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GM 렉스턴 — 2026년 7월 국내 판매 29대로, 전월(111대) 대비 73.9% 급감했다
KGM(옛 쌍용자동차)의 플래그십 SUV 렉스턴이 심각한 판매 부진에 빠졌습니다. 2026년 7월 판매량은 29대. 전월인 6월 111대에서 73.9% 줄었고, 전년 동월(2025년 7월 107대)과 비교해도 72.9% 감소한 수치입니다. KGM 전체 내수 판매 2,610대 중 렉스턴이 차지하는 비중은 1.1%에 불과합니다. 프레임바디 대형 SUV라는 상징성을 가진 모델치고는 이례적일 정도로 초라한 성적표입니다.
1. 싼타페 132분의 1, 팰리세이드 88분의 1
렉스턴의 부진이 더 두드러지는 이유는 경쟁 모델들과의 비교 때문입니다. 같은 7월, 현대 싼타페는 3,822대, 팰리세이드는 2,545대가 팔렸습니다. 두 모델을 합치면 6,367대로, 렉스턴의 약 220배에 달합니다. 대형 SUV 시장 자체가 죽은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오히려 시장은 여전히 뜨거운데, 렉스턴 혼자 그 흐름에서 완전히 소외된 형국입니다.
| 모델 | 7월 판매 | 렉스턴 대비 |
|---|---|---|
| 현대 싼타페 | 3,822대 | 132배 |
| 현대 팰리세이드 | 2,545대 | 88배 |
| KGM 무쏘 EV | 615대 | 21배 |
| KGM 무쏘 | 612대 | 21배 |
| KGM 티볼리 | 480대 | 17배 |
| KGM 렉스턴 | 29대 | - |
▲ 현대 싼타페 — 7월 3,822대가 팔리며 렉스턴의 132배에 달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2. 심지어 같은 회사 안에서도 꼴찌
더 뼈아픈 대목은 렉스턴이 KGM 라인업 안에서도 최하위권이라는 점입니다. 순수 전기 픽업 무쏘 EV(615대)와 내연기관 무쏘(612대), 경형급 소형 SUV 티볼리(480대)까지 모두 렉스턴을 앞섰습니다. 브랜드의 플래그십을 표방하는 모델이 같은 회사의 보급형 모델들에게조차 판매량에서 밀리는 상황인 셈입니다. KGM 전체 내수 2,610대 중 렉스턴 비중이 1.1%에 그친다는 수치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3. 디젤만 고집하다 놓친 흐름
부진의 첫 번째 원인으로 꼽히는 건 파워트레인입니다. 렉스턴은 여전히 2.2리터 디젤 엔진만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반면 경쟁 모델인 싼타페·팰리세이드는 하이브리드 옵션을 앞세워 친환경차 전환 흐름에 올라탔습니다. 디젤 특유의 정숙성·연비 이슈에 더해, 친환경차 세제 혜택에서도 소외되는 구조다 보니 소비자 선택지에서 자연스럽게 밀려나는 모양새입니다. 대형 SUV 구매층조차 이제는 하이브리드를 기본값으로 여기는 시장 변화를 렉스턴만 따라가지 못한 셈입니다.
▲ 현대 팰리세이드 — 하이브리드 옵션을 앞세워 7월 2,545대를 판매하며 렉스턴의 88배 실적을 기록했다
4. 4천만원 넘는 가격, 그런데 첨단 사양은 없다
가격도 발목을 잡습니다. 렉스턴의 시작 가격은 4천만원을 넘습니다. 문제는 이 가격대에 걸맞은 첨단 사양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디지털 키, 최신 세대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등에서 경쟁 모델과 격차가 벌어져 있습니다. 2023년 '뉴 아레나'로 부분변경을 거쳤지만, 개선 폭이 외관과 일부 편의사양에 국한되면서 근본적인 상품성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높은 가격을 내면서도 최신 기술은 누리지 못하는 구조가 소비자 외면으로 이어진 셈입니다.
5. 반전 카드는 2027년 'SE10'
KGM도 이런 상황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렉스턴의 후속 모델인 'SE10'을 2027년 초 출시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으며, 2.0리터 가솔린 엔진과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파워트레인이 유력하게 거론됩니다. 디젤 단일 체제에서 벗어나겠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다만 후속 모델이 나오기까지 아직 1년 넘게 남은 상황에서, 현재의 렉스턴이 이 정도의 판매 부진을 얼마나 더 견뎌야 할지가 관건입니다. 대형 SUV 시장의 문은 여전히 열려 있는 만큼, 관건은 KGM이 얼마나 빨리 파워트레인 전환과 상품성 개선을 완료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