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팩

▲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팩. 전기차 원가의 30~40%를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이 2020년 대비 37% 떨어졌다

전 세계 전기차 평균 판매가가 3만7천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하이브리드 평균 판매가인 3만9천 달러보다 낮은 수치입니다. 2020년과 비교하면 전기차 평균가는 9% 떨어진 반면, 하이브리드 평균가는 오히려 16% 올랐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전기차는 비싸서 못 산다"는 인식이 일반적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완전히 뒤바뀐 공식입니다.

1. 배터리 시장의 80%, 중국이 쥔 가격 결정권

이번 가격 역전의 핵심 원인은 배터리 원가입니다. 전기차 전체 제조 원가의 30~40%를 차지하는 배터리 팩 가격이 2020년 대비 37% 하락했습니다. 이 하락을 이끈 것은 다름 아닌 중국입니다. 전 세계 배터리 시장의 약 80%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채택이 확산되면서 원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반대로 하이브리드는 여전히 내연기관과 전동화 시스템을 동시에 탑재해야 하는 구조라, ICE(내연기관) 부품 가격 상승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으며 오히려 가격이 올랐습니다.


BYD 씨라이언6 DM-i 전면부

▲ BYD 씨라이언6. 중국 브랜드들이 저렴한 배터리 원가를 무기로 전 세계 전기차·PHEV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2. 10만 대에서 164만 대로 — 폭증한 수출량

중국의 전기차 수출량 변화가 이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2020년만 해도 중국의 전기차 수출은 10만 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지난해에는 164만 대까지 폭증했습니다. 저렴한 배터리 원가를 무기로 한 중국산 전기차·부품이 전 세계 시장에 본격적으로 풀려나가면서, 비단 중국 브랜드뿐 아니라 전 세계 전기차 평균 가격 자체를 끌어내리는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입니다.

전기차 vs 하이브리드 평균 가격 변화(2020년 대비)
구분현재 평균가2020년 대비
전기차(EV)$37,000-9%
하이브리드(HEV)$39,000+16%
배터리 원가(전기차 전체 원가 대비 30~40%)-37%

테슬라 모델3 전면부

▲ 테슬라 모델3. 배터리 원가 하락은 중국 브랜드뿐 아니라 전 세계 전기차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3. 동남아·남미에서는 이미 현실이 된 역전

가격 역전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곳은 동남아시아와 남미입니다. 이들 지역에서는 이미 전기차 평균가가 하이브리드보다 낮게 형성돼 있습니다. 특히 태국에서는 중국 브랜드가 신차 판매의 약 30%를 차지할 정도로 존재감이 커졌습니다. 배터리 원가 하락과 중국 브랜드의 공격적인 가격 정책이 맞물리면서, 신흥 시장에서는 "전기차가 곧 저렴한 선택지"라는 인식이 이미 자리 잡고 있는 셈입니다.


제주도 전기차 충전소

▲ 전기차 충전소. 배터리 원가 하락에 힘입어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이 세계 각지에서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4. 정리 — 한국 소비자에게도 곧 다가올 흐름

국내에서는 아직 보조금 정책과 충전 인프라 문제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의 실구매 가격 차이를 체감하기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배터리 원가 하락 추세는 이미 거스르기 힘든 흐름이 됐습니다. BYD를 비롯한 중국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서도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전기차가 하이브리드보다 저렴한 선택"이 되는 날이 예상보다 빨리 찾아올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