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 제쿠 7의 전측면, 세로 슬랫이 촘촘한 큰 그릴이 보인다

▲ 제쿠 7(촬영자 표기 2024 Jaecoo J7) 전측면 ⓒ Calreyn88,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중국 SUV를 멀리서 보면 왜 자꾸 랜드로버처럼 보일까?" 미국 자동차 매체 디 오토피언(The Autopian)이 2026년 10월 20일 이 질문을 정면으로 던진 칼럼을 냈다. 이 글은 그 기사의 문제 제기를 출처로 밝히고, 거론된 모델과 한국에서 실제로 만날 수 있는 중국 브랜드 SUV를 연결해서 정리한다.

다만 "닮았다"는 어디까지나 매체와 소비자의 시각적 평가다. 어느 모델이 어느 차를 베꼈다고 단정할 근거는 이번 조사에서 확인하지 못했고, 법적 판단이 확인되는 사례는 따로 구분해서 적었다.

1. 디 오토피언은 무엇을 지적했나

매트 하디그리는 칼럼에서 체리 계열의 제쿠 7을 "올해 영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로 소개하면서 "Temu 레인지로버"라는 별명을 붙였다. 이 서술은 오토피언 기사 기준이다. SMMT(영국자동차공업협회)의 2026년 9월 등록 자료(잠정치)를 직접 확인해 보면 제쿠 7은 9월 한 달 1만 814대로 모델 순위 1위였고, 1~9월 누적은 3만 9,474대로 포드 퓨마(4만 2,926대)에 이어 2위였다.

따라서 "올해 가장 많이 팔린 차"라는 표현은 월별 1위가 있었다는 의미로 읽어야 하며, 연간 누적 1위는 아니다(3월 월간 1위, 1월 2위라는 제조사 계열 보도가 따로 있다).

기사는 이 차가 "레인지로버를 닮기는 했지만 직접 복제는 아니다"라고 쓰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약 3만 5,000파운드로 투싼 PHEV(약 4만 파운드)나 티구안 PHEV(약 4만 2,000파운드)보다 싸다는 점을 짚는다.

기사는 제쿠 7에서 멈추지 않고 여러 중국 SUV를 차례로 호출한다. 체리 계열 아이카 V25는 디펜더와 닮았다는 평이고, 편집자 주에는 오히려 FJ 크루저에 가깝다는 반론이 붙어 있다. 같은 차를 두고 평가가 갈린다는 점이 "닮음"이 주관적임을 보여 준다.

전시장에 놓인 랜드로버 디펜더 110 L663의 정면, 네모진 차체와 원형 헤드램프가 보인다

▲ 랜드로버 디펜더 110 현행형(L663) 전면. 직각에 가까운 차체와 둥근 램프, 낮게 놓인 범퍼 구성이 특징이다 ⓒ Tokumeigakarinoaoshima,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하발 H9은 오토피언이 "미쓰오카 보디킷을 단 디펜더" 같다고 썼고, ROX 01은 피닌파리나가 디자인했으며 디펜더와 레인지로버 요소를 섞으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적었다. BAW 212는 주로 지프 랭글러를 닮았다는 평가이고 앞모습에 이네오스·디펜더 느낌이 일부 있다고 했다. 이 문장들은 모두 기사의 서술이며, 제조사가 그런 의도를 밝힌 것은 아니다.

2. 거론된 모델 한눈에 보기

디 오토피언이 랜드로버와 엮은 중국 SUV(기사 서술 요약)
모델(제조사)기사의 평가비교 대상
제쿠 7(체리 계열)어느 정도 닮았지만 직접 복제는 아님, 훨씬 저렴레인지로버
아이카 V25(체리 계열)디펜더와 많이 닮음(편집자 주는 FJ 크루저)디펜더
하발 H9(GWM)튜닝 킷을 단 디펜더 같다는 비유디펜더
ROX 01디펜더·레인지로버 요소를 섞으려 했다고 전해짐(피닌파리나 디자인)디펜더·레인지로버
BAW 212주로 랭글러풍, 앞모습에 디펜더·이네오스 느낌지프 랭글러 등
오모다 4(체리 계열)닛산풍에 우루스풍 앞모습, JLR풍을 원치 않는 층 겨냥(랜드로버와 거리 둠)

표에서 같은 모델에 평가가 엇갈리는 것은 "닮음"에 정해진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아이카 V25처럼 디펜더와 FJ 크루저로 평이 갈리거나, 오모다 4처럼 오히려 랜드로버와 거리를 두려는 차도 같은 목록에 들어 있다.

흰색 아이카 V25의 전면, 각진 차체와 둥근 헤드램프가 보인다

▲ 아이카 V25 전측면(커먼즈 파일명 ICar V25). 오토피언이 디펜더와 닮았다고 한 모델이다. 편집자 주에서는 FJ 크루저에 가깝다는 반론도 나온다 ⓒ JustAnotherCarDesigner, Wikimedia Commons (CC0)

진녹색 5세대 레인지로버의 전측면, 매끈한 면과 가로로 긴 그릴이 보인다

▲ 5세대 레인지로버(L460) 전측면. 매끈한 면과 가는 그릴·램프 구성이 특징이다 ⓒ Ethan Llamas,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어두운색 레인지로버 스포츠 L461이 도로를 달리는 전면

▲ 레인지로버 스포츠(L461) 전면. 레인지로버 계열이 쓰는 가로로 긴 그릴과 슬림한 램프 구성이다(커먼즈 표기 2024-04 촬영) ⓒ Damian B Oh,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사진으로 보면 제쿠 7은 세로 슬랫 그릴과 박스형 실루엣을 쓰고, 레인지로버 L460은 면을 매끈하게 다듬은 쪽에 가깝다. 두 차가 같다고 느낄지 다르다고 느낄지는 독자의 몫이다. 이 글은 어느 한쪽을 단정하지 않는다.

3. 왜 비슷한 얼굴이 늘어났을까: 해석 3가지

오토피언은 "베꼈다"만 말하지 않고, 시장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흐름을 보여 준다. 아래는 기사의 맥락과 공개된 사진을 바탕으로 한 카프리즘의 해석이며 확정된 사실이 아니다.

  • 각진 오프로더 실루엣의 인기: 디펜더가 만든 각진 차체·원형 램프·스페어타이어 이미지가 SUV 감성의 기준점이 됐다는 해석
  • 프리미엄 SUV의 얼굴을 빌리는 전략: 가격이 낮은 브랜드가 고급 SUV의 비례와 그릴 형태를 빌려 인지도를 얻으려 한다는 해석
  • 체리와 JLR의 합작 관계: 체리는 JLR의 중국 파트너이며 두 회사는 합작 브랜드 프리랜더도 추진하고 있다. 이 관계가 디자인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프리랜더 합작의 구체적 계획은 프리랜더 부활 기사에서 따로 다뤘다.

랜드로버 디펜더 110 L663의 후면, 외장형 스페어타이어 커버와 세로로 긴 테일램프가 보인다

▲ 디펜더 110(L663) 후면. 스페어타이어 커버와 세로형 테일램프가 상징적이다 ⓒ Tokumeigakarinoaoshima,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황갈색 랜드로버 디펜더 90 L663의 전측면, 지붕 랙이 달려 있다

▲ 디펜더 90(L663) 전측면. 110보다 짧은 3도어 차체이며 직각에 가까운 실루엣은 같다(커먼즈 파일명 Defender 90 L663) ⓒ Alexander-93,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4. 디펜더 쪽 사례: 박스형 중국 SUV들

오토피언이 디펜더·랭글러와 엮은 차들은 대체로 각진 차체에 둥근 램프를 단 모습이다. 아래 사진은 모두 위키미디어 커먼즈 실사진이며, 모델 표기는 각 캡션의 촬영자 표기에 따랐다.

검은색 하발 H9 2세대의 전측면, 각진 차체와 큰 그릴이 보인다

▲ 하발 H9 2세대 전측면. 각진 차체와 큰 그릴이 눈에 띈다 ⓒ JustAnotherCarDesigner, Wikimedia Commons (CC0)

흰색 아이카 V23의 전측면, 각진 박스형 차체와 둥근 램프가 보인다

▲ 아이카 V23 전측면. 오토피언이 거론한 V25와는 다른 모델이며, 같은 브랜드의 박스형 SUV다 ⓒ JustAnotherCarDesigner, Wikimedia Commons (CC0)

흰색 ROX 01의 전측면, 각진 차체와 수평 램프가 보인다

▲ ROX 01 전측면. 각진 차체에 가로형 램프 구성이다 ⓒ Ethan Llamas,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전시장의 회색 BAW 212 T01 전측면, 네모진 차체와 둥근 헤드램프가 보인다

▲ BAW 212 T01(IAA 2025 촬영) 전측면. 네모난 차체와 둥근 램프가 보인다 ⓒ Alexander Migl,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한 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 각진 박스형 SUV는 디펜더 이전에도 오래 존재한 형식이어서, 둥근 램프와 직선 차체만으로 특정 브랜드의 디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어디까지가 고유 디자인이고 어디부터 혼동을 부르는지는 법적으로도 사례마다 따로 다퉈진다.

확인되는 선례는 2019년 3월 베이징 차오양구 법원이 랜드윈드(장링자동차) X7이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특징 5가지를 베꼈다고 보고 JLR의 손을 들어 준 판결이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법원은 소비자 혼동 가능성을 인정해 X7의 생산·판매·마케팅 중단과 보상을 명령했고, JLR은 2016년에 소송을 냈다. JLR은 판결이 소비자를 보호하는 법 집행의 신호라는 취지의 성명을 냈다고 전해졌다. 법원이 짚은 특징은 측면 차체 디자인, 창 윤곽, 앞뒤 램프 등 5가지이며, 보상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보도마다 중단 범위가 달라서(개선형 X7의 판매 지속 여부 등) 판결의 세부는 단정하지 않는다. 당시 보도는 아래에서 직접 읽어 볼 수 있다. Caixin 보도 바로가기 Autocar 보도 바로가기

이번 기사 모델과의 관계
이 판결은 랜드윈드 X7 한 건이다. 제쿠 7·아이카·하발 등 이번에 거론된 모델에 대해 랜드로버가 소송을 냈다거나 법원이 판단했다는 보도는 찾지 못했다. 체리는 JLR의 중국 합작 파트너라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둘 만하다.

6. 한국에서 만나는 중국 SUV는 어떤가

한국에서 실제로 판매되는 중국 브랜드 SUV 중 BYD 씨라이언 7과 지커 7X는 사진상 랜드로버류 박스형과는 다른 곡면 중심의 얼굴이다. 씨라이언 7은 4,490만 원(기본)·4,690만 원(플러스)에 판매되는 모델(친환경차 세제 혜택 적용 후, 국고보조금 반영 전 가격)로 씨라이언7 플러스 기사에 트림별 사양을 정리해 두었다.

회색 BYD 씨라이언 7의 전측면, 낮고 날렵한 램프와 곡면 보닛이 보인다

▲ BYD 씨라이언 7 전측면. 곡면과 날렵한 램프 중심의 얼굴이다 ⓒ Ethan Llamas,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흰색 지커 7X의 전측면, 매끈한 면과 낮은 지붕선이 보인다

▲ 지커 7X 전측면. 매끈한 면과 낮은 지붕선 구성이다 ⓒ JustAnotherCarDesigner, Wikimedia Commons (CC0)

지커 7X의 국내 가격·사양은 지커 7X 가격·제원 기사에서 다뤘다. 이 두 모델은 오토피언이 거론한 목록에 없고, 위 서술은 공개 사진에서 본 인상일 뿐 디자인 평가의 근거는 아니다.

반대로 오토피언이 거론한 제쿠·오모다·아이카는 모두 체리 계열이다. 이 브랜드들의 한국 출시는 일부 보도에서 하반기 준비가 언급된 적이 있으나, 이번 조사에서 공식 발표를 확인하지 못했다. 그러므로 "한국에서 랜드로버 닮은 중국 SUV를 곧 살 수 있다"고 읽으면 안 된다.

한국 소비자가 확인할 수 있는 정도(2026-10-21 기준)
브랜드·모델한국 판매오토피언의 랜드로버 비교
BYD 씨라이언 7판매 중(4,490만 원부터)거론되지 않음
지커 7X2026년 6월 공개·사전예약, 프로 5,299만 원부터(맥스 5,999만 원, 울트라 6,999만 원)거론되지 않음
제쿠 7·오모다 4·아이카(체리 계열)공식 확인 못 함제쿠 7 등 거론
하발 H9·ROX 01·BAW 212공식 확인 못 함거론됨

이 표가 말하는 것은 한국 소비자가 오토피언 기사의 모델을 지금 고를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국내에서 확인되는 두 모델은 거론 목록 밖에 있고, 목록에 오른 모델은 국내 판매를 공식 확인하지 못했다.

7. 닮음 논란에서 확인하지 못한 것은 무엇인가

  • 제쿠 7의 영국 판매 순위 확정치: SMMT 9월 잠정치(월간 1위·누적 2위)는 확인했으나 확정치와 10월 이후 수치는 확인하지 못했다
  • 오모다 4 실사진: 위키미디어 커먼즈에서 찾지 못해 사진을 싣지 않았다
  • 이번 거론 모델에 대한 랜드로버의 소송: 찾지 못했다
  • 체리 계열·하발·ROX·BAW 모델의 한국 판매 계획: 공식 발표를 확인하지 못했다
  • "닮음"의 객관적 기준: 평가가 사람마다 갈려 수치로 말할 수 없다

원문은 아래에서 읽을 수 있다. 디 오토피언 원문 바로가기

카프리즘 시선

이 기사의 숫자와 서술을 모으면 "닮았다"는 논란과 "많이 팔린다"는 현실이 따로 움직인다. 제쿠 7은 SMMT 잠정치로 9월 한 달 1만 814대(모델 1위), 1~9월 3만 9,474대로 2위 포드 퓨마(4만 2,926대)와 3,452대 차이다(카프리즘 계산). 같은 디자인 논쟁 속에서도 가격(약 3만 5,000파운드, 투싼 PHEV 약 4만 파운드)이 낮다는 점이 판매 순위와 함께 언급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반대로 디자인 유사성은 오토피언의 서술일 뿐이다. 평가는 같은 차를 두고도 갈리고, 확인되는 법적 판단은 2019년 랜드윈드 X7 한 건이며 이번 거론 모델에 대한 소송은 찾지 못했다. 한국 구매자에게 남는 질문은 얼굴이 아니라 국내 판매 여부와 AS 조건인데, 체리 계열 모델은 국내 출시가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

8. 요약

디 오토피언(2026.10.20)은 제쿠 7·아이카 V25·하발 H9·ROX 01·BAW 212 등 중국 SUV가 레인지로버·디펜더 계열과 닮아 간다고 지적했다. 다만 "직접 복제는 아니다", "FJ 크루저에 가깝다"는 반론이 함께 실려 있어 평가가 갈리는 영역이다.

확인되는 법적 선례는 2019년 베이징 법원의 랜드윈드 X7 판결이며, 이번 거론 모델에 대한 소송은 찾지 못했다. 한국에서 판매되는 BYD 씨라이언 7과 지커 7X는 오토피언의 비교 목록에 없고, 체리 계열의 국내 출시는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