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스바겐이 정면충돌 시 엔진 거동을 제어하는 마운트 구조를 특허 출원했다 ⓒ Wikimedia Commons
정면충돌에서 가장 위험한 물건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엔진입니다.
앞쪽에 놓인 수백 킬로그램의 쇳덩이가 어디로 밀려나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립니다. 폭스바겐이 독일 특허청에 낸 특허는 그 방향을 제어하겠다는 내용입니다.
1. 도그본 마운트라는 부품
엔진은 차체에 직접 붙어 있지 않습니다. 진동이 그대로 전달되면 실내가 견딜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무 부싱을 넣어 매답니다. 그중 하나가 펜듈럼 서포트, 흔히 도그본 마운트라 불리는 부품입니다. 생김새가 개 뼈다귀를 닮아서 붙은 이름입니다.
| 구분 | 기존 | 특허 |
|---|---|---|
| 차체 쪽 | 고무 부싱 | 부싱 유지 |
| 엔진 쪽 | 고무 부싱 | 단단한 볼트 결합 |
양쪽이 물렁하던 것을 한쪽만 단단하게 바꿨습니다. 이 비대칭이 충돌 시 거동을 바꿉니다.
2. 왜 이 구조가 안전한가
양쪽 모두 고무 부싱이면 충돌 시 엔진이 어디로 튈지 알기 어렵습니다.
한쪽을 고정하면 회전축이 생깁니다. 엔진이 그 축을 중심으로 뒤쪽 아래 방향으로 밀려 내려가게 됩니다.
📍 '아래로'가 핵심입니다
승객실 방향은 뒤쪽입니다. 엔진이 수평으로 그대로 밀려오면 방화벽을 뚫고 들어옵니다. 이때 발과 다리가 가장 먼저 다칩니다. 엔진을 아래로 내려보내면 승객실 아래로 빠져나가면서 침범을 줄일 수 있습니다.
CarBuzz는 이 구조를 두고 "더 제어된 방식으로 에너지를 흡수하도록 마운트가 움직이고 휜다"고 설명했습니다.
▲ 도그본 마운트는 폭스바겐 양산차에 이미 널리 쓰이는 부품이다 ⓒ Wikimedia Commons
3. 안전 외의 이득 — 수리비
이 특허에는 두 번째 목적이 붙어 있습니다.
변형이 시작되는 기준값(threshold)을 낮게 설정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하면 경미한 충돌에서 값비싼 부품 손상을 줄일 여지가 생깁니다.
| 상황 | 기대 효과 |
|---|---|
| 고속 정면충돌 | 승객실 침범 감소 · 에너지 흡수 증가 |
| 경미한 접촉 사고 | 수리 비용 절감 가능성 |
두 번째 항목은 보험료와도 이어집니다. 국내에서도 자동차보험 모델등급은 수리비를 기준으로 매겨집니다. 같은 사고에서 부품값이 덜 나가는 차는 등급이 유리해집니다.
4. 특허와 양산 사이의 거리
📍 반드시 짚어야 할 부분
원문은 "특허 출원이 향후 차량 적용을 보장하지 않으며, 지식재산 보호 목적만으로 출원되는 경우도 많다"고 명시했습니다. 적용 차종도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 특허가 다른 특허와 다른 점이 하나 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부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쓰고 있는 부품의 결합 방식만 바꾸는 내용이라는 점입니다.
이런 종류의 개선은 양산으로 넘어올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새 설비도, 새 공급망도 필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 기존 부품의 결합 방식만 바꾸는 개선은 양산 적용 문턱이 낮다 ⓒ Wikimedia Commons
5. 충돌 안전 기술이 향하는 곳
충돌 안전은 오랫동안 '더하기'의 영역이었습니다. 에어백을 늘리고, 고장력 강판을 더 쓰고, 크럼플존을 키우는 방식이었습니다.
✅ 지금의 흐름
· 무게 제약 — 전동화로 배터리가 무거워져 강판을 더 쓰기 어렵습니다
· 공간 제약 — 프런트 오버행이 짧아지며 크럼플존 확보가 어려워집니다
· 그래서 — 같은 부품으로 더 나은 결과를 내는 설계가 중요해집니다
· 이 특허도 그 흐름 위에 있습니다
부품을 추가하지 않고 결합 방식만 바꾼다는 접근이 그 답 중 하나입니다. 무게도, 원가도 늘지 않습니다.
▲ 전동화로 차가 무거워질수록 충돌 에너지 관리의 난도는 올라간다 ⓒ Wikimedia Commons
6. 정리
폭스바겐이 독일 특허청에 정면충돌 안전을 겨냥한 엔진 마운트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기존 도그본 마운트의 양쪽 부싱 구조에서 엔진 쪽만 단단한 볼트 결합으로 바꾸는 것이 핵심입니다.
충돌 시 엔진이 뒤·아래 방향으로 제어되며 밀려나 승객실 침범을 줄이고 에너지를 더 흡수합니다. 변형 기준값을 낮추면 경미한 사고의 수리비도 줄일 수 있습니다.
다만 특허 출원이 양산 적용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적용 차종도 공개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