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랜드로버 디펜더(자료사진). 다카르는 옥타를 기반으로 한 한정 생산 모델이다
랜드로버가 디펜더 다카르를 공개했습니다. 8월 14일 몬터레이 카 위크 기간 '더 퀘일'에서였습니다.
이름 그대로 2026년 다카르 랠리 우승차인 D7X-R을 기반으로 개발됐습니다. 파워트레인은 4.4리터 트윈터보 V8, 626마력입니다. 경쟁 상대로 꼽히는 포드 브롱코 랩터(418마력)보다 208마력 높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이상한 대목이 나옵니다. 정작 다카르에서 우승한 레이스카는 약 400마력입니다. 양산차가 우승차보다 226마력 더 셉니다.
1. 왜 레이스카가 더 약한가
출력만 보면 양산차가 이깁니다. 하지만 이는 두 차가 전혀 다른 목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첫째, 규정입니다. 다카르 랠리를 포함한 대부분의 모터스포츠는 출력을 제한합니다. 안전과 비용 통제를 위해 흡기 제한 장치를 달거나 엔진 사양을 규제합니다. 더 센 엔진을 만들 수 없어서가 아니라, 만들면 안 되기 때문에 400마력입니다.
둘째, 목표가 다릅니다. 다카르 랠리는 2주간 수천 킬로미터를 달리는 내구 경기입니다. 사막과 자갈길을 매일 수백 킬로미터씩 통과해야 합니다. 이런 조건에서 중요한 것은 최고 출력이 아니라 완주입니다. 엔진이 터지지 않고, 서스펜션이 버티고, 정비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셋째, 무게와 서스펜션입니다. 레이스카는 실내 편의 장비를 전부 걷어내 훨씬 가볍습니다. 같은 400마력이라도 체감 성능은 626마력 양산차와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즉 "626마력이 400마력보다 빠르다"는 결론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양산차의 출력은 규정 없이 자유롭게 정할 수 있으니 높게 잡은 것이고, 레이스카의 400마력은 규정 안에서 최적화된 값입니다.
| 항목 | 디펜더 다카르 | 브롱코 랩터 |
|---|---|---|
| 엔진 | 4.4L 트윈터보 V8 | V6 트윈터보 |
| 최고출력 | 626마력 | 418마력 |
| 최대토크 | 약 750Nm | - |
| 타이어 | 35인치 전용 | 37인치 |
| 성격 | 한정 생산 | 양산 |
2. '플라이트 모드'라는 새 기능
제원표에서 가장 흥미로운 항목은 출력이 아니라 플라이트 모드(Flight Mode)입니다. 극한 지형에서 매끄러운 착지를 돕는 기능이라고 설명됩니다.
이름 그대로 차가 공중에 떠 있는 순간을 다루는 기술입니다. 랠리에서는 점프가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착지 순간 서스펜션에 엄청난 충격이 가해집니다. 잘못 떨어지면 서스펜션이 부러지거나 차체가 손상됩니다.
핵심은 공중에 뜬 상태를 감지해 착지 전에 댐퍼를 준비시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바퀴가 지면에서 떨어지면 서스펜션이 완전히 늘어나는데, 그 상태로 착지하면 충격이 그대로 전달됩니다. 미리 감쇠력을 조절해두면 충격을 분산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빌스타인 어드밴스 댐퍼와 개선된 코일 스프링, 35인치 전용 타이어가 조합됩니다. 새로 추가된 듄(모래언덕)과 그래블(자갈) 주행 모드도 랠리 환경을 겨냥한 설정입니다.
▲ 포드 브롱코 랩터. 418마력으로 이 시장의 기준점 역할을 해왔다
3. 208마력 차이가 뜻하는 것
브롱코 랩터와의 208마력 격차는 두 차가 겨냥하는 지점이 다르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브롱코 랩터는 양산 모델입니다. 상대적으로 접근 가능한 가격에 본격 오프로드 성능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이고, 37인치 타이어를 기본으로 다는 등 실용적 오프로드 사양에 무게를 둡니다.
디펜더 다카르는 한정 생산입니다.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4.4리터 V8에 626마력, 탄소섬유 후드와 레이즈드 인테이크, 전용 레이스 시트 구성을 감안하면 브롱코 랩터보다 훨씬 높은 가격대가 예상됩니다.
실내는 2+2 구성이고, 전용 레이스 시트와 4점식 안전 하네스가 선택 사양으로 제공됩니다. 4점식 하네스는 일반 도로 주행보다 트랙·오프로드 주행을 전제한 장비입니다.
정리하면 브롱코 랩터가 "오프로드를 잘 타는 차"라면, 디펜더 다카르는 "랠리 우승을 기념하는 차"에 가깝습니다. 같은 시장에 있지만 구매 동기가 다릅니다.
▲ 브롱코 랩터는 37인치 타이어를 기본 적용한다. 디펜더 다카르는 35인치 전용 타이어를 쓴다
4. 랜드로버가 이 차를 내놓는 시점
이 발표에는 배경이 하나 더 있습니다. 랜드로버는 최근 디스커버리 스포츠를 단종하기로 했습니다. 2014년 출시 후 12년 만이고, 최근 분기 판매가 49.3% 줄어든 것이 배경이었습니다.
한쪽에서는 판매가 부진한 모델을 정리하고, 다른 쪽에서는 고가 한정 모델로 브랜드 위상을 끌어올리는 전략입니다. 볼륨 모델을 줄이는 대신 대당 수익성이 높은 특별 모델에 집중하는 방식은 최근 여러 브랜드에서 나타나는 흐름입니다.
같은 주에 캐딜락이 판매하지 않는 830마력 원오프 콘셉트를 공개한 것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5. 정리 — 아직 실차가 없다
정리하면 디펜더 다카르는 4.4L 트윈터보 V8에 626마력, 다카르 랠리 우승차 D7X-R을 기반으로 한 한정 생산 모델이고, 브롱코 랩터보다 208마력 높습니다.
다만 중요한 단서가 있습니다. 현재는 '디자인 프리뷰' 단계이고, 실제 생산차는 아직 존재하지 않습니다. 상세 사양과 예약은 2027년 초에 공개될 예정이며, 가격과 정확한 생산 대수는 미공개입니다.
626마력이라는 숫자도 최종 양산 사양에서 조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규제 대응이나 실차 개발 과정에서 제원이 바뀌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닙니다. 국내 도입 여부 역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