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매매단지에 늘어선 차량들

▲ 중고차 매매단지 — 8월 6일 발표된 소비자보호 대책으로 인도 후 7일 이내 중대 하자가 확인되면 조건부 환불이 가능해진다

국토교통부가 2026년 8월 6일, 중고차 허위매물과 숨은 수수료를 막기 위한 소비자보호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인터넷 광고 시 최종 구매가격을 반드시 표시하도록 하는 것과, 차량 인도 후 7일 이내 중대 하자가 확인되면 조건부로 환불받을 수 있는 '7일 환불제'입니다. 다만 이 제도가 실제로 작동하려면 몇 가지 조건을 동시에 충족해야 합니다.

1. 7일 환불제, 조건은 생각보다 까다롭다

가장 화제가 된 것은 7일 환불제입니다. 그런데 "7일 안에 문제 생기면 무조건 환불"이 아니라는 점을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적용 대상은 엔진 등 주요 장치에서 발생한 중대 하자로 한정되고, 여기에 더해 다음 두 조건 중 하나를 충족해야 합니다. 첫째는 수리비가 300만원 이상이면서 동시에 차량 가격의 30% 이상인 경우, 둘째는 수리 기간이 30일 이상 걸리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1,000만원짜리 중고차를 샀는데 수리비가 250만원 나왔다면, 300만원 기준에 못 미쳐 환불 대상이 아닐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같은 차에서 350만원짜리 수리가 필요하다면 두 조건(300만원 이상, 차량가의 30%인 300만원 이상)을 모두 충족해 환불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7일 환불제 적용 조건
조건기준
적용 기간차량 인도 후 7일 이내
하자 범위엔진 등 주요 장치의 중대 하자
조건 A수리비 300만원 이상 AND 차량가의 30% 이상
조건 B수리 기간 30일 이상
환불 성립조건 A 또는 조건 B 중 하나 충족 시

2. 광고 가격과 실제 결제 가격, 이제는 같아야 한다

두 번째 핵심은 가격 표시 방식 개선입니다. 그동안 중고차 인터넷 매물 광고에서는 눈에 띄는 낮은 가격만 표시하고, 실제 계약 단계에서 매도비·알선수수료·성능보험료 등이 추가되면서 최종 결제 금액이 훌쩍 뛰는 이른바 '허위매물'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이번 대책으로 매매업자는 온라인 플랫폼 광고 시 이 모든 비용을 포함한 최종 구매가격을 표시해야 합니다. 시행 시점은 2026년 8월 이후로, 사실상 즉시 적용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광고에 나온 가격과 실제 견적서 금액을 비교해, 차이가 크다면 신고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두면 유용합니다.

기아 스포티지 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이 보인다

▲ 성능·상태 점검기록부에 침수·사고 이력을 오기재하거나 누락하면, 고의 여부와 관계없이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


3. 침수차·사고차 숨기면 '고의 아니어도' 처분

성능·상태 점검기록부 관리도 한층 엄격해집니다. 침수 이력이나 사고 이력 같은 중요 항목을 잘못 기재하거나 빠뜨리면, 매매업자나 성능점검자가 고의로 그랬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이 추진됩니다. 지금까지는 "몰랐다", "실수였다"는 항변이 어느 정도 통했다면, 앞으로는 결과 책임이 훨씬 무거워지는 셈입니다. 여기에 매매업자·성능점검자의 하자 발생률을 매년 공개하는 신뢰도 평가 시스템과, 우수 사업자를 별도로 지정하는 제도도 함께 도입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 공개 데이터를 활용해 신뢰할 만한 매매업체를 미리 골라낼 수 있게 되는 셈입니다.


현대 디 올 뉴 아반떼 전면부

▲ '내차팔기' 플랫폼도 이번 규제 대상에 포함되며, 진단 오류로 인한 손실 보상 기준이 새로 마련된다

4. '내차팔기' 플랫폼도 이번엔 예외 없다

최근 이용자가 크게 늘어난 '내차팔기' 유형의 중고차 플랫폼도 이번 규제망에 포함됩니다. 플랫폼이 진단을 잘못해 소비자가 손실을 본 경우에 대한 보상 기준이 새로 마련되고, 부당하게 서비스 이용을 제한하는 행위도 금지됩니다. 특히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이런 플랫폼에 대한 직접적인 행정처분 권한이 부여된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그동안 플랫폼 기반 중고차 거래는 전통적인 매매상사보다 상대적으로 규제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이번 대책으로 그 격차가 상당 부분 좁혀질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 그랜저 전면부

▲ 중고차 매매업자·성능점검자의 하자 발생률은 앞으로 매년 공개되며, 우수 사업자 지정 제도도 함께 도입된다

5. 중고차 구매 전 체크리스트

"중고차도 환불된다"는 헤드라인만 보고 안심하기보다는, 실제 적용 조건을 정확히 알아두는 편이 훨씬 실용적입니다. 특히 수리비 300만원과 차량가 30%라는 이중 기준은 자칫 놓치기 쉬운 만큼, 중고차 구매를 앞두고 있다면 이번 대책의 세부 조건을 미리 숙지해두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