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SD는 이름과 달리 운전자 보조 기능이다. 운전자가 항상 개입할 수 있어야 한다
자율주행 기술 논쟁은 대개 기술 자체를 놓고 벌어집니다. 센서가 충분한가, 지도가 필요한가, 어느 방식이 안전한가.
그런데 지금 벌어지는 문제는 다른 자리에 있습니다. 기능의 성능이 아니라, 그 기능을 어떻게 쓰고 있는가입니다.
1. 무슨 영상이 돌고 있나
소셜미디어에서 공유되는 장면은 대체로 네 갈래입니다.
| 행위 | 상태 |
|---|---|
| 운전석에서 수면 | 개입 자체가 불가능 |
| 게임 컨트롤러 조작 | 양손이 모두 점유 |
| 중앙 디스플레이 영상 시청 | 시선이 도로 밖 |
| 노트북 업무 | 시선과 손이 동시에 이탈 |
네 가지의 공통점은 '되돌릴 시간'이 없다는 것입니다. 운전자 보조 기능은 시스템이 판단을 포기할 때 사람이 즉시 넘겨받는다는 전제 위에서 설계됩니다. 그 전제가 무너지면 설계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2. 진짜 문제는 우회입니다
더 심각한 것은 그다음입니다. 안전장치를 일부러 무력화하는 방법이 함께 공유되고 있습니다.
| 수법 | 무력화 대상 |
|---|---|
| 스티어링 휠에 무게 매달기 | 손 이탈 감지(토크 센서) |
| 실내 카메라 가리기 | 운전자 시선·주의 감시 |
| 영상 재생 제한 우회 | 주행 중 콘텐츠 차단 |
📍 감시 장치를 지우면 남는 것이 없습니다
운전자 보조 시스템의 안전은 두 겹으로 짜여 있습니다. 하나는 주행 판단이고, 다른 하나는 운전자가 깨어 있는지 확인하는 감시입니다.
카메라를 가리고 휠에 무게를 매달면 두 번째 겹이 통째로 사라집니다. 시스템은 운전자가 정상적으로 감독하고 있다고 믿은 채 계속 달립니다. 경고가 뜨지 않는 것이 아니라, 경고를 띄울 근거를 빼앗긴 상태가 됩니다.
3. 이름이 만든 오해
FSD는 Full Self-Driving의 약자입니다. 직역하면 완전 자율주행입니다. 그러나 실제 등급은 운전자 보조입니다.
이 간극은 오래 지적돼 왔습니다. 이름이 기대를 만들고, 기대가 사용 방식을 만듭니다. 영상이 확산되는 배경에도 "이 정도는 되는 기능"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습니다.
📍 보조와 자율의 경계
운전자 보조 단계에서는 사고 책임이 운전자에게 있습니다. 시스템이 잘못 판단해도, 그것을 막지 못한 것은 감독 의무를 진 사람의 몫입니다.
반면 완전 자율 단계에서는 제조사와 운영자가 책임을 집니다. 웨이모가 무인 운행에 들어가기까지 오랜 검증을 거친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름이 아니라 책임 소재로 구분하면 두 단계는 완전히 다른 물건입니다.
▲ 무인 운행이 허용된 차량은 센서와 검증 체계가 다르다. 운전자 보조와는 등급 자체가 갈린다 ⓒ Wikimedia Commons
4. 국내에서도 남의 일이 아닙니다
국내에도 FSD가 이미 들어와 있습니다. FSD 라이트가 구형 모델까지 배포되면서 대응 차량이 약 4,200대에서 5만 대 이상으로 한 달 만에 늘었습니다. 도로 환경이 미국과 달라 검증되지 않은 상황이 더 자주 발생합니다.
국내 도로교통법상 운전 중 영상 시청은 금지돼 있고, 운전자 보조 기능을 켰다고 해서 예외가 되지 않습니다. 자율주행 등급이 올라가기 전까지 운전대를 잡은 사람이 운전자입니다.
▲ 국내에도 FSD 사용 대수가 빠르게 늘었다. 도로 환경은 미국과 다르다 ⓒ Wikimedia Commons
5. 영상이 만드는 2차 위험
영상 자체가 위험을 확산시킵니다. 사고 없이 끝난 장면만 올라오기 때문입니다.
생존 편향이라고 부르는 현상입니다. 우회에 성공해 무사히 도착한 영상은 공유되지만, 실패한 경우는 영상으로 남지 않습니다. 보는 사람은 성공 사례만 반복해서 접하고, 위험을 실제보다 낮게 추정하게 됩니다.
📍 왜 "나는 괜찮았다"가 근거가 못 되나
운전자 보조 시스템은 대부분의 상황에서 잘 작동합니다. 문제는 드물게 실패한다는 점입니다.
1,000번 성공하고 1번 실패하는 시스템에서, 999번 무사히 다녀온 사람의 경험은 안전을 증명하지 못합니다. 감독을 놓은 상태에서 그 1번을 만나면 되돌릴 방법이 없습니다.
6. 제대로 쓰는 방법
| 항목 | 내용 |
|---|---|
| 손 | 스티어링 휠에 가볍게 올려둘 것 |
| 시선 | 전방 유지 — 화면 조작은 정차 후 |
| 개입 준비 | 언제든 즉시 넘겨받을 수 있는 자세 |
| 우회 금지 | 무게추·카메라 가림 등은 안전장치 무력화 |
| 한계 인지 | 공사 구간·악천후·비정형 상황에서 실패 확률 상승 |
▲ 실내 카메라는 운전자가 감독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장치다. 가리는 순간 안전 설계가 무너진다
7. 정리
테슬라 FSD를 켜둔 채 운전석에서 자거나, 게임 컨트롤러를 잡고, 중앙 디스플레이로 영상을 보고, 노트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영상이 인스타그램·틱톡·X에서 확산되고 있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안전장치 우회 방법이 함께 공유된다는 점입니다. 스티어링 휠에 무게를 매다는 방식을 넘어 실내 카메라를 가리거나 영상 재생 제한을 우회하는 사례까지 나옵니다. 감시 장치를 지우면 시스템은 운전자가 정상 감독 중이라고 믿고 계속 달립니다.
FSD는 이름과 달리 운전자 보조 기능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사고 책임이 운전자에게 있습니다. 국내 도로교통법은 운전 중 영상표시장치 시청을 금지하고 있으며, 보조 기능을 켰다고 예외가 되지 않습니다. 국내 FSD 대응 차량은 한 달 만에 4,200대에서 5만 대 이상으로 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