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커 9X — 2028년부터 볼보 유럽 공장에서 생산될 후보 모델 중 하나다
지리자동차의 사령탑이 바뀌었습니다. 창업자 리수푸 회장이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고, 전문경영인 안충후이(앤디 안)가 8월 18일 자리를 이어받았습니다.
리수푸는 모회사인 지리홀딩그룹 의장직은 유지합니다.
그리고 신임 의장이 취임과 함께 내놓은 발표가 있습니다. 2028년부터 볼보 유럽 공장에서 지리의 고급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1. 창업자가 물러난다는 것의 의미
리수푸는 지리를 지방 부품업체에서 글로벌 그룹으로 키운 인물입니다. 2010년 볼보 인수가 그 상징적 장면이었습니다.
그가 지리자동차(Geely Auto)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났습니다. 후임은 창업자 일가가 아니라 전문경영인 안충후이입니다.
다만 모회사인 지리홀딩그룹 의장직은 유지합니다. 그룹 전체의 방향은 계속 잡되, 완성차 사업의 실무 지휘권을 넘긴 구조입니다.
이런 형태의 승계는 보통 사업 규모가 창업자 개인의 관리 범위를 넘어섰을 때 나옵니다. 지리는 현재 볼보, 폴스타, 로터스, 링크앤코, 지커 등을 거느린 다중 브랜드 그룹입니다.
2. 왜 볼보 공장인가 — 관세라는 배경
핵심 발표는 2028년부터 볼보의 유럽 공장에서 지리 고급 브랜드를 생산하겠다는 것입니다.
배경에는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한 관세가 있습니다. 중국에서 만들어 유럽으로 실어 보내면 가격 경쟁력이 크게 깎입니다.
관세를 피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유럽 안에서 만드는 것입니다. 문제는 공장을 새로 짓는 데 수년과 막대한 자본이 든다는 점입니다.
지리에게는 그 문제가 없습니다. 이미 볼보를 통해 유럽 생산 거점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 스웨덴 — 볼보 조립 공장 운영 중
- 벨기에 — 볼보 조립 공장 운영 중
- 슬로바키아 — 전기차 전용 공장 건설 중, 2027년 초 완공 예정
- 스페인 — 포드 공장에서의 생산도 계획
슬로바키아 공장이 2027년 초 완공되고, 지리 브랜드 생산이 2028년부터라는 일정은 자연스럽게 맞물립니다.
▲ 볼보 EX90. 볼보는 스웨덴·벨기에에 조립 공장을 두고 슬로바키아에 전기차 공장을 짓고 있다
3. 어떤 차가 유럽에서 만들어지나
생산 대상으로 거론된 모델은 세 가지입니다.
| 모델 | 브랜드 | 성격 |
|---|---|---|
| 링크앤코 900 | 링크앤코 | 대형 SUV |
| 지커 9X | 지커 | 플래그십 대형 SUV |
| 지커 8X | 지커 | 플래그십 PHEV SUV |
공통점이 있습니다. 셋 다 고급·대형 라인이라는 점입니다.
이는 현지 생산의 경제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유럽 생산은 중국 생산보다 인건비가 높습니다. 대당 마진이 큰 고급 모델일수록 그 비용을 흡수하기 쉽습니다.
지커 8X가 PHEV라는 점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유럽에서 순수 전기차 수요 증가세가 한풀 꺾인 구간이 있었고, 그 자리를 PHEV가 메우는 흐름이 있었습니다.
지커는 국내에도 이미 진출한 브랜드입니다. 7X가 판매 중이고, 9X는 국내 출시가 예고돼 있습니다.
4. 볼보에게 이 계획은 득인가 실인가
이 발표에서 가장 미묘한 위치에 있는 쪽은 볼보입니다.
득은 분명합니다. 공장 가동률이 올라갑니다. 자동차 공장은 비어 있는 시간이 곧 손실이므로, 다른 브랜드 물량을 받아 라인을 채우는 것은 재무적으로 유리합니다. 플랫폼과 부품을 공유하면 구매 단가도 내려갑니다.
실은 브랜드 쪽입니다. 볼보는 "스웨덴산 안전한 프리미엄"이라는 이미지로 팔려온 브랜드입니다. 같은 라인에서 중국 브랜드 차가 나오기 시작하면 그 이미지의 경계가 흐려질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우려는 업계에서 이미 여러 번 지나온 논쟁이기도 합니다. 플랫폼 공유는 폭스바겐 그룹을 비롯해 오래전부터 표준적인 방식이 됐습니다.
실제 결과는 소비자가 "볼보 공장에서 만든 지커"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유럽 소비자에게는 "유럽산"이라는 표기가 오히려 구매 장벽을 낮출 가능성도 있습니다.
▲ 볼보 ES90. 볼보 공장의 가동률 상승은 재무에는 유리하지만 브랜드 경계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5. 4.6%에서 톱5까지, 남은 거리
지리홀딩그룹은 볼보를 포함해 2026년 상반기 글로벌 신차 시장 점유율 4.6%를 기록했습니다. 세계 10대 제조사 중 7위입니다.
목표는 2030년 톱5입니다.
7위에서 5위로 올라가려면 기존 상위권과의 격차를 좁혀야 합니다. 그리고 그 격차는 중국 내수에서는 더 좁히기 어렵습니다. 이미 포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답은 해외이고, 해외 중에서도 단가가 높은 유럽입니다. 이번 유럽 생산 계획이 톱5 목표와 직결되는 이유입니다.
한국 시장도 같은 흐름 위에 있습니다. 지커의 국내 진출 역시 내수 밖에서 물량을 찾는 전략의 일부입니다.
▲ 지커 7X — 지리 산하 브랜드들은 플랫폼·부품 공유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6. 정리
지리자동차 이사회 의장이 리수푸에서 전문경영인 안충후이로 교체됐습니다(2026년 8월 18일). 리수푸는 지리홀딩그룹 의장직은 유지합니다.
신임 의장은 2028년부터 볼보 유럽 공장에서 링크앤코 900, 지커 9X, 지커 8X PHEV를 생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볼보는 스웨덴·벨기에 공장을 운영 중이고 슬로바키아 EV 공장은 2027년 초 완공 예정입니다.
배경은 EU의 중국산 전기차 관세입니다. 지리는 2026년 상반기 점유율 4.6%로 7위이며 2030년 톱5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