, 전체 통상 협상 구도가 변수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