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사이버캡 전측면,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2인승 로보택시 외관

▲ 텍사스 오스틴에서 상업 운행을 시작한 테슬라 사이버캡. 스티어링 휠과 페달이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전용 로보택시다

1. 사이버캡, 오스틴서 첫 유상 운행 시작

테슬라가 지난 9월 3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완전 무인 로보택시 '사이버캡'의 상업 운행을 시작했다. 사이버캡은 기존에 오스틴에서 운영되던 모델Y 기반 로보택시(안전요원 동승)와 달리, 처음부터 스티어링 휠과 브레이크·가속 페달, 사이드미러가 존재하지 않는 2인승 전용 로보택시로 설계됐다. 이용자는 테슬라의 로보택시 앱으로 호출과 결제를 마치면 되고, 차량은 사람의 개입 없이 완전 자율주행으로 승객을 목적지까지 데려다준다.

이는 테슬라가 그동안 예고해온 '운전자 없는 로보택시 사업'의 첫 상업화 사례로, 일론 머스크가 오랫동안 강조해온 자율주행 수익화 전략의 실질적인 첫 걸음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축포를 터뜨리기도 전에, 서비스는 곧바로 규제 당국의 시험대에 올랐다.

2024년 10월 '위, 로봇' 행사에서 나비형 도어를 열고 공개된 테슬라 사이버캡 후면

▲ 2024년 10월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테슬라 '위, 로봇(We, Robot)' 행사에서 나비형 도어를 활짝 연 채 공개된 사이버캡. 약 2년의 개발 끝에 이번 오스틴 상업 운행으로 이어졌다 ⓒ Tesla

테슬라 사이버캡 측면, 문 손잡이와 창문이 없는 미니멀한 차체 디자인

▲ 사이버캡 측면. 사이드미러 없이 카메라로 후측방을 감지하는 구조가 그대로 드러난다 ⓒ Tesla

2. 영업 개시 하루 만에 등장한 NHTSA 조사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사이버캡이 오스틴 도로에 투입된 지 불과 하루 만인 9월 4일, 테슬라의 자체 인증 절차를 들여다보는 '감사 질의(audit query, 사건번호 AQ26002)'를 개시했다고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오스틴에 배치된 사이버캡 약 1,000대로, NHTSA는 테슬라가 사이버캡에 어떤 기술 데이터와 절차를 근거로 특정 연방자동차안전기준(FMVSS)이 이 차량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는지를 집중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핵심은 사이버캡에 스티어링 휠, 브레이크·가속 페달 같은 수동 조작장치가 아예 없다는 점이다. 현행 연방안전기준에는 이러한 수동 조작장치를 의무적으로 갖추도록 하는 규정이 여전히 남아있는데, 테슬라는 별도의 정부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자체 인증만으로 "이 규정이 사이버캡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차량을 도로에 내보냈다.

📍 '감사 질의(Audit Query)'란

NHTSA가 제조사의 자체 인증(self-certification) 내용이 타당한지 검증하기 위해 관련 기술 자료와 시험 데이터 제출을 요구하는 조사 절차다. 곧바로 리콜이나 판매 중단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제조사의 안전 기준 충족 판단 근거를 정부가 직접 들여다본다는 점에서 강도 높은 조사로 분류된다.

3. 죽스는 수년간 심사받고 승인받았는데...

비교 대상으로 거론되는 것은 아마존 산하 자율주행 업체 죽스(Zoox)다. 죽스 역시 스티어링 휠이 없는 무인 로보택시를 선보였지만, 상업 운행에 앞서 NHTSA의 공식 면제(exemption) 승인을 받는 절차를 밟았다. 이 심사는 2022년 무렵부터 수년에 걸쳐 진행됐고, NHTSA는 2026년 7월 30일에야 죽스에 2년 한시의 상업 운행 면제(Part 555 exemption, 연방관보 게재는 7월 31일)를 내줬다. 죽스는 이 면제를 근거로 열흘 뒤인 8월 10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실제 유상 로보택시 운행을 시작했다.

반면 테슬라는 이런 공식 면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자체 판단만으로 사이버캡을 도로에 투입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동일한 무인차 규제 이슈를 두고 두 회사가 전혀 다른 절차를 밟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샌프란시스코 도로를 주행 중인 아마존 죽스의 스티어링 휠 없는 로보택시 측면

▲ 아마존 산하 죽스의 무인 로보택시. 사이버캡과 마찬가지로 스티어링 휠이 없지만, NHTSA의 공식 면제 승인을 먼저 받은 뒤 상업 운행에 나섰다 ⓒ 9yz, Wikimedia Commons (CC BY 4.0)

사이버캡(테슬라)과 로보택시(죽스) 인증 절차 비교
구분사이버캡(테슬라)로보택시(죽스)
수동 조작장치없음(설계 자체가 미탑재)없음(설계 자체가 미탑재)
안전기준 충족 판단자체 인증(셀프 서티피케이션)NHTSA 공식 면제(2년 한시) 승인
심사 기간별도 사전 심사 없음2022년 무렵부터 수년간 심사
상업 운행 개시2026년 9월 3일(오스틴)2026년 8월 10일(라스베이거스, 면제 승인 후)
현재 상태NHTSA 감사 질의 진행 중정식 운행 중
테슬라 사이버캡 실내, 스티어링 휠과 페달이 없는 2인승 좌석 구조

▲ 사이버캡 실내. 운전석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는 2인승 좌석 구조가 이번 조사의 핵심 배경이다 ⓒ Tesla

4. 테슬라는 '규제 공백'을 파고들었다

미국 교통부(DOT)는 현재 수동 조작장치 의무 규정 자체를 연방기준에서 아예 삭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즉, NHTSA가 이번에 문제 삼고 있는 바로 그 규정이 조만간 공식적으로 폐지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머지않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닫힐 규제 공백"을 미리 파고들어 사이버캡을 서둘러 투입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규정 개정이 최종 완료되기 전까지는 현행 기준이 그대로 유효하다. NHTSA 입장에서는 규정이 바뀌기 전에 제조사가 자체 판단만으로 기준 적용 대상에서 스스로를 제외시키는 선례를 남겨서는 안 된다는 원칙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 사이버캡 전측면 클로즈업, 매끈한 전면부와 폐쇄형 헤드램프

▲ 사이버캡 전면부. 기존 양산차와 달리 처음부터 무인 운행만을 전제로 설계됐다 ⓒ Tesla

5. 앞으로 어떻게 되나

NHTSA의 감사 질의가 곧바로 사이버캡 서비스 중단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조사 결과에 따라 테슬라가 뒤늦게 별도의 면제 신청 절차를 밟아야 하거나, 최악의 경우 서비스 운영 방식에 제약이 가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대로 DOT의 규정 개정이 예상보다 빨리 마무리된다면, 테슬라의 자체 인증 판단이 사후적으로 정당화되는 방향으로 상황이 정리될 수도 있다.

테슬라의 로보택시 관련 소식과 서비스 지역 확대 계획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바로가기

✅ 사이버캡 NHTSA 조사, 이것만은 확인하세요

· 사이버캡 상업 운행 개시: 2026년 9월 3일, 텍사스 오스틴
· NHTSA 감사 질의 개시: 개시 하루 만인 9월 4일
· 쟁점은 스티어링 휠·페달 등 수동 조작장치 미탑재에 대한 자체 인증 판단
· 경쟁사 죽스는 수년 심사를 거쳐 7월 30일 2년 한시 면제 승인을 받았고, 8월 10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유상 운행 시작
· DOT는 관련 규정 자체를 폐지하는 방안을 별도로 추진 중

6. 정리

사이버캡은 테슬라가 오랫동안 준비해온 무인 로보택시 사업의 첫 상업화 사례지만, 영업을 시작하자마자 규제 당국의 감사 대상에 올랐다. 문제의 핵심은 스티어링 휠과 페달이 없는 차량을 정부의 정식 승인 없이 자체 인증만으로 도로에 투입했다는 점이다. 경쟁사 죽스가 수년에 걸친 심사 끝에 정식 승인을 받은 것과 대비되면서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며, 관련 연방 규정의 개정 여부가 이번 조사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