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59년 오리지널 이후 약 70년간 미니는 앞바퀴로 끄는 차였다
미니를 미니답게 만든 것은 크기가 아니라 배치였습니다.
1959년 오리지널 미니는 엔진을 가로로 눕히고 앞바퀴를 굴렸습니다. 이 구조 덕에 작은 차체에서 실내 공간을 최대로 뽑아냈고, 앞이 무거운 특유의 코너링 감각도 여기서 나왔습니다.
그 전제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차세대 전기 쿠퍼가 후륜구동으로 바뀔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1. 왜 이런 이야기가 나왔나
미니가 스스로 결정한 일이 아닙니다. 출발점은 모회사 BMW입니다.
BMW는 차세대 전기차용 'Gen6' 기술 기반 플랫폼을 준비했습니다. 신형 iX3를 비롯한 차세대 전기차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BMW는 이 플랫폼의 전륜구동 버전을 따로 만들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미니의 선택지가 좁아집니다.
- ① Gen6를 쓴다 → 후륜구동 기반을 받아들인다
- ② 전륜 전용 플랫폼을 따로 개발한다 → 미니 판매량만으로 개발비를 감당해야 한다
- ③ 다른 파트너의 플랫폼을 쓴다 → 중국 합작 등 별도 협업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플랫폼 개발비는 조 단위이고, 이를 나눠 부담할 차종이 많아야 성립합니다. BMW가 전륜 버전을 포기했다는 것은, 그만한 물량이 나오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 BMW가 Gen6의 전륜구동 버전을 만들지 않기로 하면서 미니의 선택지가 좁아졌다
2. 앞으로 끌 때와 뒤로 밀 때, 무엇이 달라지나
구동 방식은 차의 성격을 근본에서 정합니다.
| 항목 | 전륜구동 | 후륜구동 |
|---|---|---|
| 실내 공간 | 유리 — 뒤로 가는 축이 없다 | 불리 — 다만 전기차는 상황이 다르다 |
| 한계 거동 | 언더스티어 — 앞이 밀린다 | 오버스티어 — 뒤가 흐른다 |
| 가속 시 | 토크 스티어 발생 가능 | 뒤로 하중이 실려 유리 |
| 회전 반경 | 앞바퀴에 구동계가 몰려 제약 | 조향각을 더 크게 줄 수 있다 |
전기차에서는 계산이 조금 달라집니다. 프로펠러 샤프트를 쓰지 않고 뒤차축에 모터를 직접 붙이면, 후륜구동의 공간 손실이 크게 줄어듭니다.
오히려 얻는 것도 있습니다. 앞바퀴가 조향만 담당하게 되면 구동계 간섭이 사라져 조향각을 더 크게 줄 수 있습니다. 회전 반경이 짧아진다는 뜻이고, 도심에서 작은 차가 갖는 최대 장점과 맞물립니다.
잃는 것은 감각입니다. 미니 특유의 "고카트 필링"은 앞바퀴가 끌면서 만드는 반응에서 나왔습니다. 후륜구동으로 바뀌면 다른 방식으로 빠른 차가 됩니다. 나쁘다는 뜻은 아니지만, 같은 차는 아닙니다.
▲ 미니 특유의 고카트 필링은 앞바퀴가 끌면서 만드는 반응에서 나왔다
3. 2030년대라는 시점
당장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시점을 계산하면 이렇습니다.
- 현행 모델 — 2024년 출시
- 부분변경 — 최소 2년 이상 남았다
- 완전변경 — 부분변경 이후이므로 사실상 2030년대
즉 지금 미니를 사는 사람에게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습니다. 다만 브랜드의 방향을 읽는 자료로는 의미가 있습니다.
변수도 남아 있습니다. 자동차 업계에서 플랫폼 계획은 자주 바뀝니다. 전기차 수요가 예상보다 느리게 늘면 계획 자체가 재조정되기도 합니다. 출력과 제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미니는 최근 내연기관 라인업을 정리하는 중입니다. 국내에서도 150대 한정 에디션 같은 방식으로 내연기관 모델을 마무리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 미니는 내연기관 라인업을 한정판 형태로 정리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4. 브랜드가 정체성을 바꿀 때
비슷한 사례가 있습니다. 포르쉐 911은 공랭에서 수랭으로 넘어갈 때 큰 반발을 겪었습니다. 지금은 수랭이 당연한 것이 됐습니다.
다만 미니의 경우는 조금 다릅니다.
- 911의 변화 — 냉각 방식이라는 수단이 바뀌었다. 엔진 위치와 구동 방식은 유지됐다.
- 미니의 변화 — 구동 방식 자체가 바뀐다. 차의 거동을 정하는 근본 요소다.
미니가 이미 겪은 변화도 있습니다. BMW 인수 이후 차체가 계속 커졌고, 컨트리맨 같은 SUV가 라인업의 중심으로 올라왔습니다. "작다"는 정체성은 이미 상당 부분 희석됐습니다.
남은 것이 구동 방식과 조종 감각이었습니다. 이번 전망이 사실이 된다면, 미니는 이름과 디자인으로 정체성을 유지하는 브랜드가 됩니다.
▲ 컨트리맨 같은 SUV가 라인업 중심으로 올라오면서 "작다"는 정체성은 이미 희석됐다
5. 정리
차세대 미니 전기 쿠퍼가 후륜구동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BMW의 Gen6 플랫폼을 쓰게 되는데, BMW가 이 플랫폼의 전륜구동 버전을 따로 개발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것이 배경입니다.
시점은 2030년대로 전망됩니다. 현행 모델이 2024년 출시됐고 부분변경도 최소 2년 이상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이 된다면 1959년 오리지널 미니 이후 약 70년간 이어진 전륜구동 전통이 처음 끊깁니다. 다만 확정 발표가 아닌 전망이며, 출력과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