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는 내연기관부터 하이브리드, 전기차까지 풀라인업을 갖춘 상태에서 교섭을 마무리했다
올해 기아의 교섭은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노조는 26일부터 28일까지 부분파업을 예고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파업 없이 끝났습니다. 파업을 하루 앞둔 25일 잠정합의안이 나왔고, 28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가결됐습니다. 기아는 2021년부터 6년 연속 무분규 타결 기록을 이어갔습니다.
1. 파업 하루 전에 무슨 일이 있었나
과정은 매끄럽지 않았습니다. 노사는 지난 6월 4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12차례 본교섭을 진행했지만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노조의 당초 요구는 폭이 컸습니다. 기본급 14만 9600원 인상, 지난해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주 4.5일제 도입, 정년 65세 연장 등이었습니다.
교섭이 평행선을 그리자 노조는 26일부터 28일까지 부분파업을 예고했습니다. 그러나 파업을 하루 앞둔 25일 오토랜드 광명에서 잠정합의안이 도출되면서 실제 쟁의행위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노사는 중동 분쟁과 주요국의 관세 장벽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지난해 사상 최대 생산과 판매 실적을 거둔 임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을 이어가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
📍 무분규 6년이 갖는 의미
완성차 업계에서 임단협은 매년 반복되는 리스크입니다. 파업 하루가 생산 대수와 납기에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관세와 환율이 흔들리는 국면에서는 생산 일정의 예측 가능성 자체가 경쟁력이 됩니다. 6년 연속 무분규가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 이유입니다.
2. 합의안에 담긴 것
합의안의 핵심은 기본급과 성과 보상입니다.
| 항목 | 내용 |
|---|---|
| 기본급 | 10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
| 경영성과금 | 300% + 400만원 |
| 품질향상 격려금 | 100% + 470만원 |
| 수상 기념 격려금 | 2026 오토카 어워즈 400만원 |
| 타결 격려 | 자사주 47주 |
| 목표 달성 특별 포인트 | 50만 포인트 |
▲ 기아는 지난해 사상 최대 생산·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 Wikimedia Commons
3. 임금 밖의 합의
이번 교섭에서는 임금 외의 합의도 함께 이뤄졌습니다.
노사는 중대재해 예방 및 미래 경쟁력 강화를 통한 고용안정 합의도 체결했습니다. 안전문화 정착을 통한 재해 예방과 미래 모빌리티 산업 전환에 공동 대응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조합원의 고용 안정을 꾀한다는 취지입니다.
여기에 지역사회 발전과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사회공헌기금 40억원 출연에도 합의했습니다.
📍 고용안정이 왜 함께 다뤄지나
전동화 전환은 부품 수와 조립 공정 자체를 줄입니다. 내연기관 파워트레인 라인이 축소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노조 입장에서 임금보다 장기적으로 민감한 사안이 여기에 있습니다. 임단협에서 고용안정 합의가 별도로 체결되는 배경입니다.
4. 회사가 내세운 근거
기아 관계자는 "글로벌 완성차 강호들이 고전하는 상황에서도 기아는 내연기관부터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에 이르는 풀라인업을 바탕으로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번 임단협을 조속히 매듭짓고 글로벌 톱티어 도약을 위해 노사가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내연기관·하이브리드·전기차를 모두 갖춘 라인업이 협상 국면의 근거로 제시됐다 ⓒ Wikimedia Commons
5. 찬성률 64.1%, 투표율 91%
기아 노동조합은 8월 28일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했습니다. 결과는 가결이었습니다.
| 구분 | 찬성 | 반대 | 찬성률 |
|---|---|---|---|
| 임금협상안 | 1만 4409명 | 8027명 | 64.1% |
| 단체협약안 | 1만 4178명 | 8190명 | 63.1% |
전체 조합원 2만 4710명 가운데 2만 2479명이 투표해 약 91%의 투표율을 기록했습니다. 노사는 8월 31일 오토랜드 광명에서 임단협 조인식을 열 예정입니다.
찬성률 60%대는 압도적인 지지는 아닙니다. 반대표가 8000표 넘게 나왔다는 것은 당초 요구안과 최종 합의안 사이의 간격에 대한 불만이 남아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6. 현대차와 갈린 지점
같은 그룹 안에서도 결과는 달랐습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올해 임금교섭 과정에서 부분파업과 8시간 전면파업을 벌였습니다. 현대차 노사 역시 25일 잠정합의안을 마련했고, 31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기본급 10만원이라는 숫자만 보면 평범해 보입니다. 그러나 부분파업 예고 국면을 지나 생산라인을 멈추지 않고 마무리됐다는 사실이 이번 교섭의 실질적인 결과에 가깝습니다.
관세 장벽이 높아지고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가 이어지는 국면에서, 완성차 업체가 통제할 수 있는 변수는 많지 않습니다. 생산이 멈추지 않는다는 것은 그 몇 안 되는 변수 가운데 하나입니다.
▲ 신차 투입 일정이 촘촘할수록 생산 중단의 비용은 커진다 ⓒ 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