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덴자 Z9 — BYD의 프리미엄 브랜드 덴자가 이 세단을 기반으로 683마일 주행거리를 주장하는 Z9s를 공개했다
"전 세계 전동차 판매 1위를 노리는" 중국 거대 기업 BYD의 프리미엄 브랜드 덴자(Denza)가 새로운 장거리 세단 Z9s를 선보였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스펙은 1회 충전 683마일, 약 1,100km에 달하는 주행거리입니다. 여기에 5분 급속충전만으로 수백 km를 추가로 채울 수 있다는 주장까지 더해지며 관심을 모았습니다. 다만 이 수치를 온전히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전에, 어떤 기준으로 측정됐는지부터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1. 683마일의 진실 — CLTC와 EPA는 다르다
683마일이라는 수치는 중국의 공식 연비·주행거리 측정 기준인 CLTC(China Light-duty vehicle Test Cycle)로 측정된 것입니다. CLTC는 상대적으로 관대한 시험 방식으로 알려져 있으며, 고속 주행보다 저속 주행 비중이 훨씬 높게 설계돼 있습니다. 실제 도로 환경, 특히 고속도로 주행이 잦은 조건에서는 이보다 짧게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의 EPA(환경보호청) 기준으로 환산하면 Z9s의 실제 주행거리는 약 480마일(약 772km) 수준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여전히 준수한 수치이지만, 683마일이라는 발표치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셈입니다.
2. 배터리와 충전 — 102.3kWh 블레이드 배터리, 5분에 70%
▲ Z9s는 BYD의 2세대 블레이드 배터리를 탑재해 10→70% 충전을 단 5분 만에 마칠 수 있다고 주장한다
Z9s에는 102.3kWh 용량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전 트림 공통으로 탑재됩니다. 여기에는 BYD의 2세대 블레이드 배터리 기술이 적용됐습니다. 가장 화제가 된 부분은 충전 속도입니다. 10%에서 70%까지 충전하는 데 단 5분이 걸리고, 10%에서 97%까지도 9분이면 충분하다는 것이 회사 측 주장입니다. 이 수치가 실제로 구현된다면 내연기관차의 주유 시간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으로, 업계에서는 "내연기관차를 사실상 무의미하게 만드는" 수준의 충전 속도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3. 파워트레인과 사양 — 최상위 트림은 1,193마력
Z9s는 4도어 세단 형태로, 트림에 따라 파워트레인 구성이 크게 달라집니다. 기본형은 단일 모터로 496마력(370kW)을 내는 반면, 최상위 트림은 3모터 구성으로 무려 1,193마력(890kW)에 달합니다. 여기에 루프에 장착된 라이다(LiDAR) 센서 기반의 '갓즈 아이 5.0'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 후륜 조향, 에어서스펜션 등 프리미엄 세단에 걸맞은 사양을 두루 갖췄습니다. 실내는 대형 터치스크린을 중심으로 구성됐습니다.
| 트림 | 주행거리 |
|---|---|
| 기본 | 484마일(약 780km) |
| 중간 | 571마일(약 920km) |
| 최상위 | 683마일(약 1,100km) |
4. '최장거리 전기차' 타이틀, 루시드 에어와 비교하면
▲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 — EPA 실측 기준 최장거리 양산 전기차 타이틀은 여전히 이 차가 보유하고 있다
'683마일'이라는 숫자만 보면 세계 최장거리 전기차처럼 보이지만, 실제 비교 기준을 통일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미국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은 EPA 실측 기준으로 512마일(약 824km)을 인증받은 상태입니다. 앞서 설명한 대로 Z9s를 EPA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480마일 수준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루시드 에어의 EPA 실측치에도 못 미치는 수치입니다. 반대로 루시드 에어를 CLTC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730마일(약 1,174km)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경우 오히려 Z9s의 CLTC 발표치보다 더 깁니다. 결국 어떤 측정 기준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최장거리 전기차'의 주인공이 바뀌는 셈으로, 중국 시장 안에서는 인상적인 기록이지만 글로벌 기준 '역대 최고'라 부르기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 냉정한 평가입니다.
5. 가격과 향후 전망
Z9s의 중국 판매 가격은 4만 7,100달러(약 6,400만원)부터 시작합니다. 최고 1,193마력에 달하는 파워트레인과 초고속 충전 기술을 감안하면 상당히 공격적인 가격 책정입니다. 다만 이 가격과 스펙은 어디까지나 중국 내수 기준으로, 해외 출시 시에는 가격과 세부 사양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내를 포함한 해외 출시 계획은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6. 숫자를 볼 때 주의할 점
BYD 덴자 Z9s가 보여준 숫자들은 분명 인상적입니다. 다만 '683마일'이라는 헤드라인 뒤에 숨은 측정 기준의 차이를 이해하고 나면, 이 차의 실제 경쟁력을 좀 더 균형 잡힌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