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용 도색과 군 번호판을 단 랜드로버 울프 차량 전면

▲ 1990년대 도입된 랜드로버 울프 군용 사양. 새 제안 모델은 이 이름을 다시 쓴다 ⓒ Chin Yu Chu, Wikimedia Commons (CC BY-SA 2.0)

영국 국방부가 노후화된 경량 기동차량을 교체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규모는 9,500대 이상. 랜드로버는 여기에 '디펜더 울프 시리즈II'를 들고 나왔다. 1990년대 영국군이 쓰던 군용 랜드로버의 이름 '울프'를 다시 꺼낸 것이다.

1. 한 차대에서 9가지 — 요구 조건이 까다롭다

군용 도색의 랜드로버 울프 측면, 차체에 군 표식이 붙은 모습

▲ 랜드로버 울프 군용 사양. 한 차대에서 여러 파생형을 만들어내는 것이 이 사업의 핵심 요구다 ⓒ Chin Yu Chu, Wikimedia Commons (CC BY-SA 2.0)

사막색 도장의 랜드로버 울프 90 소프트톱 군용차 전면

▲ 단축 휠베이스 울프 90(군 제식명 TUL). 소프트톱 사양으로, 1996년 도입분 가운데 1,411대가 이 형식이었다 ⓒ Nicendandy,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영국군이 요구한 파생형은 아홉 가지다. 범용차량, 야전 구급차, 전술 이동차량, 유틸리티차량, 강화 방호차량, 지휘통제차량, 장비 지원차량, 수송차량, 임무 시스템 차량이다. 하나의 기본 차대에서 구급차와 지휘차, 방호차를 모두 만들어내야 한다는 뜻으로, 플랫폼의 확장성이 평가의 핵심이 된다.

2. 무엇이 달라졌나

랜드로버 디펜더 130 민수용 실물 사진

▲ 민수용 랜드로버 디펜더. 울프 시리즈II는 이 차를 기반으로 군용 요구에 맞춰 개발됐다 ⓒ CarPrism

랜드로버는 이 차를 '차세대 경량 기동차량'으로 소개하며 6만 2,000회에 이르는 테스트를 거쳤다고 밝혔다. 극한 환경에서의 내구성을 확보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외관에서 확인되는 변화는 강철 범퍼, 헤드라이트 가드, 상승형 공기 흡입구(스노클), 대형 타이어, 루프 랙 등이다. 차체와 섀시는 JLR의 '극한 상황 시험(Extreme Event Test)' 절차를 통과하도록 설계됐다.

JLR은 이 차가 영국에서 설계·개발됐고 엔진은 울버햄프턴 공장에서 생산된다고 밝혔다. 다만 배기량·출력·변속기 등 동력전달계의 구체적인 수치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민수용 디펜더에서 군용에 불필요한 편의·마감 요소를 덜어내 단순화한 것이 개발 방향이다.

3. '울프'라는 이름이 갖는 의미

캔버스 덮개를 씌우고 트레일러를 견인하는 랜드로버 울프 110 군용차

▲ 브루나이 주둔 영국군이 운용하는 울프 110(TUM). 트레일러 견인 등 야전 수송이 기본 임무였다 ⓒ Pangalau,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울프는 1990년대 영국군이 도입한 군용 랜드로버 디펜더의 제식 명칭이 맞다. 영국 국방부는 1996년 1월 18일 약 1억 7,000만 파운드 규모로 신형 랜드로버 디펜더 XD(eXtra Duty)를 발주했고, 랜드로버는 이 개발 프로젝트를 '울프(Wolf)'라고 불렀다.

군 제식 명칭은 따로 있었다. 단축 휠베이스 90은 TUL HS(Truck Utility Light, High Specification), 장축 110은 TUM HS(Truck Utility Medium)다. 1998년까지 총 7,925대(TUL 1,411대, TUM 6,514대)가 생산돼 영국군의 기본 기동 수단으로 자리 잡았고, 이번 사업의 교체 대상에도 그 계보의 차량들이 포함된다. 같은 이름을 다시 쓴다는 것은 기존 운용 경험과 정비 체계를 이어받겠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4. 경쟁자는 누구인가

이네오스 그레나디어 쿼터마스터 픽업 후면 측면 실물 사진

▲ 이네오스 그레나디어 쿼터마스터. 이네오스는 이 차를 기반으로 한 다목적 경량차량(MRLV)으로 LMV 사업에 참여한다 ⓒ Alexander-93,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울프 시리즈II가 자동으로 채택되는 것은 아니다. 약 9억 파운드로 알려진 이 사업에는 이미 여러 진영이 뛰어들어 있다.

  • 이네오스 + SMT 디펜스·NMS UK — 그레나디어 기반 다목적 경량차량(MRLV)
  • 밥콕 + 수파캣 — 토요타 랜드크루저 LC70을 플랫폼으로 한 범용 물류차량(GLV) 계열
  • GM 디펜스 + BAE 시스템스 — 쉐보레 콜로라도 기반
  • 제너럴 다이내믹스·리카도 — 포드 픽업 기반
  • 라인메탈 — 카라칼(Caracal)

평가의 핵심은 한 차대에서 아홉 가지 파생형을 뽑아낼 수 있느냐, 그리고 수명주기 전반의 정비·부품 지원을 감당할 수 있느냐다. 실제로 이번 계약에는 차량 납품뿐 아니라 정비·수리·군수 지원까지 포함된다.

네 가지 파생형(범용 기동·전술 기동·야전 구급·유틸리티)은 2026년 9월 16~17일 베드퍼드셔 밀브룩 주행시험장에서 열리는 영국 육군 DVD 2026에서 공개된다.

5. 정리

랜드로버 디펜더 실물 사진

▲ 랜드로버 디펜더(참고 이미지). 민수 모델의 구조를 군용 요구에 맞춰 확장하는 방식이다 ⓒ CarPrism

체크포인트

  • 영국군 경량 기동차량 사업 규모는 9,500대 이상, 파생형은 9가지다.
  • 랜드로버는 디펜더 울프 시리즈II로 6만 2,000회 테스트를 마쳤다고 밝혔다.
  • 엔진·동력전달계 구체 사양은 미공개이며, 엔진은 울버햄프턴에서 생산된다.
  • 1996년 발주된 원조 울프는 군 제식명 TUL/TUM HS7,925대가 만들어졌다.
  • 이네오스·밥콕(토요타)·GM 디펜스 등과 경쟁하며, 네 가지 파생형이 9월 16~17일 DVD 2026에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