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리튬 배터리 팩

▲ 전기차의 가치는 배터리 상태에 크게 좌우된다. 그 지표가 SOH다

중고 전기차를 볼 때 연식과 주행거리를 먼저 봅니다. 내연기관차에서는 그게 맞는 방법이었습니다.

전기차에서는 부족합니다. 같은 연식, 같은 주행거리라도 충전 습관과 온도 관리에 따라 배터리 상태가 크게 갈립니다.

그 차이를 하나의 숫자로 보여주는 것이 SOH(State of Health)입니다.

1. SOH가 무엇인가

SOH(State of Health)는 배터리가 신차 상태의 용량 대비 지금 얼마를 유지하고 있는지를 백분율로 나타낸 값입니다.

예를 들어 신차 때 77.4kWh였던 배터리가 지금 SOH 92%라면, 실질 용량은 약 71.2kWh입니다. 주행거리도 그만큼 줄어듭니다.

중요한 것은 SOH가 주행거리와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 SOH를 갈라놓는 사용 습관

  • 급속충전 위주로 쓴 차는 같은 주행거리라도 SOH가 낮은 경향
  • 100% 충전·완전 방전을 반복한 차도 저하가 빠름
  • 여름철 고온 방치가 잦았던 차는 열 스트레스가 누적
  • 반대로 완속 위주, 20~80% 구간 사용은 저하가 느림

주행거리 3만km인데 SOH 88%인 차와, 주행거리 8만km인데 SOH 94%인 차가 함께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이 차이를 모르고 주행거리만 보면 판단이 틀립니다.


2. 어떻게 확인하나 — 세 가지 방법

가장 확실한 것부터 정리하겠습니다.

①제조사 서비스센터 진단 리포트. 신뢰도가 가장 높습니다. 현대·기아는 블루핸즈나 오토큐에 방문해 "배터리 성능 점검"을 요청하면 됩니다. 제조사 전용 진단 장비로 측정하므로 편차가 작습니다.

②OBD 스캐너.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진단기를 OBD 포트에 연결해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차종별 전용 앱이 필요한 경우가 많고, 모델에 따라 값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③차량 내 메뉴. 일부 모델은 인포테인먼트에서 배터리 상태를 볼 수 있습니다. 다만 SOH를 직접 표시하지 않고 간접 지표만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고 전기차를 살 때는 ①을 요청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판매자가 진단 리포트 발급을 꺼린다면 그 자체가 신호일 수 있습니다.

전기차 충전

▲ 급속충전 위주로 쓴 차는 같은 주행거리라도 SOH가 낮은 경향을 보인다


3. 보증 기준 — 8년 16만km, 그리고 70%

배터리 보증은 대체로 "8년 또는 16만km" 형태로 표기됩니다.

여기서 "또는"의 의미를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두 조건 중 먼저 도래하는 시점까지입니다. 5년밖에 안 됐어도 16만km를 넘기면 보증이 끝납니다.

보증 내용은 기간 내에 SOH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무상 교체 또는 수리입니다. 그 기준선이 통상 70%입니다.

SOH 구간별 의미
SOH상태
95% 이상사실상 신차급
90~95%양호. 일반적인 저하 범위
85~90%주행거리 감소가 조금씩 체감
80~85%체감 저하 시작. 충전 속도도 느려짐
70~80%불편이 뚜렷. 다만 보증 기준에는 미달
70% 이하보증 기간 내라면 무상 교체·수리 대상

주의할 대목이 여기 있습니다. 체감 저하는 80% 미만부터 시작하는데, 보증은 70% 이하에서만 작동합니다.

SOH 75%로 불편을 느끼는 상태여도 보증 대상이 아닐 수 있습니다. 70%와 80% 사이의 이 구간이 실제로 가장 곤란한 지점입니다.


4. 중고 전기차를 볼 때 함께 확인할 것

SOH 외에도 함께 봐야 하는 항목이 있습니다.

①보증 잔여 기간. 연식과 주행거리를 8년·16만km 기준에 대입해 남은 보증이 얼마인지 계산합니다. 보증이 1년 남은 차와 5년 남은 차는 위험이 다릅니다.

②보증 승계 조건. 배터리 보증은 대체로 차량과 함께 넘어가지만, 제조사와 연식에 따라 조건이 다릅니다. 정기 점검 이력이 요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③급속충전 비율. 일부 차종은 진단으로 급속·완속 충전 횟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급속 비율이 높으면 향후 저하 속도도 빠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④셀 밸런스. 전체 SOH가 괜찮아도 특정 셀만 유독 열화됐다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제조사 진단에서 확인 가능한 항목입니다.

⑤열관리 이력. 배터리 냉각 시스템 관련 수리 이력이 있는지 봅니다.

전기차 충전소

▲ 보증 잔여 기간을 연식·주행거리로 계산해두면 위험을 가늠할 수 있다


5. SOH를 지키는 방법

이미 차를 갖고 있다면, 저하 속도를 늦추는 방법이 있습니다.

🔋 SOH 저하를 늦추는 습관

  • 20~80% 구간 위주로 사용 — 매일 100%까지 채우지 않기
  • 완속 충전 비중 늘리기 — 급속은 필요할 때만
  • 장기 주차 시 50~60% — 만충이나 완방 상태로 오래 두지 않기
  • 여름철 직사광선 아래 장시간 방치 피하기 — 지하주차장 활용
  • 겨울철 예약 충전 활용 — 배터리 온도 관리 기능을 쓸 수 있음

다만 과하게 신경 쓸 필요는 없습니다. 최근 전기차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이 상한·하한을 이미 여유 있게 잡아둡니다. 화면에 100%로 표시되더라도 실제로는 물리적 만충이 아닙니다.

매일 100% 충전이 필요한 사용 패턴이라면 그렇게 쓰는 것이 맞습니다. 배터리를 아끼려고 주행 여유를 포기하는 것은 본말이 바뀐 선택입니다.


6. 정리

SOH는 배터리가 신차 대비 유지하고 있는 용량 비율이고, 연식·주행거리보다 정확한 지표입니다.

확인은 제조사 서비스센터 진단이 가장 정확합니다. 현대·기아는 블루핸즈·오토큐에서 배터리 성능 점검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보증은 통상 8년 또는 16만km 중 먼저 도래하는 시점까지이고, 그 기간 내 SOH 70% 이하면 무상 교체·수리 대상입니다.

다만 체감 저하는 80% 미만부터 시작합니다. 70~80% 구간은 불편하지만 보증은 안 되는 지점이라, 중고 전기차를 볼 때 가장 주의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보증 기준과 기간은 제조사·모델·연식별로 다릅니다. 구매 전에 해당 차량의 보증서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전기차 충전

▲ SOH 70~80% 구간은 불편하지만 보증은 받기 어려운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