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완성차 조립 라인 (자료사진). 7월 수출 대수는 늘었지만 대당 단가는 하락한 것으로 계산된다
7월 자동차 수출액이 62억 3,800만 달러(약 8조 8,517억 원)를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월 대비 7.0% 늘어난 수치로, 역대 7월 기준 최고 기록입니다. 헤드라인만 보면 명백한 호실적입니다. 그런데 같은 발표 안에 다른 숫자가 하나 더 있습니다. 1~7월 누적 수출액은 421억 6,2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0.04% 감소했습니다. 그리고 같은 기간 수출 대수는 3.8% 늘었습니다. 이 세 숫자를 나란히 놓으면 발표문에 적히지 않은 사실 하나가 드러납니다.
1. 7월 한 달 — 숫자 자체는 좋다
먼저 7월 실적부터 정리하면, 수출액 62억 3,800만 달러에 증가율 7.0%입니다. 견인차는 명확합니다. 친환경차 수출액이 25억 9,000만 달러로 25.5% 늘며 전체 수출의 41.5%를 차지했습니다. 자동차 수출 열 대 중 네 대 값어치가 친환경차에서 나온 셈입니다. 세부적으로는 하이브리드가 22.2%, 전기·수소차가 31.9% 늘었습니다.
지역별로는 북미가 32억 5,400만 달러로 18% 증가했고, EU는 8억 8,100만 달러로 23.5% 늘었습니다. 두 시장 모두 두 자릿수 성장입니다. 관세 이슈가 계속 거론되는 상황에서 북미 시장이 18% 성장했다는 점은 그 자체로 주목할 만한 결과입니다.
| 구분 | 금액 | 증감률 |
|---|---|---|
| 전체 수출 | 62억 3,800만 달러 | +7.0% |
| 친환경차 | 25억 9,000만 달러 | +25.5% |
| └ 하이브리드 | - | +22.2% |
| └ 전기·수소차 | - | +31.9% |
| 북미 | 32억 5,400만 달러 | +18.0% |
| EU | 8억 8,100만 달러 | +23.5% |
▲ 아이오닉 5. 전기·수소차 수출액은 7월에만 31.9% 늘었다
2. 계산해보면 나오는 것 — 대당 3.7% 하락
문제는 누적입니다. 1~7월 누적 수출액은 421억 6,2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0.04% 감소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수출 대수는 3.8% 증가했습니다. 여기서 간단한 산수를 해보겠습니다.
대당 평균 수출단가는 '금액 ÷ 대수'입니다. 금액이 0.04% 줄고 대수가 3.8% 늘었다면, 단가 변화율은 (1 − 0.0004) ÷ (1 + 0.038) − 1 = 약 −3.7%입니다. 즉 올해 우리나라가 수출한 자동차 한 대의 평균 가격이 작년보다 3.7% 정도 낮아졌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는 발표문에 직접 적힌 문장이 아니라 공개된 두 지표에서 도출한 값입니다. 대당 단가는 차종 구성비에 따라서도 달라지므로 이 수치 하나로 특정 원인을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수출이 잘 되고 있다"는 서술과 "돈은 그만큼 안 들어오고 있다"는 사실이 동시에 성립한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 항목 | 수치 |
|---|---|
| 누적 수출액 | 421억 6,200만 달러 |
| 금액 증감률 | -0.04% |
| 대수 증감률 | +3.8% |
| 대당 평균 단가 변화(계산) | 약 -3.7% |
3. 단가는 왜 떨어졌나 — 네 가지 가능성
대당 단가가 내려가는 경로는 크게 네 가지입니다. 어느 하나가 정답이라기보다, 이들이 섞여 작용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첫째, 관세 부담의 자체 흡수입니다. 수출입 통계의 금액은 통상 선적 시점의 신고 가격을 기준으로 잡힙니다. 현지에서 관세가 붙어 소비자가가 올라가더라도, 제조사가 판매를 유지하기 위해 현지 판매 법인에 넘기는 가격을 낮추면 수출 신고 금액이 내려갑니다. 판매 대수는 지키되 마진을 깎는 전형적인 방어 전략입니다.
둘째, 인센티브 확대입니다. 현지 재고가 늘어나면 판매 촉진을 위한 할인과 리스 프로그램 지원이 늘어납니다. 이 비용 상당 부분은 결국 제조사가 부담합니다.
셋째, 차종 구성 변화입니다. 고가 모델보다 중저가 모델이 더 많이 팔리면 대수는 늘어도 평균 단가는 내려갑니다. 다만 이번 7월 통계에서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은 친환경차 비중이 41.5%까지 올라간 점을 감안하면, 이 요인만으로 3.7% 하락을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넷째, 환율과 계약 통화 구조입니다. 달러 기준 통계이므로 유로화 등 비달러 결제 비중과 환율 변동이 수치에 반영됩니다.
▲ 북미 시장 주력 모델인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7월 북미 수출은 18% 늘었다
4. 친환경차 41.5%가 갖는 두 가지 의미
이번 통계에서 가장 견고한 숫자는 친환경차 비중 41.5%입니다. 이 수치는 두 방향으로 읽힙니다.
긍정적인 쪽은 수출 구조가 실제로 바뀌고 있다는 점입니다. 친환경차는 일반적으로 대당 단가가 높고 부가가치도 큽니다. 전기·수소차 31.9%, 하이브리드 22.2%라는 증가율은 국내 생산 기지가 전동화 전환에 대응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우려되는 쪽은 의존도입니다. 전체 수출의 40% 이상이 한 카테고리에 몰려 있다는 것은, 주요 시장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나 환경 규제가 바뀔 때 그 충격이 곧바로 전체 수출로 전달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북미와 EU가 각각 18%, 23.5% 성장한 지금은 순풍이지만, 이 두 시장의 정책 방향은 최근 몇 년간 예측 가능성이 높지 않았습니다.
▲ EU 수출은 8억 8,100만 달러로 23.5% 늘었다
5. 정리 — 두 개의 숫자를 함께 봐야 한다
정리하면, 7월 자동차 수출은 62억 3,800만 달러로 역대 7월 최고 기록을 세웠고 친환경차가 41.5%를 차지하며 성장을 이끌었습니다. 북미와 EU 모두 두 자릿수로 늘었습니다. 여기까지가 발표된 내용입니다.
동시에 1~7월 누적 금액은 사실상 제자리이고, 대수 증가분을 감안하면 대당 평균 단가는 약 3.7% 내려간 것으로 계산됩니다. 더 많이 팔고 덜 벌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것이 시장을 지키기 위한 의도된 선택인지, 아니면 가격 결정력이 약해진 결과인지는 하반기 통계와 각 사 영업이익률에서 드러날 것입니다. 8월 이후 월별 수출액과 대수를 함께 추적해야 이 흐름의 성격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