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매장에 전시된 테슬라 모델 Y. 등록 대수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사고·고장 시 이용할 서비스센터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 전국 16곳뿐인 서비스센터… 사고 나면 어디로?
테슬라코리아가 국내에 운영 중인 직영 서비스센터는 전국 16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울산·충북·충남·전북·전남·경북·경남 등 8개 시도에는 아예 서비스센터가 한 곳도 없다. 이는 국내에서 80곳 안팎의 서비스망을 갖춘 BMW·메르세데스-벤츠 등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와 비교하면 크게 부족한 수준이다.
더 심각한 것은 사고차량을 수리할 수 있는 거점이다. 분당·노원·원주·창원 등 일부 센터에서는 배터리·구동장치 같은 고전압 부품 수리가 아예 불가능하며, 판금·도장이 가능한 직영센터는 동탄·용인 단 2곳뿐이다. 공인 바디샵 12곳을 더해도 전국에서 사고 수리가 가능한 거점은 14곳 남짓에 머문다. 수도권의 한 바디샵 관계자는 "하루 평균 20건가량의 사고차 문의가 들어오지만 실제 입고되는 차량은 서너 대에 그친다"고 전했다.
▲ 미국의 한 테슬라 슈퍼차저 충전소. 충전 인프라는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충되고 있지만, 정비·사고수리 네트워크는 이에 크게 못 미친다는 평가다 ⓒ Wikimedia Commons
2. BMS 오류 5년간 4,637건… 926일 걸린 사례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용갑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테슬라코리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8월부터 2025년 9월까지 약 5년 1개월간 배터리관리시스템(BMS) 관련 수리 건수는 총 4,637건에 달했다. 평균 수리 기간은 23.4일이었지만, 3~6개월이 걸린 사례가 124건, 6개월~1년이 걸린 사례도 3건 있었다. 가장 극단적인 사례는 2018년 10월 생산된 모델 X로, 2020년 3월 오류가 발생한 뒤 무려 2024년 10월에야 수리가 완료돼 926일이 소요됐다.
BMS 오류가 재발한 차량도 적지 않았다. 같은 차량에서 오류가 2회 발생해 재수리한 사례가 245대, 3회는 19대, 4회 이상도 1대 확인됐다. 박용갑 의원은 "테슬라 전기차 정비망은 턱없이 부족해 많은 국민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 수리 소요기간 | 건수 | 비중 |
|---|---|---|
| 7일 미만 | 1,138건 | 24.5% |
| 7~14일 | 1,103건 | 23.8% |
| 15~29일 | 1,114건 | 24.0% |
| 1~3개월 | 1,054건 | 22.7% |
| 3~6개월 | 124건 | 2.7% |
| 6개월 이상 | 4건 | 0.1% 미만 |
3. BMS 오류, 왜 이렇게 오래 걸리나
BMS(Battery Management System)는 전기차 배터리의 전압·온도·충전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제어하는 핵심 전장 시스템이다. 이상이 감지되면 안전을 위해 배터리를 보호 모드로 전환하는데, 이 과정에서 충전량이 50% 미만으로 제한되거나 아예 충전이 불가능해지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를 진단하고 고치는 데 필요한 진단 장비와 부품, 숙련 인력이 소수의 직영센터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들은 부품 수급 지연을 반복 지목하고 있으며, 특정 부품 하나가 없어 수개월씩 대기하는 사례도 드물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 테슬라 슈퍼차저 충전 커넥터. BMS가 보호 모드로 전환되면 이 커넥터를 꽂아도 충전량이 제한되거나 충전 자체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 Wikimedia Commons
▲ 테슬라 모델 Y 실내. BMS에 이상이 감지되면 중앙 디스플레이에 충전 제한 경고가 표시되고, 심한 경우 충전 자체가 어려워진다 ⓒ Wikimedia Commons
4. 정부는 "리콜 아닌 정비"… 배터리 보증기간도 열세
더 큰 논란은 이런 오류가 '리콜' 대상이 아닌 단순 정비로 처리되고 있다는 점이다. BMS 오류가 특정 배치나 부품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에도, 정부와 제조사 모두 이를 개별 차량의 정비 사안으로 분류하면서 차주들의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국회에도 관련 청원이 올라오는 등 소비자 목소리는 계속 커지는 분위기다.
배터리 보증기간에서도 테슬라는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모델 3·모델 Y RWD 기준 테슬라의 배터리 보증기간은 8년 또는 16만km인 반면,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고전압 배터리를 10년 또는 20만km까지 보증한다. 관련 통계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자료로 공개돼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원문 기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바로가기
▲ 테슬라코리아 공식 홈페이지의 모델 Y 가격 페이지. 8년/16만km인 배터리 보증기간은 현대차·기아의 10년/20만km에 못 미친다 ⓒ 테슬라코리아
5. 판매는 느는데 인프라는 제자리… 남은 과제
아이러니한 점은 테슬라의 국내 판매가 오히려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모델 Y는 최근 국내 월간 신규 등록 대수 1위를 차지할 만큼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데, 이런 판매 증가 속도를 서비스 인프라 확충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게 문제의 핵심이다. 등록 대수가 늘어날수록 서비스센터 1곳이 감당해야 할 차량 수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에, 지금 같은 속도라면 대기 시간과 수리 지연 문제는 오히려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나온다.
▲ 국내 한 주차장에 세워진 테슬라 모델 Y. 등록 대수는 계속 늘고 있지만 서비스망 확충 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 Wikimedia Commons
📍 BMS(배터리관리시스템)란
BMS는 전기차 배터리 팩 내부의 각 셀의 전압·전류·온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과충전·과방전·과열을 방지하도록 제어하는 시스템이다. 내연기관차의 엔진제어장치(ECU)에 해당하는 전기차의 핵심 두뇌 중 하나로, BMS에 오류가 생기면 배터리 자체가 멀쩡하더라도 안전을 위해 충전이나 주행 성능이 제한될 수 있다.
✅ 테슬라 AS센터·BMS 오류, 이것만은 확인하세요
· 국내 테슬라 서비스센터는 전국 16곳, 8개 시도는 서비스센터가 전무
· 사고차 판금·도장 가능한 직영센터는 단 2곳, 공인 바디샵 포함해도 14곳 안팎
· 2020.08~2025.09 BMS 수리 건수 4,637건, 평균 23.4일·최장 926일 소요
· 같은 차량에서 BMS 오류가 재발한 사례도 265대(2회 이상)
· 정부는 이를 리콜이 아닌 단순 정비로 분류, 배터리 보증기간도 현대차·기아보다 짧음(8년/16만km)
6. 정리
테슬라의 국내 판매량이 늘어나는 속도에 비해 서비스센터와 사고 수리 인프라 확충은 뚜렷이 뒤처져 있다. 5년간 4,637건에 달하는 BMS 수리 건수와 926일이라는 극단적인 지연 사례는, 전기차 대중화 이면에 정비 인프라라는 숙제가 여전히 남아있음을 보여준다. 정부가 BMS 오류를 리콜이 아닌 단순 정비로 처리하는 상황에서, 소비자 불안을 해소하려면 서비스망 확충과 함께 보다 투명한 원인 규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