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안 R1S 전면

▲ 리비안 R1S 전측면. R1S·R1T를 포함한 7건의 상표가 한국에 등록돼 있다 ⓒ Mliu92,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리비안 IP 홀딩스가 한국에 등록해둔 상표가 확인됐습니다. R2 계열 3건, R1 계열 4건입니다.

리비안은 미국 전기 픽업·SUV 제조사입니다. 한국에는 아직 진출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상표들이 진출 준비 신호인지, 아니면 그냥 방어용인지가 관건입니다. 출원 날짜를 보면 답의 방향이 보입니다.

1. 등록된 상표 7건의 목록

한국에 등록된 리비안 상표는 R2 계열 3건R1 계열 4건입니다.

한국에 등록된 리비안 상표
상표출원등록
R2S2020년 5월2021년 9월
R2T2020년 5월2021년 8월
R2X2020년 6월2021년 10월
R1S / R1T / R1X / R1V등록 완료

명칭 규칙은 단순합니다. S는 SUV, T는 트럭(픽업)을 뜻합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판매 중인 R1S는 SUV, R1T는 픽업입니다.

R2는 R1보다 한 체급 작은 중형 라인입니다. 리비안이 대중화 모델로 밀고 있는 축입니다.

리비안 R1S 후측면

▲ 리비안 R1S 후측면. S는 SUV, T는 픽업을 뜻하는 명명 규칙이다 ⓒ Mliu92,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2. 2020년이라는 출원 날짜의 의미

이 뉴스를 읽을 때 가장 중요한 대목은 출원 시점입니다.

R2 계열 세 건은 모두 2020년 5~6월에 출원됐고, 2021년에 등록이 끝났습니다.

리비안이 유럽 확장을 본격화한 것은 그보다 한참 뒤입니다. 즉 이 상표들은 최근의 해외 진출 전략에 따라 새로 낸 것이 아닙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실제 판매 계획과 무관하게 주요 시장에 차명을 미리 선점합니다. 나중에 진출할 때 같은 이름을 다른 곳이 먼저 등록해두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한국은 상표권에서 선출원주의를 따릅니다. 먼저 출원한 쪽이 권리를 가집니다. 그래서 방어적 선점이 관행처럼 이뤄집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상표 등록은 "한국 진출이 임박했다"는 근거로 쓰기엔 약합니다. 원 기사 역시 같은 취지의 단서를 달았습니다.


3. R2는 어떤 차인가

그렇다고 R2 자체가 한국과 무관한 차는 아닙니다. 리비안이 대중 시장을 향해 던지는 카드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가격은 4만 5,000달러부터입니다. 현행 R1T가 7만 990달러, R1S가 7만 6,990달러부터(2026년형 듀얼모터 기준)인 것과 비교하면 진입 가격이 3만 달러가량 낮아지는 셈입니다.

영국 가격은 약 4만 파운드로 예상됩니다. 유럽 시장의 중형 전기 SUV 경쟁 구간에 정확히 맞춰진 값입니다.

RJ 스캐린지 CEO는 유럽 시장에 대해 "성공해야만 한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선택이 아니라 필수 시장으로 본다는 뜻입니다.

R2 다음으로는 더 작은 크로스오버 R3와 고성능 R3X가 유럽에 투입될 예정입니다.

리비안 R1S 상단 시점

▲ 리비안 R1S. R2는 이 R1S보다 한 체급 아래, 미국 기준 4만 5,000달러부터 시작한다 ⓒ OWS Photography, Wikimedia Commons (CC BY 4.0)


4. 조지아 공장과 물량이라는 현실적 제약

한국 진출을 따질 때 상표보다 중요한 변수는 생산 능력입니다.

리비안은 조지아에 신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목표 가동 시점은 2028년, 초기 연간 생산 능력은 30만 대 수준입니다.

이 공장이 돌기 전까지 리비안이 확보한 물량은 제한적입니다. 물량이 빠듯한 제조사는 신규 시장을 늘리지 않습니다. 기존 시장 대기 물량부터 소화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게다가 리비안의 최우선 순위는 유럽입니다. 한국은 그다음 순번을 다투는 위치입니다.

정리하면 "상표는 있고, 물량과 우선순위는 아직 없다"가 현재 상태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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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들어온다면 어디와 붙게 되나

가정을 세워보면, R2가 국내에 들어올 경우 경쟁 상대는 4천만~6천만 원대 중형 전기 SUV 구간입니다.

이 구간은 이미 기아 EV5·EV6, 현대 아이오닉5, 테슬라 모델Y가 촘촘하게 채우고 있습니다. 여기에 중국 브랜드까지 들어오는 중입니다.

리비안의 무기는 오프로드 성향과 브랜드 이미지입니다. 반대로 약점은 서비스망입니다. 신규 수입 브랜드가 국내에서 가장 크게 걸리는 지점이 정비 인프라입니다.

보조금도 변수입니다. 국내 전기차 보조금은 배터리 성능과 사후관리 체계를 함께 따집니다. 서비스망이 갖춰지지 않으면 보조금에서 불리해집니다.

결국 상표 7건은 출발선도 아닙니다. 출발선에 서기 위한 최소 서류에 가깝습니다.

리비안 R1S 후면

▲ 리비안 R1S 후면. 국내 진출을 가르는 것은 상표가 아니라 물량과 서비스망이다 ⓒ Mliu92,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6. 정리

리비안 IP 홀딩스가 한국에 R2S·R2T·R2X와 R1S·R1T·R1X·R1V 등 7건의 상표를 등록해둔 것이 확인됐습니다.

다만 출원은 대부분 2020년, 등록은 2021년으로 최근의 유럽 확장 전략보다 앞섭니다. 글로벌 업체의 방어적 선점 관행을 감안하면 진출 임박 신호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R2는 미국 4만 5,000달러부터이고, 조지아 신공장은 2028년 가동 목표입니다. 물량과 우선순위를 보면 한국은 아직 뒷순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