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시녹화 모드로 설정된 블랙박스는 시동이 꺼진 뒤에도 계속 전력을 소비하며 주변을 촬영한다
아침에 차를 몰려는데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면, 가장 먼저 의심해야 할 것은 다름 아닌 블랙박스입니다. 실제로 한 방송사가 진행한 실험에서는 블랙박스를 장착하지 않은 차량은 12시간 주차 후에도 배터리 전압이 정상 수준인 12V 안팎을 유지한 반면, 상시녹화 모드의 블랙박스를 켜둔 차량은 같은 시간 뒤 전압이 1.8V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험사 긴급출동 통계에서도 배터리 충전 요청이 전체 출동 건수의 60%(약 81만 건)를 차지할 만큼 압도적인 1위였습니다. 블랙박스가 배터리를 얼마나 갉아먹길래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요. 그리고 상시녹화를 포기하지 않으면서 방전을 막을 방법은 없을까요.
1. 블랙박스는 왜 이렇게 배터리를 많이 먹을까
▲ 상시녹화로 방전이 잦다면 블랙박스 배선뿐 아니라 배터리 자체의 노후 상태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 ⓒ Azorbli,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시동이 꺼진 차량은 원래도 각종 전자장치를 유지하기 위해 아주 미세한 대기전류를 소모합니다. 문제는 여기에 블랙박스가 더해지는 순간입니다. 상시녹화(주차 녹화) 모드로 설정하면 시간당 0.2~0.5Ah의 전류를 계속 소모하는데, 이는 블랙박스가 없는 차량의 대기전류보다 최대 50배나 높은 수치입니다.
| 채널 | 소비 전력 |
|---|---|
| 구형 1채널 | 약 2W |
| 최신 1080p 1채널 | 약 4W |
| 2채널 고급형 | 6~8W |
그 결과 배터리 용량이 작은 경차는 짧으면 3일, 중형차도 5일 정도면 방전에 이르는 사례가 실제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특히 겨울철에는 저온 탓에 배터리 자체의 화학적 성능이 떨어지면서 방전 속도가 더 빨라지기 때문에, 긴급출동 서비스에서 배터리 충전 요청이 유독 12월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2. 방전을 막는 실전 관리법
▲ 상시녹화는 이런 주행 영상을 계속 기록하는 대신 그만큼 배터리 전력을 소모한다 ⓒ Wikimedia Commons (CC0)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것은 블랙박스의 '저전압 차단' 기능입니다. 이 기능은 배터리 전압이 설정값 이하로 내려가면 블랙박스가 스스로 감시 모드를 해제해 전력 소모를 멈추는 안전장치입니다. 기본값 그대로 두기보다 12.2~12.3V 수준으로 한두 단계 높여 설정하면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되기 전에 블랙박스가 먼저 꺼지도록 유도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저전압 차단이 걸린 뒤에도 블랙박스가 대기모드로 조금씩 전력을 소모한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하루 이틀 이상 장시간 주차가 예상된다면 블랙박스와 별도로 연결하는 보조배터리를 병행하거나, 아예 상시녹화 전원을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방전 위험을 가장 확실하게 줄이는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