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틀리 벤테이가. 벤틀리는 9월 23일 네 번째 모델 라인이자 첫 순수 전기차를 공개한다 ⓒ Wikimedia Commons
자동차 회사의 인사 발표는 대개 지나칩니다. 이름이 바뀌었다는 사실만으로는 차가 달라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 인사는 시점이 특이합니다. 벤틀리는 9월 23일 브랜드 네 번째 모델 라인이자 첫 순수 전기차를 공개합니다. 그 차의 UX를 그린 사람이, 공개를 한 달 앞두고 외장 디자인 총괄이 됐습니다.
1. 누구인가
T. 존 메이어는 20년 이상의 글로벌 자동차 디자인 경험을 가진 인물로, 2024년 벤틀리에 합류했습니다.
합류 후 맡은 대표적인 작업이 토르칼의 UX 디자인입니다. 콘셉트 단계에서 양산 단계까지 구현을 이끌었습니다. 2년 만에 외장 디자인 총괄로 옮긴 셈입니다.
| 구분 | 내용 |
|---|---|
| 제품 | 양산차·콘셉트카 포함 현재 및 미래 포트폴리오의 익스테리어 디자인 개발 |
| 전략 | 차세대 럭셔리 모델의 방향성 제시 |
| 언어 | 벤틀리의 미래 디자인 언어 발전 |
| 운영 | 디자인 운영(Design Operations) 총괄 |
📍 '디자인 운영'이 함께 붙은 이유
직책 이름에 익스테리어 디자인과 디자인 운영이 나란히 들어갔습니다. 운영은 일정·예산·부서 간 협업 관리를 뜻합니다.
디자인 조직에서 이 둘을 한 사람에게 묶는 것은, 그리는 일과 굴러가게 하는 일을 동시에 맡긴다는 의미입니다. 신규 모델 라인이 늘어나는 국면에서 자주 나오는 구조입니다.
2. UX에서 외장으로
이 인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점입니다. UX 디자인은 화면 구성과 조작 흐름, 실내 인터페이스를 다루는 영역입니다. 외장 디자인과는 전통적으로 다른 갈래였습니다.
전동화 이후 이 경계가 흐려지고 있습니다. 그릴이 사라지고 조명이 그 자리를 대신하면서, 외장에도 '표시하고 반응하는' 요소가 늘었습니다. 문 손잡이는 숨겨지고, 조명은 상태를 알리는 인터페이스가 됐습니다.
▲ 벤테이가 실내. 럭셔리 브랜드에서 실내 마감과 인터페이스는 가격의 상당 부분을 설명하는 요소다 ⓒ Wikimedia Commons
3. 토르칼이라는 시험대
토르칼(Torcal)은 벤틀리의 네 번째 모델 라인이자 최초의 순수 전기차이며, 차종은 SUV입니다. 글로벌 데뷔는 2026년 9월 23일로 예정돼 있습니다.
이름은 스페인의 카르스트 지형인 엘 토르칼 데 안테케라(El Torcal de Antequera)에서 따왔습니다. 컨티넨탈 GT·플라잉스퍼·벤테이가에 이어 붙는 네 번째 이름이며, 체급은 벤테이가보다 작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라인 | 성격 |
|---|---|
| 컨티넨탈 | 그랜드 투어러 — 쿠페·컨버터블 |
| 플라잉스퍼 | 대형 세단 |
| 벤테이가 | SUV — 판매의 중심 |
| 토르칼 | 4번째 라인 · 첫 순수 전기차 — 전기 SUV (9월 23일 데뷔) |
벤틀리에게 네 번째 라인은 드문 일입니다. 벤테이가가 2015년에 등장한 뒤 10년 넘게 세 축 체제가 유지됐습니다. 새 라인이 전기차로 시작된다는 점이 이 브랜드의 방향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4. 로빈 페이지 아래의 조직
메이어의 상급자는 로빈 페이지 디자인 총괄입니다. 페이지는 메이어를 "벤틀리 디자인 리더십 팀의 핵심 구성원"으로 평가했습니다.
럭셔리 브랜드의 디자인 조직은 총괄 아래 외장·실내·컬러&트림이 나뉘는 구조가 일반적입니다. 이번 인사로 외장과 운영이 한 축으로 묶였습니다.
▲ 벤테이가는 2015년 등장 이후 벤틀리 판매의 중심축을 맡아왔다 ⓒ Wikimedia Commons
5. 왜 지금 발표했나
공개 한 달 전 인사는 우연이 아닙니다. 신차 발표를 앞두고 조직을 정리하는 것은 그 차 이후를 준비한다는 신호입니다.
토르칼은 이미 콘셉트에서 양산까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습니다. 지금 외장 총괄에게 요구되는 것은 토르칼 다음에 올 모델들입니다. 직책 설명에 '미래 포트폴리오'와 '차세대 럭셔리 모델의 방향성'이 명시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6. 럭셔리 브랜드의 전동화 디자인 과제
벤틀리 같은 브랜드에서 전동화는 디자인 문제로 먼저 옵니다. 거대한 그릴과 긴 보닛은 큰 배기량 엔진을 담기 위한 형태였습니다. 그 엔진이 사라지면 형태의 근거도 함께 사라집니다.
그렇다고 그릴을 없애면 브랜드를 알아보기 어려워집니다. 기능이 사라진 형태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가 럭셔리 브랜드의 공통 과제입니다.
UX를 다루던 사람에게 외장을 맡긴 선택은 이 질문에 대한 벤틀리 나름의 답일 수 있습니다. 형태가 아니라 빛과 반응으로 정체성을 만드는 방향입니다.
▲ 벤틀리 컨티넨탈 GT S. 기존 라인업은 하이브리드로 전환을 진행 중이다 ⓒ Bentley Motors
7. 정리
벤틀리모터스가 8월 27일 T. 존 메이어를 익스테리어 디자인 및 디자인 운영 총괄로 선임했습니다. 글로벌 자동차 디자인 경력 20년 이상이며 2024년 벤틀리에 합류했습니다.
담당 영역은 양산차·콘셉트카를 포함한 현재와 미래 포트폴리오의 외장 디자인, 차세대 럭셔리 모델의 방향성, 미래 디자인 언어입니다. 상급자는 로빈 페이지 디자인 총괄입니다.
그는 벤틀리의 네 번째 모델 라인이자 첫 순수 전기차인 토르칼의 UX 디자인을 콘셉트부터 양산까지 이끌었습니다. 토르칼의 글로벌 론칭은 9월 23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