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90 2세대 전측면

▲ 제네시스의 현재 플래그십 세단 G90. 오픈탑 모델은 이 차체를 기반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루프가 없는 차는 원래 잘 부러집니다.

세단의 지붕은 단순한 덮개가 아니라 차체 강성을 잡아주는 구조물입니다. 이걸 걷어낸 오픈탑·컨버터블은 충돌 시 하중이 대시보드와 앞유리 쪽으로 몰리는 약점을 안고 갑니다.

현대차그룹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신규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제네시스 플래그십 오픈탑의 양산 가능성이 다시 거론되는 이유입니다.

1. 오픈탑이 어려운 진짜 이유

지붕이 있는 세단은 A필러-루프-C필러로 이어지는 폐곡선 구조가 차체 전체의 뒤틀림을 잡아줍니다. 오픈탑은 이 폐곡선을 끊는 설계입니다.

그 결과 정면·측면 충돌 시 하중이 분산되지 못하고 대시보드와 앞유리 프레임 쪽으로 집중됩니다. 여기에 보강재를 더하면 무게가 늘고, 무게를 줄이면 안전성이 떨어지는 딜레마가 반복돼 왔습니다.


2. 새 특허가 다른 점

신규 차체 격벽 특허 주요 구성
구성 요소역할
스트럿 타워 브레이스 일체화차체 골격과 하나로 묶어 강성 확보
대시보드 연결부 리브·접합부충돌 하중이 몰리는 지점을 구조적으로 보강
배터리·충전 시스템 전용 마운트전동화 파워트레인 탑재를 고려한 고정 구조
섀시 분산 설계충돌 하중을 특정 지점이 아닌 차체 전반으로 분산

이 특허의 핵심은 '분산'입니다. 충돌 에너지를 대시보드 한 곳에 몰아넣는 대신, 격벽 구조를 통해 섀시 전체로 퍼뜨리는 방식입니다. 특허 문서에 순수 전기차(B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까지 염두에 둔 배터리 마운트가 포함됐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내연기관 시절 실패했던 오픈탑을 전동화 시대에 다시 시도하겠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제네시스 G90 측면

▲ 제네시스 플래그십 세단 G90 측면. 오픈탑 파생 모델의 기반 후보로 거론된다


3. 현대차그룹의 오픈탑 잔혹사

사실 이번이 처음 도전이 아닙니다.

현대차그룹 오픈탑 도전 이력
연도모델결과
1993스쿠프 컨버터블소량 생산 후 단종
1997티뷰론 카브리올레프로토타입에 그침
2003투스카니 CCS양산 무산

30년 가까이 반복된 시도가 모두 양산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이번 특허가 주목받는 이유는, 과거 시도들이 부딪혔던 구조적 한계 자체를 정면으로 겨냥했기 때문입니다.


4. 제네시스가 이미 보여준 콘셉트들

제네시스는 오픈탑에 대한 의지를 콘셉트카로 여러 번 드러냈습니다. '엑스 컨버터블 콘셉트'에 이어,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세계 최초 공개한 G90 기반 '엑스 그란 컨버터블 콘셉트'까지 선보이며 플래그십 세단 기반 오픈탑 가능성을 계속 열어뒀습니다.

다만 지금까지 공개된 것은 어디까지나 콘셉트카와 특허 도면뿐입니다. 실제 양산차나 시제품이 공개된 적은 아직 없으며, 이번 기사에 쓰인 G90 사진들도 오픈탑 모델이 아니라 현행 플래그십 세단을 촬영한 것입니다.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CCO) 사장 역시 오픈탑 양산에 대한 의지를 여러 자리에서 내비친 바 있습니다. 콘셉트로만 그치지 않겠다는 신호로 해석되는 대목입니다.

제네시스 엠블럼 클로즈업

▲ 제네시스 엠블럼. 플래그십 라인업의 프리미엄 포지셔닝을 상징한다

오토헤럴드 원문 기사에서 확인 가능


5. 양산까지 남은 변수

특허가 나왔다고 양산이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번 특허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구조 설계' 단계에 들어섰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관건은 수요 확신과 원가입니다. 플래그십 오픈탑은 애초에 소량 생산 프리미엄 모델일 수밖에 없고, 강성 보강용 격벽 구조는 추가 비용을 수반합니다. 그럼에도 30년 만에 기술적 난제를 풀었다는 점은, 제네시스 플래그십 라인업의 이미지 확장 카드로서 오픈탑이 다시 테이블 위에 올랐다는 뜻입니다.

제네시스 G90 후측면

▲ G90 후측면. 플래그십 세단의 존재감이 오픈탑 파생 모델에도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