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연기관 버전 AMG CLA45S — 이번에 뉘르부르크링 기록을 세운 순수 전기 CLA45는 완전히 다른 3모터 구동계를 얹었다
지난 7월 28일, 메르세데스-AMG는 독일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에서 순수 전기 CLA45의 랩타임을 공개했습니다. 기록은 7분 32초070. 콤팩트 4도어 전기 세단 부문에서 가장 빠른 기록으로, 2024년 아우디 R3가 세웠던 7분 33초123을 약 1초 앞당긴 수치입니다.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이 정도 격차라면 조만간 전설적인 내연기관 스포츠카들의 기록에도 근접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1. 액시얼 플럭스 모터 3개 — 왜 이 방식을 택했나
전기 CLA45의 구동계 핵심은 액시얼 플럭스(축방향 자속) 방식의 전기모터 3개입니다. 후륜에 2개, 전륜에 1개가 배치되며, 합산 출력은 500kW(680마력)에 달합니다. 일반적인 전기차에 쓰이는 레이디얼 플럭스 모터보다 부피 대비 출력 밀도가 높다는 것이 액시얼 플럭스 방식의 장점으로, 고성능차에 특히 적합한 구동계로 꼽힙니다. 이 조합으로 CLA45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2.7초 만에 도달합니다.
2. 배터리를 '아껴 쓰는' 기술 — 예측형 성능 관리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는 총 길이 20.832km에 달하는 긴 코스에 고저차와 굴곡이 많아, 전기차에게는 배터리 관리가 가장 큰 과제로 꼽히는 트랙입니다. AMG는 이 문제를 예측형 성능 관리 시스템(PPM)으로 풀었습니다. 이 시스템은 주행 전 코스 데이터를 분석해, 구간별로 배터리 에너지를 어떻게 배분할지 미리 계산합니다. 급가속이 필요한 직선 구간에는 힘을 집중하고, 상대적으로 부하가 적은 구간에서는 에너지를 아끼는 방식으로 한 바퀴 전체의 성능을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3. 1초 차이가 의미하는 것
▲ AMG A45 S — CLA45와 플랫폼·구동계를 공유하는 내연기관 컴팩트 AMG 라인업이다
아우디 R3의 기록을 1초 앞당겼다는 것 자체도 의미가 있지만, 더 흥미로운 지점은 따로 있습니다. 여기서 조금만 더 기록을 단축했다면, 전설적인 내연기관 스포츠카 포르쉐 997 GT2의 역사적인 랩타임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 것입니다. 순수 전기 콤팩트 세단이 과거 최고 수준 스포츠카의 영역을 넘볼 수 있는 단계까지 왔다는 뜻으로, 전동화가 성능차 시장에서 더 이상 '타협'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됩니다. 참고로 노르트슐라이페 양산차 전체 기록은 같은 메르세데스-AMG의 하이퍼카 AMG ONE이 보유한 6분 29초090으로, CLA45의 이번 기록과는 여전히 1분 이상의 격차가 있습니다. 이번 기록은 어디까지나 '콤팩트 4도어 전기 세단' 클래스 안에서의 최고 기록이라는 점은 짚어둘 필요가 있습니다.
▲ 내연기관 마지막 세대 AMG 45 시리즈 — 전기 CLA45의 뉘르부르크링 기록은 이 계보가 전동화로 넘어가는 전환점을 상징한다
4. 전기차와 전설의 트랙 — 아직 넘지 못한 벽
▲ 포르쉐 911 GT3(997) — 같은 코스에서 역사적인 랩타임을 세운 내연기관 스포츠카 계보의 상징적인 모델이다
다만 이번 기록이 내연기관 최정상급 스포츠카를 완전히 넘어섰다는 뜻은 아닙니다. 여전히 순수 경량·고성능을 앞세운 최상위 내연기관 스포츠카들과는 격차가 남아 있습니다. 그럼에도 대량 생산되는 4도어 콤팩트 세단이, 그것도 순수 전기 구동계로 이 정도 기록을 냈다는 사실 자체가 전동화 성능차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번 기록의 의미가 큽니다.
5.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들
배기음 대신 모터 소리로 채워진 뉘르부르크링 랩타임이 점점 전설의 영역에 다가서고 있습니다. 전동화가 고성능차의 '대안'이 아니라 '경쟁자'로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을, 이번 CLA45의 기록이 숫자로 증명한 셈입니다.