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 관세만 적용받는 한국 시장을 두고 대응 논의가 오가는 중국 전기차 BYD 씰 ⓒ Wikimedia Commons
같은 중국산 전기차인데 관세가 15배 넘게 차이 난다면 어떨까.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127.5%, EU는 최대 45.3% 관세를 매긴다. 사실상 자국 시장 진입 자체를 막아버리는 수준이다. 반면 한국의 관세는 8%에 그친다. 그 결과 국내에서 팔리는 전기차 3대 중 1대가 중국산이라는 통계까지 나왔다. 관세로는 이미 늦었다는 지적 속에, 정부와 국회에서 오가는 세제 대응 논의를 정리했다.
1. 관세 8% — 유독 낮은 한국의 방어선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각국의 관세 정책은 극명하게 갈린다. 미국은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127.5%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한다. 사실상 시장 진입을 봉쇄하는 수준이다. EU도 자체 조사를 거쳐 브랜드별로 최대 45.3%의 상계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 국가/지역 | 관세율 | 비고 |
|---|---|---|
| 한국 | 8% | 일반 승용차 관세율과 동일 수준, 별도 상계관세 없음 |
| EU | 최대 45.3% | 브랜드별 상계관세 차등 적용 |
| 미국 | 최대 127.5% | 무역법 301조 기반, 사실상 시장 봉쇄 수준 |
반면 한국은 별도의 상계관세나 세이프가드 없이 일반 승용차와 같은 8% 관세만 적용하고 있다. 미국·EU가 자국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고율 관세를 매기는 사이, 한국 시장은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채 방치돼 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평택에 문을 연 BYD 오토 전시장. 국내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 전기차 업체의 상징적 장면이다 ⓒ Wikimedia Commons
2. 국내 전기차 3대 중 1대는 중국산
낮은 관세 장벽의 결과는 시장 점유율로 확인된다. 미디어펜을 비롯한 복수 매체 보도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되는 전기차 3대 중 1대가 중국산인 것으로 집계됐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브랜드들이 상용차·저가 세그먼트를 중심으로 빠르게 존재감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단일 매체 보도에 그치지 않고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의 '2026년 상반기 자동차산업 동향 분석' 보고서로도 확인된다. KAMA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국내 전기차 신규 등록 중 중국산 비중은 전년 동기 26.8%에서 35.0%로 커졌으며, 이는 전년 대비 178.7% 급증한 수치다. 국산 전기차가 점유율 1위(57.5%)를 지키고는 있지만, 중국산이 수입 전기차 가운데 압도적 1위로 올라선 것으로 파악된다.
📍 "관세 방지턱 없는 한국"
코리아데일리는 이런 상황을 "관세 방지턱 없는 한국, 중국 전기차 질주 구경만"이라는 제목으로 짚었다. 미국·EU가 관세로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동안, 한국은 상대적으로 무방비 상태에서 중국 전기차의 공세를 지켜보고 있다는 취지다.
업계에서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자체적인 가격·상품 경쟁력만으로 이 흐름에 대응하기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완성차 업체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세제 카드 논의로 이어지는 배경이다.
3. 개소세 감면은 오히려 줄어드는 흐름
역설적으로 국산 전기차에 대한 세제 혜택은 오히려 축소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정부의 '2026년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전기차 구매 시 적용되는 개별소비세 감면 한도가 현재 최대 300만 원에서 2027년 200만 원, 2028년 100만 원으로 단계적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 전기차 개소세 감면 축소 일정
· 현재 — 최대 300만 원 감면
· 2027년 — 최대 200만 원으로 축소
· 2028년 — 최대 100만 원으로 추가 축소
더팩트는 이를 두고 "중국차에 안방 내주나… 개소세 일몰에 국내 완성차 고민"이라는 제목으로, 국산 전기차 구매 유인이 줄어드는 시점에 중국산 저가 전기차의 공세가 겹치는 것에 대한 업계 우려를 전했다. 헤럴드경제 역시 "중국에는 활짝, 국산차 지원은 축소"라며 정부가 방어선 없이 스스로 "빈 골문"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 개소세 감면 축소가 예정된 가운데 중국산 전기차 공세를 맞고 있는 국산 전기차 시장 ⓒ Wikimedia Commons
4. 대안으로 떠오른 '국내생산세액공제'
관세·개소세 대신 논의되는 대안은 '국내생산세액공제'다. 정부는 2026년 세법개정안에서 국내 생산과 연계한 세액공제 제도를 새로 도입했다. 다만 처음에는 전기차 완성차가 지원 대상에서 빠져 있어 실효성 논란이 일었다.
이에 윤한홍 의원은 지난 8월 국내생산세액공제 대상에 전기차를 포함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도 관련 입장을 밝힌 바 있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전기차가 실제로 공제 대상에 포함될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 업계가 요구하는 추가 지원
완성차·부품업계는 국내생산세액공제 확대 외에도 연구개발(R&D)·설비투자 지원, 핵심 공급망(배터리 소재 등) 강화, 안정적인 내수 수요 지원책 등을 종합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관세 카드를 쓰기 어렵다면, 세제와 산업정책을 결합한 다층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입장이다.
5. 관전 포인트 — 국회 통과 여부와 시기
결국 관건은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언제, 어떤 형태로 통과되느냐다. 윤한홍 의원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국내생산세액공제에 전기차를 포함시킬지, 개소세 감면 축소 일정이 그대로 유지될지에 따라 국산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이 달라질 수 있다.
✅ 앞으로 지켜볼 변수
·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여부와 시행 시점
· 개소세 감면 축소 일정(2027·2028년)이 예정대로 진행될지
· 관세 외에 별도 세이프가드나 상계관세 도입 논의가 나올지 여부
· 중국 브랜드의 국내 생산·조립 현지화 움직임이 있을지
중국산 전기차 관세 비교와 세제 대응 논의의 구체적 내용은 원문 기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토트리뷴 원문 바로가기
▲ 중국산 저가 전기차와 세그먼트가 겹치는 국산 준중형 전기 SUV 기아 EV3 ⓒ Wikimedia Commons
6. 요약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는 한국 8%, EU 최대 45.3%, 미국 최대 127.5%로 격차가 크다. 그 결과 국내 판매 전기차 3대 중 1대가 중국산일 정도로 시장이 잠식되고 있다.
정작 국산 전기차 개소세 감면은 2027~2028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축소될 예정이어서, 관세 방어선도 없는 상태에서 국산차 지원까지 줄어드는 역설적 상황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대안으로 국내생산세액공제에 전기차를 포함시키자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된 상태다. 통과 여부와 시행 시점이 향후 국산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을 가늠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