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스컬레이드 IQ. 신차 12만7,700달러가 1년 만에 9만 달러대로 내려왔다
어제 랜드크루저의 5년 감가율이 39%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번엔 반대편입니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는 1년 만에 30% 안팎이 빠졌습니다. 금액으로는 혼다 시빅 Si 한 대 값이 넘습니다.
1. 숫자부터
| 구분 | 금액 |
|---|---|
| 2025년형 신차가 | 12만7,700달러 |
| 1년 뒤 중고 시세 | 9만 달러대 초반 (2만 마일 이하) |
| 감가액 | 약 3만7,000~4만 달러 |
| 감가율 | 29~31% |
1년에 30% 안팎입니다. 어제 다룬 랜드크루저가 5년에 39%였던 것과 비교하면 속도가 완전히 다릅니다.
📍 "시빅 Si 한 대 값"이라는 표현
혼다 시빅 Si의 신차 가격은 3만1,495달러입니다. 에스컬레이드 IQ가 1년 동안 잃은 금액이 이보다 큽니다. 1년 굴리는 사이 소형 스포츠 세단 한 대가 통째로 증발한 셈이라는 비유입니다.
2. 왜 이렇게 빠졌나
| 요인 | 내용 |
|---|---|
| 전기차 수요 둔화 | 초기 구매자들이 되팔기 시작했다 |
| 내부 경쟁 | 더 싼 3열 전기 SUV 비스틱이 나왔다 |
| 초고가 구간 | 12만 달러대 중고 수요층이 얇다 |
두 번째 항목이 특히 크게 작용했습니다. 캐딜락은 전기 SUV 라인업을 아래위로 넓히면서, 자기 차끼리 경쟁하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 모델 | 가격 |
|---|---|
| 에스컬레이드 IQ | 12만7,700달러 |
| 비스틱 | 7만7,395달러 |
| 리릭 | 5만9,200달러 |
3열이 필요한 사람에게 비스틱이라는 선택지가 생겼습니다. 5만 달러가 싼 대안이 나오면, 위쪽 모델의 중고 시세는 눌립니다.
▲ 더 싼 3열 전기 SUV가 나오면 위쪽 모델의 중고 시세가 눌린다 ⓒ Wikimedia Commons
▲ 전기 사양의 감가폭이 가솔린 사양보다 컸다 ⓒ Wikimedia Commons
3. 가솔린 에스컬레이드와 비교하면
같은 이름을 단 가솔린 에스컬레이드도 감가가 작지는 않습니다. 다만 전기 사양이 더 컸습니다.
이 차이가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전기차의 낮은 연료비는 유지비를 줄여주지만, 1년에 수천 달러 수준입니다. 감가에서 벌어진 격차를 메우기에는 규모가 다릅니다.
📍 총소유비용을 계산할 때
전기차의 경제성을 따질 때 흔히 연료비와 정비비를 봅니다. 그런데 보유 기간이 짧을수록 감가가 압도적으로 큰 항목이 됩니다. 3년 안에 되팔 계획이라면, 연료비 절감액보다 잔가 차이를 먼저 확인하는 편이 실질적입니다.
▲ 가장 큰 손실 구간을 앞사람이 떠안은 매물이라는 점이 1년 차 중고의 강점이다 ⓒ Wikimedia Commons
4. 사는 쪽에서는 기회다
감가는 파는 사람에게 손실이지만 사는 사람에게는 할인입니다.
1년 지난 2만 마일 이하 매물이 9만 달러대라는 것은, 신차 대비 3만 달러 이상 싸게 살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것도 거의 새 차 상태로 말입니다.
| 항목 | 왜 |
|---|---|
| 남은 보증 | 신차 보증이 승계되는지와 남은 기간 |
| 배터리 보증 | 별도 기간·조건이 붙는 경우가 많다 |
| 충전 여건 | 대형 배터리일수록 완속만으로는 버겁다 |
| 이후 감가 | 1년 차에 크게 빠졌다면 2·3년 차는 완만해지는 경향 |
| 소프트웨어 이력 | OTA 업데이트와 미조치 리콜 확인 |
마지막에서 두 번째 항목이 중요합니다. 감가는 초반에 가장 가파르고 이후 완만해집니다. 가장 큰 손실 구간을 앞사람이 떠안은 매물이라는 점이 1년 차 중고의 강점입니다.
5. 국내와의 관계
에스컬레이드 IQ는 국내에도 소개된 모델입니다. 750마력, 1회 충전 710km급의 전동화 플래그십으로 정보가 알려져 있습니다.
비스틱은 국내 인증 절차를 밟았습니다. 1회 충전 438km로 환경부 인증을 통과해 출시가 임박한 상황입니다.
미국에서 벌어진 일이 국내에서 그대로 반복되지는 않습니다. 물량과 가격 구조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만 같은 브랜드 안에서 아래급이 나오면 위급의 중고 시세가 눌린다는 구조는 시장을 가리지 않습니다.
6. 정리
2025년형 에스컬레이드 IQ가 1년 만에 약 3만7,000~4만 달러, 29~31%가 빠졌습니다. 신차 12만7,700달러가 9만 달러대 초반이 됐습니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내부 경쟁이 겹친 결과입니다. 5만 달러가 싼 비스틱이 3열 수요를 가져가면서 위쪽 모델의 시세가 눌렸습니다.
보유 기간이 짧다면 연료비보다 감가를 먼저 계산해야 합니다. 1년에 3만 달러가 빠지는 구조에서, 연료비 절감액은 규모가 다릅니다. 반대로 1년 된 매물을 사는 쪽에는 기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