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U 자동차기술위원회가 테슬라 FSD의 EU 전역 확대 표결을 12월로 연기했다
1. 10월 6일 표결, 12월로 밀렸다
미국 매체 일렉트렉(Electrek)에 따르면 EU 자동차기술위원회(TCMV, Technical Committee Motor Vehicles)가 10월 6일로 예정했던 테슬라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ull Self-Driving, Supervised)' EU 전역 확대 표결을 미뤘다. 새로 유출된 회의 안건에는 표결 자체가 빠져 있고, 네덜란드의 EU 전역 확대 요청에 대한 "논의 계속(continuation of discussions)" 항목만 11시 45분부터 12시 10분까지, 점심시간 직전 25분짜리로 배정돼 있다. 다음 TCMV 회의는 12월로 예정돼 있으나 정확한 날짜는 아직 공식 일정에 잡히지 않았고, 실질적인 표결은 아무리 빨라도 12월 이후로 넘어가게 됐다.
TCMV는 EU 회원국 대표들로 구성돼 자동차 안전·환경 관련 기술 규정의 EU 전역 적용 여부를 심의하는 위원회다. 한 회원국이 승인한 자동차 관련 기술을 다른 회원국들도 인정하도록 할지 여부가 이 위원회의 표결로 결정되는데, 테슬라 FSD 건은 이미 올해 여러 차례 안건에 올랐다가 표결이 미뤄지길 반복하고 있다.
▲ 테슬라 모델 Y의 주행 보조 디스플레이. EU 차원의 FSD 확대 표결이 12월로 또 연기됐다 ⓒ Wikimedia Commons
2. 지금 유럽에서 FSD는 어디까지 쓸 수 있나
현재 EU에서 테슬라 FSD를 공식적으로 승인한 국가는 네덜란드 한 곳뿐이다. 여기에 덴마크·벨기에·에스토니아·리투아니아·슬로베니아·체코 등 6개국이 네덜란드의 승인을 상호 인정하는 방식으로 FSD 사용을 허용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이용 가능한 국가는 총 7개국이다. 이들 국가의 인구를 합치면 약 5,300만 명으로 EU 전체 인구의 약 12%에 해당한다. 일렉트렉은 이들 7개국에서 7만 명 이상의 고객이 FSD를 실제로 사용 중이라고 전했다.
반면 독일·이탈리아·스페인 등 EU 인구 대국들은 아직 네덜란드의 승인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TCMV에서 새로운 기술 기준을 EU 전역에 통과시키려면 27개 회원국 중 15개국 이상, 그리고 인구 기준 65% 이상이라는 이중 요건(가중다수결)을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데, 인구 대국인 독일·이탈리아·스페인(합쳐서 EU 인구의 약 58%)이 빠진 상태에서는 이 문턱을 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 구분 | 내용 |
|---|---|
| 최초 승인국 | 네덜란드 |
| 상호 인정국(6개국) | 덴마크, 벨기에,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슬로베니아, 체코 |
| 이용 가능 인구 | 약 5,300만 명(EU 전체의 약 12%) |
| 실사용 고객 | 7개국에서 7만 명 이상(일렉트렉 추정) |
| 표결 통과 요건 | 27개국 중 15개국 이상 + 인구 기준 65% 이상(가중다수결) |
| 미인정 주요국 |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
3. 왜 막히나 — 스웨덴의 속도제한 요구, 프랑스의 과속 논란
표결이 거듭 미뤄지는 핵심 이유는 회원국 간 이견이다. 일렉트렉에 따르면 스웨덴은 테슬라 FSD가 탑재한 속도 제한 완화(과속 허용) 기능을 없애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으며, 결빙 도로 위험과 운전자 주의력 저하 우려도 함께 제기하고 있다. 프랑스는 아예 시스템 자체에 반대하는 입장인데, 필리프 타바로 프랑스 교통장관이 도심 내 과속과 운전자 주의력 문제를 직접 거론하며 네덜란드의 승인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하는 실측 데이터도 나왔다. 브뤼셀 기반의 보행자·자전거 안전 비영리단체 요한나(Johanna.be)는 지난 7월 사흘간 약 400km를 주행하며 FSD의 저속 구간 준법 여부를 조사한 'FSD30' 테스트 결과를 공개했다. 그 결과 FSD는 시속 30km 제한구간의 55%에서 제한속도를 넘겨 평균 시속 44km로 주행했고, 원인으로는 차량 화면에 실제 30km 구간이 시속 50km 제한으로 잘못 표시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는 점이 지목됐다. 시속 20km로 제한된 주거지 공유도로에서도 42%의 구간에서 제한속도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표결이 미뤄지는 배경에는 단순한 절차 지연이 아니라, FSD가 저속 구간에서 제한속도를 지키지 못한다는 독립적인 실측 데이터에 대한 회원국들의 우려가 깔려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독일·이탈리아·스페인 등 대국들이 관망세를 유지하는 한, 15개국·65% 인구 요건을 동시에 채우는 표결 통과는 요원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 테슬라 모델 3. 저속 구간 55% 과속이라는 실측 결과가 프랑스의 반대 근거로 제시됐다 ⓒ Wikimedia Commons
▲ 테슬라 계기판의 속도 제한 표시 화면. 요한나(Johanna.be)의 테스트에서는 실제 30km/h 구간이 화면에 50km/h로 잘못 표시되는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 Wikimedia Commons
📍 참고로 알아두면 좋은 것
테슬라가 말하는 '완전자율주행(FSD)'은 명칭과 달리 완전 무인주행이 아니라 운전자가 항상 개입할 수 있어야 하는 '감독형(Supervised)' 주행 보조 기능이다. 한국에서도 국토교통부가 시스템 주도 차로변경 기능을 문제 삼아 감독형 FSD와 FSD V14 라이트에 자동차규칙 부적합 판정을 내린 바 있다.
▲ 테슬라 차량의 카메라 기반 센서. 스웨덴은 FSD의 속도 제한 완화 기능 제거를, 프랑스는 시스템 자체에 반대하고 있다 ⓒ Wikimedia Commons
4. 표결이 통과되면 무엇이 바뀌나
만약 TCMV 표결이 통과되면 네덜란드가 승인한 테슬라 FSD 사양이 EU 27개 회원국 전역에서 별도 재승인 절차 없이 통용될 수 있게 된다. 현재는 각 회원국이 네덜란드 승인을 개별적으로 인정해야만 FSD를 쓸 수 있는 구조라, 인정하지 않는 나라에서는 옵션을 구매해도 기능을 켤 수 없다. EU 전역 통용이 확정되면 독일·이탈리아·스페인을 포함한 5억 명 가까운 인구가 잠재적으로 FSD를 이용할 수 있는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반대로 이번처럼 표결이 계속 미뤄지면, 테슬라는 EU 27개국 중 7개국에서만 FSD를 판매·활성화할 수 있는 상태가 이어진다. 테슬라나 EU 집행위원회 차원의 공식 입장 발표는 없었지만, 일론 머스크 CEO는 이번 연기 소식이 전해지자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한숨(Sigh)"이라는 한 단어로 짧게 반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 독일은 아직 네덜란드의 FSD 승인을 인정하지 않은 주요 회원국 중 하나다 ⓒ Wikimedia Commons
5. 반복되는 연기, 다음 관전 포인트는 12월
이번 연기는 처음이 아니다. TCMV의 테슬라 FSD EU 전역 확대 안건은 올해 여러 차례 회의 테이블에 올랐지만 표결까지 이어지지 못했고, 이번에도 25분 분량의 "논의 계속" 항목으로만 안건에 남았다. 다음 TCMV 정례 회의가 12월로 예정된 만큼, 실제 표결이 이뤄지더라도 그 시점이 최소 12월 이후가 될 것이라는 게 일렉트렉의 분석이다.
회원국 간 입장차가 스웨덴의 속도 제한 기능 삭제 요구, 프랑스의 전면 반대, 독일·이탈리아·스페인의 관망으로 갈려 있는 데다, 12월 TCMV 회의의 정확한 날짜조차 아직 공식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 회의에서 곧바로 표결이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 유럽에서 FSD를 둘러싼 규제 공방은 당분간 더 이어질 전망이다.
▲ 테슬라 충전 인프라. FSD 표결이 12월로 밀리면서 EU 전역 확대는 최소 연말까지 기다려야 한다 ⓒ Wikimedia Commons
✅ EU 테슬라 FSD 표결 연기, 이것만은 확인하세요
· 10월 6일(11:45~12:10) 예정이던 TCMV 표결이 취소되고 "논의 계속" 25분 안건으로만 남음
· 다음 TCMV 회의는 12월 예정이나 정확한 날짜는 미확정, 실제 표결은 그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
· 현재 FSD 이용 가능국은 네덜란드 포함 7개국, EU 인구의 약 12%
· 표결 통과에는 27개국 중 15개국 이상 + 인구 기준 65% 이상 동의 필요하나 독일·이탈리아·스페인 미인정
· 스웨덴은 속도제한 완화 기능 삭제·결빙 도로 위험을, 프랑스는 시스템 자체를 반대 — 요한나(Johanna.be)의 'FSD30' 테스트에서 저속구간 55% 과속이 확인됨
· 머스크는 연기 소식에 "한숨(Sigh)"이라는 한마디로 반응, 테슬라·EU 집행위 공식 입장은 없음
6. 정리
EU 자동차기술위원회(TCMV)가 테슬라 '감독형 FSD'의 EU 전역 확대 표결을 10월에서 12월 이후로 다시 미뤘다. 27개국 중 15개국 이상, 인구 기준 65% 이상 동의가 동시에 필요한 상황에서 독일·이탈리아·스페인은 아직 네덜란드의 승인을 인정하지 않고 있고, 스웨덴과 프랑스는 속도 제한 완화 기능과 과속 문제를 이유로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브뤼셀 비영리단체 요한나의 실측 테스트에서도 FSD가 저속 구간의 55%에서 제한속도를 넘긴 것으로 나타나 이런 우려에 힘을 실었다. 현재 FSD를 쓸 수 있는 인구는 EU 전체의 약 12%에 그친다. 다음 TCMV 회의는 12월로 예정돼 있지만 정확한 날짜는 미확정이며, 회원국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한 표결이 순조롭게 통과될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