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컨테이너 터미널, 컨테이너선과 크레인

▲ 부산 컨테이너 터미널. 2025년 중고차 수출액이 역대 최대인 88.7억 달러를 기록했다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2025년 한국 자동차 수출 성적표를 신차 기준으로만 보면 뒷걸음질 친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여기에 중고차를 더하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중고차 수출이 신차 수출의 감소분을 메우고도 남았기 때문이다.

1. 88.7억 달러 — 1년 만에 1.75배

선적을 앞둔 자동차들이 항구에 정렬된 모습(자료사진)

▲ 수출 선적 대기 중인 차량들(자료사진). 중고차 수출은 1년 만에 1.75배로 늘었다 ⓒ CarPrism

2025년 중고차 수출액은 88.7억 달러로, 전년(50.7억 달러) 대비 75.1% 증가했다. 금액 기준으로 1년 만에 1.75배 가까이 뛴 셈이다. 이 증가폭은 완성차 신차 수출의 통상적인 연간 증감률과 비교하면 이례적으로 크다.

2. 비중 7.1%→12.3% — 왜 이렇게 늘었나

고속도로를 달리는 다수의 차량, 국내 도로

▲ 국내 고속도로. 중고차 수출 비중이 1년 새 거의 2배로 늘며 자동차 수출 구조가 바뀌고 있다 ⓒ CarPrism

전체 자동차 수출에서 중고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7.1%에서 12.3%로 뛰었다. 이는 단순히 중고차 수출이 늘어난 것을 넘어, 신차 수출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2025년 전체 자동차 수출액(720억 달러)에서 중고차분(88.7억 달러)을 뺀 신차 수출액은 약 631억 달러로, 전년(708억 달러에서 중고차분 50.7억 달러를 뺀 약 657억 달러)보다 약 4.0%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3. 신차는 왜 줄었나 — 관세와 현지 생산

현대차 공장 조립라인에서 작업자들이 차체를 조립하는 모습

▲ 현대차그룹 조립라인(자료사진). 해외 현지 생산 비중이 늘어날수록 국내에서 완성차로 수출할 물량은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 Wikimedia Commons

신차 수출이 주춤한 배경에는 두 가지 요인이 겹쳐 있다. 하나는 2025년 내내 자동차 업계를 짓눌렀던 미국의 한국산 자동차 관세 리스크다. 산업통상부도 "2025년은 미국 관세 부과로 자동차산업에 위기가 드리워진 한 해였다"고 짚었다. 다만 연말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되며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됐다. 다른 하나는 완성차 업체들이 미국 등 해외 현지 생산·조립(KD) 비중을 꾸준히 늘려온 흐름이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조지아 메타플랜트 가동 확대가 대표적인 예로, 판매 시장 인근에서 직접 생산하는 물량이 늘어날수록 한국에서 완성차로 실어 보낼 물량은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구조다.

4. 그 빈틈을 중고차가 메웠다

고속도로 요금소를 통과하는 차량들

▲ 고속도로 요금소. 국내에서 잘 관리된 중고차들이 해외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 CarPrism

신차 수출이 주는 사이, 중고차 수출이 그 자리를 채웠다. 한국 중고차는 정기 검사 제도와 비교적 짧은 평균 보유 기간(3~4년) 덕에 해외 시장에서 상태가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관세 장벽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중고차 수출이 늘면서, 결과적으로 2025년 전체 자동차 수출액은 720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차 수출만 봤다면 나올 수 없었던 결과다.

중고차 매매단지에 빼곡히 늘어선 차량들(자료사진)

▲ 중고차 매매단지(자료사진). 상태 양호한 국산 중고차가 해외 바이어들 사이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수출 물량을 키우고 있다

5. 정리

체크포인트

  • 2025년 중고차 수출액은 88.7억 달러로 전년(50.7억 달러) 대비 75.1% 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 전체 자동차 수출에서 중고차 비중은 7.1%→12.3%로 급등했다.
  • 신차(중고차 제외) 수출은 관세 리스크·현지 생산 확대 영향으로 오히려 약 4.0%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 중고차 수출 덕분에 2025년 전체 자동차 수출액은 전년 708억 달러에서 720억 달러 역대 최대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