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5

▲ 기아 EV5 — 독일 아우토 모토 운트 슈포트 전기 SUV 비교평가에서 588점으로 종합 1위에 올랐다 ⓒ Ethan Llamas,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 모토 운트 슈포트(auto motor und sport)가 전기 SUV 네 대를 붙였습니다.

결과는 기아 EV5가 588점으로 1위, 테슬라 모델Y가 557점으로 2위였습니다.

31점 차이입니다. 그런데 총점보다 항목별 점수가 더 흥미롭습니다. 어디서 벌어졌는지가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1. 점수표부터 보자

네 대의 총점은 이렇게 갈렸습니다.

전기 SUV 비교평가 총점 (auto motor und sport)
순위모델총점
1기아 EV5588점
2테슬라 모델Y557점
3샤오펑 G6541점
4MG S6 EV528점

주목할 것은 이 비교가 유럽 시장에서 이뤄졌다는 점입니다. 모델Y는 유럽 전기 SUV 판매에서 오랫동안 기준점 역할을 해온 차입니다.

그 차를 독일 매체가 자국 시장 기준으로 평가했을 때 2위로 내려앉았다는 것이 이번 결과의 의미입니다.

샤오펑 G6와 MG S6 EV가 함께 들어갔다는 점도 시사적입니다. 유럽에서 전기 SUV 비교 대상이 이미 중국 브랜드까지 확장됐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2. 가장 크게 벌어진 두 항목 — 차체와 안전

7개 평가 영역 중 EV5가 앞선 것은 네 개입니다. 그중 격차가 가장 컸던 항목이 차체와 안전입니다.

차체는 EV5 100점, 모델Y 76점으로 24점 차입니다. 매체는 EV5에 대해 "높은 착좌 위치와 넓고 편안한 시트, 넉넉한 뒷좌석·적재 공간"을 평가 근거로 들었습니다.

이 대목은 두 차의 설계 방향 차이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모델Y는 공기저항을 우선한 쿠페형 실루엣이고, EV5는 박스형에 가까운 SUV 비율입니다. 공간 점수에서는 후자가 유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안전은 EV5 89점, 모델Y 60점으로 29점 차입니다. 이번 비교에서 가장 크게 벌어진 항목입니다.

기아 EV5 후면

▲ EV5 후면부. 박스형에 가까운 비율이 뒷좌석·적재 공간 점수로 이어졌다 ⓒ Ethan Llamas,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3. 4.3m — 제동거리에서 갈린 승부

안전 점수를 끌어내린 결정적 수치가 제동거리입니다.

시속 100km에서 완전 정지까지 EV5는 35m, 모델Y는 39.3m였습니다. 이번 비교에서 EV5가 가장 짧았고, 모델Y가 가장 길었습니다.

4.3m는 숫자만 보면 작아 보입니다. 하지만 차 한 대 길이에 가까운 거리입니다. 앞차가 급제동한 상황에서는 접촉과 회피가 갈리는 폭입니다.

전기 SUV의 제동거리는 공차중량, 타이어 규격과 컴파운드, 브레이크 용량, 회생제동과 마찰제동의 협조 제어가 함께 결정합니다. 무거운 배터리를 얹은 전기차에서 이 항목이 특히 민감한 이유입니다.

매체는 별도로 "노면 대응이 가장 안정적"이라며 EV5의 주행 항목에도 69점(모델Y 60점)을 줬습니다. 제동과 거동 평가가 같은 방향을 가리킨 셈입니다.


4. 모델Y가 이긴 세 항목

반대로 모델Y가 앞선 항목도 분명합니다. 파워트레인, 환경 효율, 경제성 세 가지입니다.

이 세 항목은 사실상 테슬라의 전통적인 강점입니다. 전비 효율과 충전 인프라, 그리고 유지비 구조에서 나오는 점수이기 때문입니다.

즉 이번 결과는 모델Y가 못 만든 차라는 뜻이 아닙니다. 평가 기준이 공간·안전·주행 완성도 쪽에 무게를 두면 EV5가 유리하고, 효율과 유지비 쪽에 무게를 두면 모델Y가 유리하다는 구도에 가깝습니다.

편의 항목에서는 EV5 66점, 모델Y 55점이었습니다. 매체는 EV5에서 "스티어링 휠 패들로 회생제동을 조절하고 원페달 주행을 지원하는 방식"을 높게 봤습니다.

테슬라가 물리 조작계를 계속 줄여온 방향과, 기아가 패들과 버튼을 남겨둔 방향의 차이가 점수로 나타난 부분입니다.

테슬라 모델Y

▲ 테슬라 모델Y — 파워트레인·환경 효율·경제성 세 항목에서는 EV5보다 앞섰다


5. 국내 소비자에게 이 결과가 갖는 의미

국내에서 EV5는 이미 판매 중인 차입니다. 에어·어스·GT-Line 3개 트림스탠다드·롱레인지 배터리 구성입니다.

이번 평가가 국내 사양과 완전히 같은 차를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닙니다. 유럽 사양은 타이어 규격과 서스펜션 세팅, 일부 안전 사양이 다를 수 있습니다. 제동거리 같은 수치는 특히 타이어에 민감합니다.

그럼에도 참고 가치는 큽니다. 같은 조건에서 같은 매체가 네 대를 동시에 측정한 데이터는 개별 시승기보다 비교 신뢰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국내 구매를 검토한다면 이 결과를 "EV5가 모델Y보다 좋은 차"로 읽기보다, "공간과 제동에서 앞서고 효율과 유지비에서 뒤진다"는 구도로 읽는 편이 실제 선택에 더 도움이 됩니다.

기아 EV5 전면

▲ 기아 EV5 롱레인지는 81.4kWh 배터리로 공인 복합 주행거리 최대 460km(2WD)를 기록한다 ⓒ Ethan Llamas,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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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정리

독일 아우토 모토 운트 슈포트의 전기 SUV 비교에서 기아 EV5가 588점으로 1위, 테슬라 모델Y가 557점으로 2위에 올랐습니다. 샤오펑 G6 541점, MG S6 EV 528점이 뒤를 이었습니다.

EV5는 차체(100 vs 76), 안전(89 vs 60), 편의(66 vs 55), 주행(69 vs 60) 네 항목에서 앞섰고, 특히 시속 100km 제동거리가 35m로 모델Y(39.3m)보다 4.3m 짧았습니다.

반대로 파워트레인·환경 효율·경제성 세 항목은 모델Y가 우세했습니다. 무엇을 우선하느냐에 따라 답이 갈리는 결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