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일렉트릭 GLC

▲ 디 올 뉴 메르세데스-벤츠 일렉트릭 GLC. GLC의 첫 순수 전기 모델이다

수입차 시장에서 사전계약 숫자는 흔한 홍보 소재입니다. 이번 700대가 다르게 읽히는 이유는 판매 방식이 바뀐 뒤 나온 숫자이기 때문입니다.

한성자동차는 메르세데스-벤츠 GLC의 첫 순수 전기 모델인 디 올 뉴 일렉트릭 GLC의 사전계약이 700대를 넘겼다고 밝혔습니다.

1. RoF가 바꾼 것

지난 4월 13일, 메르세데스-벤츠는 국내 판매 방식을 바꿨습니다. 리테일 오브 더 퓨처(Retail of the Future, RoF)입니다.

핵심은 가격 할인 중심의 판매 전략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대신 고객이 차량을 탐색하고 상담받는 과정부터 구매와 인도, 이후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전 여정의 일관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 할인 경쟁이 만든 문제

딜러사 간 할인 경쟁이 심해지면 같은 차를 다른 가격에 사는 상황이 반복됩니다.

먼저 산 고객이 손해를 보고, 브랜드 잔존가치도 함께 흔들립니다. RoF는 이 구조를 끊고 가격이 아닌 경험으로 경쟁하도록 판매 방식을 재편하려는 시도입니다.

제도 시행 4개월여가 지나면서 각 파트너사(옛 딜러사)의 고객 경험과 영업 현장에도 본격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번 사전계약 700대는 그 변화가 실적으로 나타난 첫 사례로 평가됩니다.

메르세데스-벤츠 일렉트릭 GLC

▲ 할인 대신 경험으로 경쟁하는 구조에서 나온 사전계약 실적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 Alexander-93,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2. 전시장에 새로 생긴 자리

한성자동차는 고객과 가장 먼저 만나는 영업 현장부터 손봤습니다.

신차 전시장에 고객 경험 총괄 매니저(CXM)를 도입해 고객이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상담과 시승, 차량 인도까지 전반적인 경험을 관리합니다. 전문 세일즈 컨설턴트의 상담 역량 강화에도 힘써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과 니즈를 이해하고 최적의 서비스를 제안하는 방식입니다.

24시간 상담을 지원하는 비즈니스 디벨롭먼트 센터(BDC)도 주요 고객 접점 중 하나입니다. 오프라인 전시장에 국한됐던 접점을 확대해, 고객이 필요할 때 언제나 연결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다는 취지입니다.

RoF 전환 이후 달라진 고객 접점
영역변화
전시장CXM 도입 — 입장부터 인도까지 경험 관리
상담BDC 운영 — 24시간 대응
영업가격 협상 → 라이프스타일 기반 제안
사후멤버십·라이프스타일 프로그램으로 관계 연장

3. 서비스망에 들어간 투자

차량 구매 이후의 경험, 즉 서비스 분야의 투자도 함께 진행됐습니다.

한성자동차는 성동, 인천서구, 강릉 등 전국의 주요 서비스 거점을 강화했습니다. 특히 성동 서비스센터는 워크베이를 약 95개에서 135개로 확대하고 200여 명의 테크니션 체계를 갖췄습니다.

일반 정비와 사고 수리는 물론 메르세데스-AMG, 메르세데스-마이바흐, 전기차 전문 테크니션을 별도로 운영합니다. 전기차 비중이 늘어나는 국면에서 정비 역량 확보는 판매만큼 중요한 조건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 일렉트릭 GLC 후면

▲ 전기차 판매가 늘어날수록 전용 정비 역량이 구매 결정에 영향을 준다 ⓒ Alexander-93,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4. 사람을 먼저 길렀습니다

한성자동차는 메르세데스-벤츠 파트너사 중 유일하게 AS Academy를 운영합니다.

올해는 신입 기술직 직원 63명을 대상으로 4주간 스타 트레이닝(STAR Training)을 진행했습니다. 이론부터 차량 실습, 서비스센터 현장 OJT와 멘토링까지 단계별 교육을 통해 전문 기술 인력을 육성하는 과정입니다.

📍 왜 정비 인력이 병목인가

전기차는 고전압을 다룹니다. 아무나 손댈 수 없고, 자격을 갖춘 인력이 있어야 정비가 가능합니다.

판매 물량이 늘어나는 속도를 정비 인력 양성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면 입고 대기 시간이 길어집니다. 서비스 만족도가 무너지는 지점이 대체로 여기입니다.

5. 구매 이후로 넓어진 범위

한성자동차는 차량 구매와 서비스뿐 아니라 고객의 일상으로까지 경험의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통합 로열티 멤버십 클럽한성(Club HANSUNG)을 통해 스포츠와 문화, 예술, 여가 등 고객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프리미엄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다양한 럭셔리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구매 이후에도 관계를 이어갑니다.

목표는 차량 탐색과 상담, 구매 및 인도, 정비와 사후관리, 멤버십, 재구매까지 이어지는 고객 여정 전반을 하나의 경험으로 연결하는 것입니다.

6. 700대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한성자동차 김마르코 대표는 "RoF 전환은 단순히 차량을 판매하는 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RoF가 지향하는 고객 중심의 새로운 리테일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라며 "RoF 전환을 통해 더욱 강화된 메르세데스-벤츠의 가치를 담은 최고의 모빌리티 경험을 선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700대는 사전계약 수치입니다. 실제 출고와 인도 실적, 그리고 계약 취소율까지 확인돼야 RoF 전환의 성과를 온전히 판단할 수 있습니다. 할인이라는 무기를 내려놓은 판매 방식이 국내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지는 연간 실적으로 검증될 문제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 전기 GLC

▲ 사전계약과 실제 인도 실적 사이의 간격이 이번 전환의 진짜 성적표가 된다 ⓒ JustAnotherCarDesigner, Wikimedia Commons (CC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