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링크앤코는 지리 그룹 산하 브랜드다. 08은 EM-P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얹었다 ⓒ Wikimedia Commons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애매한 물건으로 취급돼 왔습니다. 전기차만큼 조용하지 않고, 내연기관만큼 단순하지도 않습니다. 배터리와 엔진을 둘 다 실어 무겁기까지 합니다.
링크앤코가 택한 반박 방식은 거리였습니다. 모로코에서 세네갈까지 3,200km 이상을 달렸습니다.
1. 왜 하필 다카르인가
다카르는 랠리의 이름입니다. 원래는 파리에서 출발해 세네갈 다카르까지 달리던 대회로, 내구성을 증명하는 무대의 대명사입니다.
링크앤코가 간 것은 경기가 아니라 같은 경로를 따라간 주행입니다. 사막과 비포장도로가 이어지는 구간이라, 충전 인프라가 없는 환경에서 PHEV가 어떻게 버티는지 보여주기에 적합합니다.
📍 이 코스에서 순수 전기차는 곤란합니다
모로코에서 모리타니를 거쳐 세네갈로 내려가는 구간은 충전소가 사실상 없습니다. 마을 간격이 수백 km씩 벌어집니다.
PHEV는 엔진이 있어 연료만 있으면 계속 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도심에서는 전기로만 다닐 수 있습니다. 이 코스를 고른 것은 PHEV가 가장 유리한 조건을 무대로 잡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2. EM-P는 어떤 구조인가
| 항목 | 내용 |
|---|---|
| 엔진 | 1.5L 4기통 터보 |
| 변속기 | 3단 |
| 모터 | 전륜 전기모터 |
| 배터리 | 39.6kWh 리튬이온 |
| 순수 전기 | 최대 200km (WLTC) |
| 복합 | 1,000km 이상 |
39.6kWh는 PHEV로서는 큰 배터리입니다. 국내에서 흔한 PHEV가 10~20kWh대인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입니다. 순수 전기로 200km를 간다는 것은, 일상 주행에서는 사실상 전기차로 쓸 수 있다는 뜻입니다.
📍 3단 변속기가 붙은 이유
전기모터는 단일 기어로도 넓은 회전 영역을 감당합니다. 그런데 엔진이 직접 바퀴를 굴리는 모드가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고속 정속 주행에서는 엔진 직결이 효율이 좋습니다. 발전 후 모터로 돌리면 변환 손실이 두 번 생기기 때문입니다. 3단 변속기는 이 구간을 위한 장치입니다. 복합 1,000km라는 숫자는 여기서 나옵니다.
▲ 링크앤코는 지리 그룹 산하로, 볼보·폴스타와 기술 기반을 공유한다 ⓒ Wikimedia Commons
3. 앞서 세운 두 개의 기록
이번 주행이 처음이 아닙니다. 링크앤코는 이미 두 개의 기네스 세계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 기록 | 수치 | 장소·시점 |
|---|---|---|
| 단일 주행 최대 거리 | 1,813km | 중국 하미 · 2024년 4월 |
| 전기 모드 최장 주행 | 293km | 멕시코시티 |
293km는 WLTC 인증치 200km를 넘습니다. 실제 주행에서 인증치보다 길게 나오는 것은 드문 일인데, 멕시코시티가 해발 2,200m 고지대라 공기저항이 낮고 정체가 많아 전기 모드에 유리한 조건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4. 왜 이런 기록을 만드나
중국 브랜드의 해외 진출 방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값으로 밀던 단계를 지나, 검증된 숫자를 앞세우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는 충전 인프라가 고르지 않은 시장입니다. 순수 전기차를 밀기 어려운 이 지역에서 PHEV는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다카르 코스 주행은 그 시장을 향한 메시지에 가깝습니다.
▲ 지리 그룹은 링크앤코·지커·볼보·폴스타를 함께 운영한다 ⓒ Wikimedia Commons
5. 국내 PHEV 상황과 비교하면
국내 PHEV 시장은 사실상 축소돼 왔습니다. 보조금이 사라지면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고, 제조사도 하이브리드와 순수 전기차에 집중했습니다.
반면 중국 시장에서는 PHEV가 빠르게 늘었습니다. BYD의 DM-i, 링크앤코의 EM-P처럼 배터리를 키우고 전기 주행거리를 늘린 구성이 주류가 됐습니다. 같은 이름의 기술이지만 성격이 다른 물건이 된 셈입니다.
▲ 국내에도 중국산 PHEV가 들어와 있다. 배터리를 키운 구성이 공통점이다 ⓒ Wikimedia Commons
6. 숫자를 읽을 때 주의할 점
| 항목 | 내용 |
|---|---|
| 3,200km | 경기 기록이 아니라 브랜드 주행 이벤트 |
| 1,000km 복합 | 연료 만충 + 배터리 만충 합산 기준 |
| 200km 전기 | WLTC 기준 — 국내 인증치는 다르게 나옴 |
| 국내 도입 | 링크앤코는 국내 미판매 |
7. 정리
링크앤코 08이 2026년 7월 15일부터 8월 2일까지 모로코 카사블랑카에서 모리타니를 거쳐 세네갈 다카르까지 3,200km 이상을 달렸습니다.
1.5L 4기통 터보에 3단 변속기, 전륜 전기모터, 39.6kWh 배터리를 조합한 EM-P 시스템입니다. 순수 전기 최대 200km(WLTC), 복합 1,000km 이상입니다.
앞서 중국 하미에서 단일 주행 1,813km, 멕시코시티에서 전기 모드 293km의 기네스 기록을 세운 바 있습니다. 충전 인프라가 고르지 않은 시장을 겨냥한 메시지로 읽힙니다. 링크앤코는 국내에 판매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