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아파트 단지 전경(송도 사례). 현대차그룹은 경기 시흥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주차로봇 실증사업을 시작했다
현대자동차·현대위아·현대건설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경기도 시흥시 '힐스테이트 더웨이브시티'에서 공동주택 주차로봇 실증사업에 착수했습니다. 아파트 주차난의 고질적인 문제, 즉 빈자리를 찾아 지하주차장을 빙빙 도는 시간을 로봇이 대신 해결해주는 방식입니다.
1. 차 밑으로 들어가 바퀴를 들어올린다
현대위아가 개발한 이 주차로봇의 핵심은 '얇고 넓은' 형태입니다. 두께 110mm에 불과한 로봇 한 쌍이 주차된 차량의 하부 공간으로 들어가, 라이다 센서로 바퀴의 크기와 위치를 정확히 인식한 뒤 차체를 살짝 들어 올립니다. 이후 최고 초속 1.2m의 속도로 차량을 원하는 위치까지 옮기는데, 전후좌우 모든 방향으로 이동이 가능해 사람이 운전해서는 불가능한 좁은 틈까지 주차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처리 가능한 차량 중량은 최대 3.4톤급 SUV까지로, 국내에서 판매되는 대형 SUV 대부분을 커버합니다.
▲ 현대 팰리세이드와 같은 대형 SUV급까지, 주차로봇은 최대 3.4톤 차량을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2. 주차 수용력 최대 50% 증가의 의미
▲ 일반적인 지하주차장. 사람이 운전해 주차하려면 통로와 문을 열 여유 공간이 필수지만, 로봇은 이 공간을 없애 수용력을 최대 50%까지 늘린다
사람이 직접 운전해 주차하려면 차량이 드나들 통로와 문을 열 여유 공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로봇이 차량을 들어서 옮기면 이런 여유 공간이 필요 없어집니다. 현대차그룹은 이 방식으로 동일한 면적에서 최소 20%에서 최대 50%까지 향상된 주차 수용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빈 주차 공간을 찾아 헤매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차량과 보행자의 동선이 분리되면서 안전성도 높아집니다. 불필요한 차량 이동이 줄어드는 만큼 탄소배출 저감 효과도 예상됩니다.
| 항목 | 내용 |
|---|---|
| 로봇 두께 | 110mm |
| 최고 이동속도 | 초속 1.2m |
| 최대 처리 중량 | 3.4톤(SUV급) |
| 인식 방식 | 라이다 센서 |
| 주차 수용력 증가 | 최소 20%~최대 50% |
| 실증 규모 | 53면, 로봇 2세트 |
3. 왜 하필 시흥 힐스테이트일까
이번 실증사업은 경기도 시흥시 '힐스테이트 더웨이브시티' 지하 1층 주차장 내 53면 규모 구역에서 진행됩니다. 현대자동차·현대위아·현대건설이 함께 컨소시엄을 꾸린 것도 눈에 띕니다. 현대위아가 로봇 하드웨어를 개발하고, 현대건설이 실제 주거 환경에 적용할 건축·설비 노하우를 더하는 구조입니다. 완성차·부품·건설 계열사가 힘을 합쳐 자동차 기술을 자동차 밖, 즉 주거 인프라 영역까지 확장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 현대 캐스퍼 같은 소형차는 물론, 대형 SUV까지 차종을 가리지 않고 주차로봇 실증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4. 실증 이후, 어디까지 넓어질까
현대차그룹은 이번 실증사업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관련 법·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현재 국내 법규는 무인 주차로봇의 상용화를 전제로 만들어지지 않은 만큼, 안전 기준과 책임 소재 등을 명확히 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합니다. 동시에 가상환경 모델을 구축해 주거·상업·업무 등 건물 유형별 최적 운영기준을 도출한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아파트뿐 아니라 오피스 빌딩, 상업시설 주차장까지 확장 가능성을 열어둔 셈입니다.
5. 정리 — 주차 스트레스, 로봇이 해결할까
퇴근길 지하주차장에서 빈자리를 찾아 몇 바퀴씩 도는 경험은 아파트에 사는 운전자라면 누구나 겪어본 스트레스입니다. 현대차그룹의 주차로봇은 이 문제를 기술로 풀어보려는 시도입니다. 다만 실증사업 단계인 만큼 상용화까지는 법·제도 정비와 안전성 검증이라는 관문이 남아 있습니다. 53면 규모의 이번 실증에서 확보한 데이터가 향후 신축 아파트 설계 기준에 실제로 반영될지, 그리고 기존 아파트에도 이 기술을 소급 적용할 수 있을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