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6년형 람보르기니 미우라. 미드십 엔진 구조로 슈퍼카의 설계 문법을 바꿔놓은 모델이다 ⓒ Davide Oliva, Wikimedia Commons (CC BY-SA 2.0)
미우라는 대당 수십억 원을 호가합니다. 전 세계에 남은 개체 수가 제한적이고, 상태가 좋은 차는 더 적습니다.
그런 차가 한자리에 43대 모였습니다. 2026 몬터레이 카 위크 기간,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 3번 페어웨이에서였습니다. 람보르기니는 이를 "전 세계에서 지금까지 개최된 미우라 모임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라고 밝혔습니다.
1. 왜 미우라가 기준점인가
1966년 이전과 이후의 스포츠카는 다릅니다. 그 경계에 미우라가 있습니다.
당시 고성능차의 정석은 엔진을 앞에 놓는 것이었습니다. 미드십은 레이스카의 문법이었고, 도로용 차에 쓰기에는 무리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미우라는 V12를 운전석 뒤에 가로로 눕혀 얹었습니다. 무게중심이 차 한가운데로 모이면서 회두성과 접지력이 함께 좋아졌고, 보닛을 낮게 깎을 수 있어 형태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 미드십이 만든 실루엣
엔진이 뒤로 가면 앞 오버행이 짧아지고 보닛이 낮아집니다. 운전석은 앞으로 밀리고, 뒷부분은 넓고 높아집니다.
오늘날 슈퍼카를 보고 우리가 '슈퍼카처럼 생겼다'고 느끼는 비례가 바로 여기서 나왔습니다. 미우라가 남긴 것은 성능 수치가 아니라 형태의 문법입니다.
2. 43대라는 숫자의 무게
미우라는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까지 생산됐습니다. 60년 가까이 지난 지금, 운행 가능한 상태로 남은 개체는 한정적입니다.
43대를 한 잔디밭에 세우려면 소유주 43명의 동의와 이동이 전제됩니다. 대부분 대륙을 건너와야 합니다. 이 행사가 '역대 최대'로 불리는 이유는 대수 자체보다 그 물류가 성립했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 람보르기니 레부엘토. V12 하이브리드를 얹은 현행 플래그십으로, 미우라 60주년 한정판의 베이스가 됐다 ⓒ Alexander Migl,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3. 99대의 오마주
람보르기니는 60주년을 기념해 레부엘토 미우라 60° 오마주를 내놨습니다. 99대 한정의 익스클루시브 스페셜 시리즈입니다.
베이스는 현행 플래그십 레부엘토입니다. V12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하이브리드를 더한 모델로, 미우라가 세운 V12 미드십 계보를 잇는 위치에 있습니다.
▲ 오렌지 컬러의 레부엘토. 60주년 한정판은 미우라 시대를 연상시키는 원색 계열 배색을 폭넓게 준비했다 ⓒ Wikimedia Commons
4. 같은 잔디밭에 놓인 신차들
람보르기니는 이번 행사를 과거와 현재를 나란히 놓는 자리로 구성했습니다. 미우라 43대 옆에 현행 라인업이 함께 섰습니다.
| 모델 | 성격 |
|---|---|
| 레부엘토 SV | 1,050마력 — 6.5L V12 + 모터 3개, 역대 최강 양산 람보르기니 |
| 레부엘토 미우라 60° 오마주 | 99대 한정 기념 모델 |
| 테메라리오 | 트윈 터보 V8 하이브리드 |
| 우루스 SE 퍼포만테 | 미국 데뷔 — 고성능 SUV |
SV라는 배지가 레부엘토에 붙은 것이 이번 행사의 실질적인 뉴스입니다. 람보르기니에서 SV는 같은 세대의 최상위 고성능 파생에 붙어온 이름입니다.
레부엘토 SV는 6.5리터 자연흡기 V12에 전기 모터 세 개를 더해 1,050마력을 냅니다. 람보르기니가 만든 역대 가장 강한 양산차입니다. 카 위크 직전 더 콰이어(The Quail)에서 먼저 공개된 뒤, 페블비치 주간에 미국 무대에 올랐습니다.
▲ 람보르기니 우루스. SE 퍼포만테가 이번 행사에서 미국 시장에 처음 소개됐다 ⓒ Wikimedia Commons
5. 페블비치라는 무대
몬터레이 카 위크는 매년 8월 캘리포니아 몬터레이 반도에서 열리는 자동차 행사 주간입니다. 그 정점이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입니다.
골프 코스 페어웨이를 전시장으로 쓰는 구조여서, 브랜드마다 배정받는 페어웨이 번호가 곧 자리의 성격을 결정합니다. 람보르기니가 쓴 곳은 3번 페어웨이였습니다.
이 무대가 중요한 이유는 클래식카 소유주들이 실제로 모이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신차 발표회장이 아니라, 차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차를 끌고 오는 자리입니다. 43대라는 숫자가 성립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6. 브랜드가 유산을 꺼내는 이유
최근 슈퍼카 제조사들은 전동화 전환기를 지나는 중입니다. 배기음과 자연흡기 엔진이 상품성의 중심에서 밀려나는 국면입니다.
이 시기에 브랜드가 기댈 수 있는 자산이 역사입니다. 60년 전 모델을 43대 모으는 일은 마케팅 비용이 크지만, V12라는 계보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메시지를 숫자 하나 없이 전달합니다.
7. 정리
람보르기니가 2026 몬터레이 카 위크 기간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 3번 페어웨이에 미우라 43대를 모았습니다. 역대 최대 규모의 미우라 모임입니다.
1966년 등장한 미우라는 미드십 엔진 구조를 도로용 슈퍼카에 정착시켜, 이후 슈퍼카의 비례와 설계 방식 자체를 바꿔놓은 모델로 평가됩니다.
같은 자리에는 1,050마력 레부엘토 SV가 올랐습니다. 6.5리터 V12에 모터 세 개를 더한 역대 가장 강한 양산 람보르기니로, 카 위크 직전 더 콰이어에서 공개된 뒤 미국 무대에 섰습니다. 99대 한정 레부엘토 미우라 60° 오마주와 테메라리오, 미국에 처음 소개된 우루스 SE 퍼포만테도 함께 전시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